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3개주여행<4> 국립공원 엘로우스톤 및 주변 3개주

김명열3개주여행<4> 국립공원 엘로우스톤 및 주변 3개주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Grand Teton National Park)

(지난 호에 이어서)

요세미티, 엘로스톤, 그랜드캐년 등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국립공원과는 달리 그랜드 티턴이라는 이름은 생소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의 웅장한 모습과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 그 아름다움은 영원히 가슴과 머리속에 각인될 것이다.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은 와이오밍주 북서부에 위치한 미국의 국립공원이다. 1만2천피트가 넘는 높은 산봉우리들의 위세가 돋보이는 공원이다. 옛날 서부영화 세인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1929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이 공원에서 엘로스톤 국립공원도 그리 멀지않다. 이 공원의 넓이는 485평방마일로 엘로스톤에 비하면 7분의 1밖에 안되지만 높은 산과 맑은 호수, 그리고 넓은 목장이 만들어 내는 경관이 스위스의 알프스 산과 비교될만큼 아름답고 화려해 매년 수백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이곳으로 몰려든다. 야생동물들을 위한 보호지역이 있어 북미 특유의 사슴종류들과 들소, 곰, 고라니 등을 볼 수 있으며 겨울철을 제외한 계절에는 계곡과 초원 곳곳에 만발한 야생화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가을철의 백양나무 단풍은 눈이 부실정도로 찬란하다. 해발 13770피트에 달하는 그랜드 티턴의 산정은 코스가 험준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 위험도가 알프스산과 맞먹는다고 한다. 그랜드 티턴은 로키산맥의 원 줄기에 속하지만 그 생성연도는 로키산맥보다 5천만년이 늦은 것으로 추정된다. 9백만년전 커다란 지각변화에 의해 융기된 산맥은 시초에는 3만피트의 높이였다. 그런데 오랜세월 동안의 침식과 풍화작용에 의해 단단한 화강암만 남게 되었는데, 거대한 빙하작용 때문에 오늘날의 높이와 모습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우리 가족일행이 그곳 공원의 정문에 도착했을 때에는 노동절 연휴를 맞아 수만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들다 보니 공원을 들어가는 입구 도로 길은 수마일에 걸쳐 줄을 이어 장사진을 치고 자동차들이 끝도 없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많은 사람과 차랑들이 모두 돈을 내고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려면 해가 지고 나서도 끝이 날 것같지 않다. 얼마를 기다렸을까? 좀처럼 앞으로 나갈 수 없을 정도로 정체되어 차례를 기다리던 차량들이 서서히 움직이며 앞으로 나갔다. 움직이지 않던 차량들이 빠른 속도로 빠져 앞으로 가는 차량행렬 뒤를 따라 나도 잽싸게 뒤쫓아 가다보니 공원정문 표 파는 곳의 도로 가로막음 장애물이 아예 위로 높다랗게 젖혀져 올라가 있고, 모든 차량들은 무료로 자유통행이 시행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이곳을 찾는 차량들이 너무나 엄청나게 몇마일에 걸쳐 기다리며 밀리다 보니 공원당국 측에서 원활한 교통의 소통을 위해 아예 돈을 받지 않고 무료 통과를 실시했던 것이다. 나는 평생을 사용할 수 있는 국립공원 패스가 있기에 그에 상관없이 어느 때나 무상 통과 할 수 있으나, 다른 사람들은 35달러나 되는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지 않고 무료로 공짜구경을 하게 되었으니 이 어찌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어쨋거나 우리 가족은 서서히 드라이브를 하며 공원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막상 어느곳에 머물며 자동차를 주차시키고 구경을 한다 해도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보니 자동차 주차를 하기도 힘들고 또한 주차를 했다 해도 다시 그곳을 빠져 나오려면 무척이나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할 수 없이 우리는 차를 서행으로 몰며 이곳저곳을 둘러볼 수 밖에 없었다. 다음은 우리가족 일행이 구경한곳들을 몇군데 선정하여 소개하여 드리도록 하겠다.

먼저 도착한곳은 잭슨 레이크이다(잭슨 호수).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에는 1백개 이상의 크고 작은 호수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그 호수들 중에서 잭슨 레익이 가장 크고 아름답다. 잭슨 레익은 25540에이커(10340 헥타르)를 커버하며 최대 438피트(134m)의 깊이에 이른다. 와이오밍주 잭슨에서 북쪽으로 30마일 떨어진 이 호수는 등산객, 보트 타는 사람 및 야생동물 관찰자들을 위한 야외 천국이다. 주요 공원도로는 남쪽에서 경치 좋은 댐을 가로질러 Jackson Junction을 지나 북쪽으로 Colter Bay와 Leeks Marina를 지나간다.

89, 191 고속도로 북쪽 호수의 동쪽해안을 따라 달라다 보면 노새, 사슴, 흰 펠리컨, 캐나다거위 및 각종 물새의 무리와 노랗게 물들어가는 아스펜 숲, 다채로운 야생화로 뒤덮인 초원과 숲을 볼 수 있다. 그리고 Colter Bay 부근에서는 대머리 독수리도 볼 수 있다. 호수편 곳곳에서는 찬물에서만 서식하는 송어낚시도 즐길 수 있다. 우리가 그곳에 갔을 때는 호수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송어낚시를 즐기고 있었고, 한편 호수물 위에는 한가롭게 보트를 타고 유람삼아 유유자적 물놀이를 하는 보트객들도 많이 있었다. 건너편 높은 산봉우리들이 호수 위에 그림자를 비쳐 한편의 풍경화를 연출해내는 모습이 참으로 이국적(알프스의 어느 호수위에 떠 있는 산봉우리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음은 잭슨 레익 댐(Jackson Lake Dam) 이다.

1906년에 건설된 이 댐은 지진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여러번 보수공사를 통해 업그레이드되었다. 잭슨레익에 고여 있는 물이 댐을 통하여 아래로 폭포처럼 쏟아지는 광경은 가히 장관을 이룬다. 우리가 갔을 때는 그곳 지방이 오랫동안 비가오지 않아서 호수의 물도 많이 줄었고 댐으로 내려 쏟는 낙수의 물량도 그다지 많지 않았으나, 그래도 쏟아지는 물줄기는 폭포를 이루며 굉음을 내며 쏟아지고 있었다. 호수에서 흘러내리는 차거운 물은 댐을 통하여 아래쪽 강물줄기로 쏟아져 내려오는데

그 물줄기를 따라 송어떼들이 새까맣게 몰려들어 점프를 하며 급류를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고기 숫자만큼이나 강가에는 낚시꾼들이 수십명이 낚시줄을 던져가며 고기를 낚으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보기에는 사람보다 고기들이 더 약아서 그런지 낚시꾼에게 잡히는 고기는 별로 없었다. 헛손질을 하면서도 열심히 낚싯줄을 강심을 향해 던지는 강태공들의 이마에는 콩알만큼이나 크게 맺힌 땀방울들이 방울져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공원내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다보니 어느덧 해가 저물고 있었다. 구경도 좋지만 이제는 숙소에 갈 일이 더 걱정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가로등 하나 없는 산악 길을 구불 구불 지나서 150여마일 넘는 거리에 있는 숙소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공원내에는 아직도 관광객 인파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어느곳이나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넘쳐나고 있다. 사람들 틈에 끼어 이리 밀리고 저리 치이며 가까스로 몇군데 구경을 했으나 공원 전부를 보기에는 역 부족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자동차의 핸들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오는 길에 우리가족은 어느 조그만 도시에 들러 자동차개스도 넣고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근처에 있는 어느 식당에 들어갔다. 겉보기와는 달리 식당내부는 꽤나 크고 넓었다. 넓은 식당 안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차서 왁자지껄 소란스러운 분위기속에서 사람들마다 주문한 식사를 먹으며 떠들고 있었다.

웨이츄레스의 안내를 받아 테이블에 앉아 주문한 식사를 먹고 이내 식당을 나섰다.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이곳 식당도 거의 대부분의 손님들이 이곳에 관광을 온 손님들이 대부분이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경기가 침체되고 장사는 안 된다고 하는데, 이곳에 와보니 그런 이야기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고 사람들마다 흥청 망청이다. 술을 한잔 거나하게 걸친 어느 노 신사는 처음 본 우리 가족에게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잘 가라고 인사를 보낸다. 나도 답례로 웃음을 지으며 ‘안녕’ 하고 인사를 보내주었다. 이런 관광지에서는 모두가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온순해지며 인성도 착하고 친절해지나 보다. 기분 좋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와 시동을 걸고 집을 향해 달렸다. 캄캄한 밤, 가로등불빛 하나 없는 도로위를 차랑 여러대가 줄지어 달려가고 있다. 나도 그 대열에 합류하여 중간쯤에서 앞차를 따라가고 있었다. 거리의 속도제한은 65마일이다. 그러나 지금 달리고 있는 속도 마일리지는 80마일을 가리키고 있다. 앞에 있는 차들이 모두 80마일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데 나만 쳐져서 규정 속도대로 달려갈 수는 없는 실정이다. 모두가 신나게 밤길을 쌩쌩 달리고 있다. 얼마를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는데. 뒤에서 번쩍번쩍 하며 경찰차가 경광등을 켜고 뒤쫒아 오고 있다. “아이 ~쿠 걸렸구나!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쿵당쿵당 벌렁벌렁, 머리는 지끈거리고 가슴은 벌벌 떨려진다. 속도위반으로 티켓을 받게 되는 순간이다. 순식간에 경찰차는 앵앵 거리며 나의 차 뒤로 바짝 다가선다. 이제는 별 수 없이 걸려서 티켓을 받을 수밖에 없는 순간이 되었다. 자동차의 속도를 줄이며 갓길로 들어가 설려고 하는데 경찰차가 나를 패스하고 지나간다. 그러더니 제일 앞에 가는 자동차를 길가로 몰아세운다. 나의 차가 아닌 것이다. 등줄기에 흠뻑 솟아난 땀방울이 옷속으로 스며드는 기분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제가 걸리지 않아서 고맙습니다” 왜 하필이면 이런때 이런 염치없는 기도가 나도 모르게 나오는지?……. 여하튼 크게 휴~우유 하고 한숨이 새어나온다. 적발된 차랑을 뒤로 하고 이제는 65마일 규정속도를 지키며 캄캄한 밤을 조심조심 운전하며 숙소에 도착했다. 도착해보니 거의 밤 10시가 되었다.

탬파시간은 지금 밤 12시이다. 자정이 된 시간에 숙소에 도착한 것이다. 집안에 들어와 양치하고 샤워를 하고 나니 11시가 넘었다. 조용히 잠자리에 들기 전 오늘을 회상하며 하루를 마감하는 기도를 하나님께 드린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의 보호와 은혜속에 무사히 잘 지냈음을 감사드리며 하루를 마감하는 기도를 올린다. 우리들은 일상을 참으로 바쁘게 살아간다.

바쁘게 살아가는것이 ‘성공한 삶’ 처럼 보이기도 하고, 바쁘게 살지 않으면 마치 뒤처지는 것 같아 마음이 초초해져서 그렇게 살아가는 듯하다.

그러나 ‘바쁜것’은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허락하지 않고 무엇이 소중했는지 되돌아보지 못하게 하는 단점이 있다. 이렇게 스스로 생각하고 하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우리는 소중한 것들을 놓지게 되고 나 자신이 무엇에 대해 행복했는지도 잊어버리게 된다. 더 나아가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 또한 놓치기 마련이다. 여러분들은 바쁜 일상속에서 오늘하루를 어떻게 보냈고 마감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의 보호와 은혜속에 살았음을 인정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리자. 그리고 내일도 여전히 신실하게 인도하실 것을 믿으며 내일의 모든 시간을 하나님께 의탁하는 기도를 드리자. 만약에 당신이 하나님을 믿는 신자라면, 이것이 바로 ‘나의 삶의 주인은 하나님입니다’라는 신앙고백의 첫 걸음이 되는 것이다. 무심코 지나가는 하루하루가 쌓이다보면 우리는 왜곡된 생각을 하게 되고, 더 나아가 하나님과의 대화시간을 잃어버리게 되는 불순종과 희석된 믿음 속에 하나님과의 거리는 멀어지게 된다.

나는 오늘 하루를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속에 무사하고 즐겁고 복되게 보냈음을 감사드리며 성심껏 기도를 드리고 영적으로 하나님과 대화를 나눴다. 자칫, 여행중에 소홀해질 수 있는 나의 신앙심을 일깨우며 신심(信心)의 심지에 불을 붙이면서 믿음이 식지 않도록 나 자신을 다짐해본다. “하나님, 오늘하루도 하나님의 은혜와 가호속에 우리가족 모두가 여행을 잘하고 즐겁게 보냈음을 감사드립니다. 내일도 복되고 즐거운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언제나 주님이 동행하시는 은혜로운 하루하루가 되게 하여주시옵소서, 주신 은혜 모두를 감사드리며 오직 하나님 한분께 영광 올려드리며 예수님 이름 받들어 감사의 기도를 드렸사옵나이다. 아멘” 하나님 범사에 감사합니다.

<다음주에 이어짐>  12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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