김명열3개주여행 <6> Mesa 폭포와 땅속에서 냇물처럼 솟아오르는 Spring Water

김명열3개주여행 <6> Mesa 폭포와 땅속에서 냇물처럼 솟아오르는 Spring Water

<지난주에 이어짐>

우리가족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테이블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고 쓰레기는 근처 쓰리기 통에 갖다 버렸다. 오늘의 점심은 다람쥐가족 8마리와 함께한 매우 즐겁고 재미있었든 점심식사였다. 우리에게 점심식사를 이것저것 골고루 대접?(얻어먹은) 받은 다람쥐들은 아직도 무엇이 더 아쉽고 필요한지 우리가족 주변을 떠나지를 않는다. 그네들을 뒤로하고 자동차로 와서 떠나려고 하는데 어느 녀석은 그곳까지 따라와서 먹을 것을 더 달라는 듯이 나의 앞을 왔다 갔다 소란을 피운다.

그 녀석들을 모르는 체 뿌리치고 그냥 떠나기가 아쉬워서 차 뒷좌석의 짐 보따리에서 몇개의 칩을 꺼내어 땅위로 던져 주니 잽싸게 달려들어 주워 먹는다. 이 모습을 멀리서 보고 있던 다른 다람쥐들이 “때는 이때다” 하고 우르르 달려와 땅위에 널브러져있는 칩들을 하나씩 물고 도망을 간다.

조금 전에 점심을 먹으면서 꽤나 많이 나누어주었는데, 그것도 부족해서였는지 끈질기게 쫓아와 보채는 그 녀석들이 안스러워서 칩을 서너웅큼 집어서 그들 앞에 뿌려주었다. 모두들 좋아라고 달려들어 맛있게 칩을 주워 먹는다. 아마도 저들 다람쥐들은 오늘이 저들의 잔칫날인 듯 싶다. 음식종류는 고기를 비롯해 쌀밥, 고구마, 칩, 과자, 햄 등등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만 골라서 잔뜩 많이 선물해 주었으니 아마도 저 다람쥐들은 세상에 태어나서 오늘이 가장 푸짐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가족파티 잔칫날이었으리라. 어쨋거나 우리 가족은 다람쥐 가족들을 뒤로하고 다음의 여정지인 메사 폭포를 향해 핸들을 돌렸다. 고속도로 위로 나오니 여전히 도로위에는 이곳으로 여행을 온 관광객들의 차량들이 분주히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다. 우리는 주립공원에서 30여마일 거리에 있는 메사폭포에 도착했다.

그곳에 가보니 주변은 아름다운 경관속에 푸르른 전나무 숲으로 뒤덮여서 폭포가 아늑하게 그 속의 포대기에 싸여있는 듯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폭포 주위에는 이곳에 구경을 온 사람들의 차량들로, 역시나 주차공간이 없을 정도로 주차장이 만원이다. 구경을 마친 차량이 나갈 때 까지 얼마를 대기하고 기다렸다가 그 차가 나간자리에 힘들게 주차를 했다.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로 경관이 너무나 아름답다. 주변의 협곡과 울창한 산림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함께 어우러지며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는 Mesa Falls, 폭포물이 쏟아지는 낙수(落數)위에는 아름다운 무지개가 떠 있어 더욱더 신비함과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다. 이 폭포는 넓이가 110피트, 높이가 85피트에 이르는 폭포이다. 폭포 주변에는 산책로가 있어 걷기가 쉽고 모든 이들의 체력수준에 적합하다. 소풍을 즐기고 아름다운 자연속에 둘러 싸인채 편안히 휴식을 취하며 경관을 즐기기에 아주 적합하고 좋은 장소이다.

그곳의 아름다운 경치에 매료되어 얼마동안을 그곳에 머물다가 우리는 다음 여행지인 Spring Water가 샘솟는 곳으로 차를 몰았다.

지하수가 마치 시냇물이 흘러내리듯, 바위틈 속, 땅속의 어느 곳에서인가 맑고 차디찬 샘물이 폭포수처럼 솟아오르고 있다. 얼마나 많은 물들이 솟아오르는지, 마치 거대한 시냇물줄기가 잠시 땅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솟구쳐 오르듯이 깊은 지하수 땅속에서 오염되지 않은 1급수 천연수가 용트림을 치며 샘물처럼 솟아나고 있다. 솟아오르는 물줄기(시냇물)주변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 이러한 장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그곳의 안내인에 의하면 이 물은 천연 자연수로서 우리가 마셔도 전혀 해롭지 않은 1급수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고급 음료수라고 한다. 어느 사람은 준비해온 물병에 물을 퍼 담기도 하고, 어느 사람은 다리위에 걸터앉아 자기의 발을 담그고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다리 밑으로 유유히 흘러가는 물속에는 무지개 송어가 유유자적 유영을 즐기며 놀고 있다. 어림잡아 나의 팔 길이만큼 큰 송어떼들이 사람들을 무서워하지도 않은 채 손 가까이 지나가고 있다. 이렇게 땅 속에서 오염되지 않은 천연 자연수가 폭포수처럼 솟아오르는 것도 처음 보는 일이다. 호기심에 흐르는 물속으로 손을 넣어보니 오싹 하고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물이 차다. 이렇게 차거운 물속에서 저 송어떼들은 어떻게 추위를 견디며 살고 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땅 속에서 냇물처럼 솟아오르는 Spring Water를 보고난 후, 이제는 하루도 다 저물어져 가고 있어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갈 시간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샘 주변에 둘러앉아서 떠날 줄 모르고 유유히 흘러가는 물줄기를 주시하며 한가롭게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고들 있다. 우리가족은 숙소로 오는 도중에 근처 마켓에 들러서 소고기와 감자를 사왔다. 소고기는 스테이크로 구워먹고 감자는 잘게 썰어 ‘프렌치프라이 용’으로 소금을 약간 뿌리고 기름에 튀겨먹었는데, 스테이크와 곁들여 먹는 프렌치프라이 맛은 정말로 맛이 별미였다. 이곳의 감자로 만들어 먹는 프렌치프라이 맛은 도회지 어느 햄버거집이나 일반 식당에서 먹는 프라이 맛과는 전혀 다른 특별한 맛이었다.

집에서 요리해 먹는 음식맛과 이렇게 여행지에서 직접 현지의 특산물을 대상으로 선택하여 음식물을 만들어먹는 재미는 그 무엇에 비할바 없이 즐겁고 맛이 있다. 마켓에 들른 집사람은 소고기 안심을 넉넉히 사왔다. 그리고 스테이크로 만들어 굽는 것을 얼핏 보았는데, 양념은 소금, 후추, 올리브유, 버터를 바른다.

잘 달구어진 팬 위에 올리브유를 듬뿍 넣고 강불에서 굽는다. 고기를 팬에 넣는 순간 치치치직……..이렇게 강불에 구워야만 육즙이 살아있고 연하게 구워진다고 한다. 한쪽면이 익으면 뒤집고 버터를 듬뿍 넣는다.

처음부터 버터를 넣으면 고기가 타게 된다. 버터가 녹으면서 고소한 풍미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침샘을 자극한다. 소고기 스테이크는 여러번 뒤집으면 안 된다고 한다. 앞뒤로 한번만 뒤집고 덜 익으면 불을 조절하면서 익히면 된다. 옆 불 팬에서는 준비한 야채(양파, 파슬리, 새송이버섯, 단 호박, 통마늘 등)들과 마늘을 구워서 함께 곁들이면 너무나 좋다. 이곳 아이다호, 또는 몬태나주나 와이오밍에서 목초를 먹고 자란 육우들은 그만큼 육질도 부드럽고 지방질도 많지 않아서 미국에서는 최고의 소고기로 꼽히고 있다고 한다.

스테이크로 구워 올린 잘 구워진 소고기와 더불어 곁들여 먹는 프렌치프라이 맛은 천하 일미였다.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이 감자튀김은 이곳 아이다호에서 생산된 감자로 만든 프렌치프라이 이다. 그럼 나는 여기서 참고로 이곳 아이다호의 감자 이야기를 해 드리도록 하겠다.

미국에서는 최고로 치는 아이다호의 감자 이야기다.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식재료중 하나인 감자, 한국에서 감자하면 강원도이지만, 미국에서는 아이다호로 대표된다. 감자로 유명한 아이다호주(Idaho State), 미국의 북서내륙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북서쪽의 워싱턴주, 오리건주를 마주하고 있으며 동쪽으로는 몬태나와 와이오밍주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지난번에 설명을 드렸다. 주 면적은 21만7천 제곱키로미터로, 한반도(한국)의 전체 면적만 하다.

로키산맥 서쪽에 걸쳐있는 아이다호주는 자연히 험준한 산악지대로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평지는 적은편이다. 반대로 감자를 생산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으로 평가받는데, 미국 전체 감자 생산량의 3분의1 가량이 아이다호주에서 생산된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감자=아이다호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아이다호주에서 주로 생산되는 감자의 품종은 러셋 버뱅크(Russet burbank)이다. 미국 육종학자 루서 버뱅크가 1871년 미국에 보급했으며, 20도(섭씨) 안팎의 서늘한 날씨가 1년중 140일이상 지속되어야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생산이 힘들다.

감자는 사실 전분 덩어리인데 전분 함량에 따라서 분질(Starchy)과 점질(Waxy)로 나뉜다. 전분함량이 높은것은 ‘분질감자’, 전분성분이 낮아서 수분이 많은 감자는 ‘점질감자’로 부른다. 분질감자는 잘 부서져서 감자튀김 등 튀김요리에 최적화 되어있고, 전질감자는 잘 부서지지 않아 스튜나 국 등에 적합하다. 아이다호에서 생산되는 러셋감자는 생긴 모양이 둥글둥글하고 길쭉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데, 프렌치 프라이를 만들기에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대부분의 프렌차이즈 햄버거 회사에서는 아이다호주의 러셋감자를 활용해 프렌치프라이를 만든다. 한국의 감자는 삶아서 소금만 찍어먹어도 담백한 맛이 일품인 반면 아이다호주의 감자는 삶으면 싱겁고 퍼석 퍼석해서 별 맛이 없다. 대신 아이다호주이 감자는 튀기면 정말로 맛있게 변하는데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프렌치프라이에 최적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좋아했던 Five Guy”s 버거는 아이다호에서 나는 감자만 사용하며, 그것도 위도 42도 북쪽의 추운 지방에서 생산된 것만 쓴다. 감자는 천천히 자랄수록 맛있다고 하는데, 위도 42도 위쪽 지역은 일교차가 너무 커 감자가 자라는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이렇게 까다로운 재료 수급으로 인해 (Five Guy”s)는 생감자를 튀겨주는 ‘프렌치프라이 맛집’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매년 9월이면 아이다호주에서는 감자축제가 열린다. 감자 베이킹 대회에서부터 미스 러셋, 감자 퍼레이드, 감자 캐기, 감자복장을 한채 5Km를 달리는 Idaho Spud Day까지 다채로운 이벤트들이 펼쳐진다. 그러나 올해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행사가 취소되었다고 한다.

오늘은 끝으로 이곳 명물인 소고기 스테이크와 감자에 대하여 알고 들은 대로 여러분들께 설명을 드렸다. 참고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 주는 기회로 삼기 위해 이러한 설명을 드린다. <다음호에 이어짐>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1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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