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반려견 리암과의 사별(死別)

<특별기고> 반려견 리암과의 사별(死別)

앙증맞고 귀여운, 너무나 예쁜 강아지 리암(Liam)이 우리 집에 들어 온지도 어언 16년이 되었다.

16년전 어느날 나의 사랑하는 딸이 아주 귀엽고 예쁜 강아지 새끼 한마리를 어느 자선단체에서 분양받아 입양하여 집으로 데려왔다. 그 자선단체는 사회에서 독지가들이나 후원자들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단체다. 이 자선단체에 어느 인디언 가족이 생후 6주된 강아지새끼 4마리를 안고 와서 이 강아지를 팔아서 자선기금으로 써달라고 부탁을 하며 강아지를 맡겼다. 순종 푸들 종류의 이 강아지들은 너무나 예쁘고 귀여웠다. 이후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에 드는 강아지를 선택하여 기부금을 내고 분양받아 갔다. 강아지 4마리 중 3마리는 얼마 되지 않아서 모두 새로운 주인을 맞아 분양되었는데, 그중 나머지 한마리는 건강상태도 안 좋고 모양도 별로 예쁘지 않아 사람들이 외면하고 입양을 해 가지 않았다. 그러한 상황속에 한달이 훌쩍 지나갔다. 이제는 강아지를 보러 오는 사람도 없고 외톨이로 떨어져 남아있는 한마리의 강아지가 문제였다. 자선단체 측에서는 이리저리 분양자를 수소문했으나 원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제는 할 수 없이 동물 보호소측에 넘겨 안락사를 시키는 방법밖에 다른 묘안이 없었다. 4일후에 보호소측에 보내어 안락사를 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러한때 마침 나의 딸이 어느 지인을 통하여 이러한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었다.

그 소식을 들은 나의 딸은 그강아지가 너무나 불쌍하고 측은하여 곧바로 자선단체를 찾아가 나머지 한 마리 강아지를, 800달러의 기부금을 donation 하고 분양받아 집으로 데려왔다. 3~4일 후면 죽을 운명에서 나의 딸의 도움으로 죽음을 면하고 새로운 생(生)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처음에 우리집에 데려온 이 강아지를 보았을때, 덩치 크기는 어른주먹 두개 정도의 작은 크기이며 삐쩍 야윈 강아지였다. 겉보기에는 영락없는 양 새끼의 모습이었다. 그동안의 내부 사정을 몰랐었던 나는 딸에게 물었다 “왜 하필이면 이렇게 깡마르고 못생긴 강아지를 데려왔느냐?”고……. 딸의 대답 “내가 데려오지 않았으면 이 불쌍한 강아지는 며칠 후에 안락사로 죽을 것이며, 겸사겸사 자선단체에 좋은 일도 하기 위해서” 라고…..

그 이후 우리는 강아지 이름을 리암(Liam)이라고 짓고, 나의 딸은 밤낮으로 지극 정성으로 강아지를 보살폈다.

강아지 영양제를 사다 먹이고, 강아지가 좋아하는 장난감, 침구류, 먹이 사료, 등등을 사다 먹이며 모든 정성과 마음, 사랑을 다 쏟았다. 그 결과로 리암은 몰라보게 건강해졌고, 털도 반지르르 윤기가 돌았으며 토실토실 살도 쪄서 엄청나게 예뻐졌다.

길거리에 산책을 시키러 나가면 사람들마다 귀엽고 예쁘다며 다가와서 쓰다듬어 주고 갔다. 그렇게 리암은 우리의 가족 일원이 되어 완전한 나의 딸의 분신이 되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로 자리를 잡았다. 리암이 점점 커가면서 나이가 들고나니 눈에는 백내장이 생겨났고, 그래서 거금을 들여서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시력을 회복했고, 고혈압, 당뇨, 갑상선, 안질 등등의 여러 가지 질병이 생겨났을 때 역시 돈을 아끼지 않고 리암의 병을 고쳐주었다. 리암에게 더 이상 병들이 고질화 되지 않기 위해서 항상 각종 약이나 주사, 정기검진을 빼놓지 않고 철저한 건강관리 하에 특별 보호를 받으며 행복하게 나의 딸과 함께 가족처럼 지냈다.

아마도 나의 딸의 이러한 각별한 보살핌이나 관리가 없었다면 리암은 벌써 병이 들어 죽어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편 리암은 시카고의 추운 겨울을 피하여 매년 추수감사절에는 비행기를 타고 주인인 나의 딸과 함께 따듯한 지방 이곳 탬파의 나의 집으로 내려와 너무나 춥고 길고 긴 시카고의 겨울을 피해 이곳에서 자유롭게 뛰놀며 살다가 이듬해 3~4월달에는 다시 나의 딸이 리암을 데리고 시카고로 올라가 시원하게 여름을 보냈다.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있듯이 아마도 우리 리암처럼 호강하며 주인에게 사랑을 받고 살은 개들도 드물 것이다. 이렇게 리암은 우리 가족에게 반려견을 떠나 완전한 가족의 일원으로, 특히 혼자서 직장에 근무하며 생활하는 나의 딸에게 가족과 친구가 되어 행복하게 일생을 살았다. 이렇게 행복한 삶을 유지하던 리암이 지난 7월31일 16년의 수명을 다 하고 저세상 하늘나라로 떠나갔다. 슬픔에 젖어 엉엉 울면서 리암이 죽은 소식을 전화상으로 나의 딸이 전해줄때, 그 소식을 들은 우리 부부도 역시 너무나 슬프고 가슴이 아파 전화기를 붙들고 함께 울음보를 터뜨렸다.

그동안 16년동안 우리 가족(특히 주로 나의 딸과 함께)과 함께 살면서 리암은 우리에게 사랑과 기쁨과 위안을 선물해주었고, 우리 또한 리암에게 사랑과 정성, 마음을 다하여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고 양육해 왔는데, 하루아침에 이렇게 서운하게 떠나가다니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한없이 솟아난다.

이제는 하늘나라에 가서 새로운 좋은 주인을 만나 더욱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뿐이다. 혹시 먼 훗날에 우리도 하늘나라에 가서 리암을 만나면 벅찬 해후의 기쁨을 나누며 보다 더 잘 해주고 더 많은 사랑을 쏟아 주리라. 이제는 이 세상에서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나 한없는 슬픔속에 눈물이 멎을 줄을 모른다…..

현대사회는 산업화 이후 물질만능주의와 개인주의를 더욱 심화시키고 사회환경은 가족기능의 약화를 가져왔다.

가족기능 약화와 가족해체등 철저한 개인주의의 환경속에서 인간관계는 더욱 더 단조로워지고 있으며 1인 가구 증가 등 홀로 사는 인구는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속에서 인간관계의 단절로 오는 소외감과 다양한 형태의 정서적인 부분의 공백과 외로움,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여러가지 환경이나 여건속에서 탈출하기위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최근에는 반려견의 관심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주지할 사항은 반려견 뿐 아니라 반려동물과 교감에 의한 행복의 호르몬이 증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연구결과에 의하면 반려동물들은 인간과 동물의 유대에 의한 상호 반응으로 그들의 주인에게 행복감과 관련된 호르몬들의 분비를 촉진시켜준다고 한다. 이러한 호르몬들은 부정적인 정서를 줄여주고 긍정적인 정서를 높여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행복감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한다.

행복은 사전적으로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심리학적으로 행복감은 우울, 불안, 분노와 같이 불쾌하고 고통스러운 부정적인 정서를 줄이고 마음을 평온, 만족감, 환희와 같은 긍정적인 정서를 높이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남아공 생명과학연구소의 오덴달 박사 연구팀은 반려견과 주인과의 행복 호르몬들의 변화에 대한 연구를 시행했다. 그 결과 귀여워 해주며 쓰다듬어주는 활동이 반려견과 주인에게 행복감과 옥시토신 호르몬과 베타 엔도르핀,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 물질의 수치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추정하는 기전은 인간과 동물의 상호 교감과 접촉 자극이 행복관련 호르몬들의 수치를 증가시킨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반려견과 그들의 주인 모두의 행복감이 증가한다는 것 이다.미국 미주리대학 수의학과 교수인 존슨 박사팀은 15분간 반려견을 귀여워해주는 그룹과 같은 시간동안 장난감 로봇 개를 귀여워해주는 그룹으로 나누어 활동 후 행복감과 관련된 세로토닌 분비량을 추정했다. 그 결과 장난감 로봇 개와 활동한 그룹에서는 세로토닌 증가가 전혀 없었으나 반려견을 귀여워해주는 그룹에서는 세로토닌 분비가 증가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따듯한 체온과 부드러운 털을 가지고 있고 감정에 상호 반응할 수 있는 살아있는 생명체인 반려견이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들의 등장으로 사람이 할수있는 일들을 대체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커지고 있으나 존슨박사팀의 연구결과는 무생물인 로봇은 반려동물이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능력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반려견은 서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상호 교감이 가능하다고 한다. 일본 아자부대학 나가사와교수 연구팀은 개와 사람이 서로 오랫동안 응시하게 되면 뇌에서 사랑과 신뢰의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이 분비되며 서로 상호 교감이 증가하고 친밀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2015년 4월호에 게재된바 있다. 이러한 결과는 반려동물의 눈을 가만히 쳐다보는 눈 맞춤만으로도 옥시토신 분비가 촉진되며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행복해 질수 있다.

는 것을 말해준다. 반려견및 동물들이 우리에게 행복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줄 수 있는 이유는 이 외에도 존재로부터 행복감, 접촉의 잇점, 무조건적 사랑 제공, 야외활동 증가 등을 열거할 수 있다. 반려견이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혼자 있는 고독감에서 오는 우울, 불안,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 정서를 줄여주며 결과적으로도 행복감이 유도된다. 접촉의 잇점은 따듯한 체온과 부드러운 털을 가진 반려견을 쓰다듬거나 만지는 접촉의 자극이 옥시토신이나 베타 엔도르핀의 분비를 촉진시켜준다고 한다.

이 밖에도 간단한 애정표현을 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홀몬 수치를 낮출수 있다. 반려견이 꼬리를 흔들고 그들의 주인에게 보여주는 무조건적인 애정표현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쁨과 행복을 선물해준다는 것이다. 미시간 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은 화창한날 야외에서 30분이상 머무르면 행복감이 많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햇볕에 적당히 노출하면 체내에서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분비량이 늘기 때문이다. 반려견을 정기적으로 산책시키기 위하여 그들의 주인은 외출이 많아지고 이러한 야외활동이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켜 행복감을 증진시킬 수 있다. 반려견은 이와 같이 다양한 기전으로 우리에게 행복 호르몬분비를 촉진시켜주고 결과적으로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우울하거나 괴로울 때 반려견을 쓰다듬거나 가만히 눈을 마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근심, 걱정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날려버리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햇살이 따스하게 비추는 좋은날이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해보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행복해지고 즐거움이 솟아나며 엔돌핀이 솟아나 밝은 마음과 가벼운 기분으로 가슴 뿌듯하게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반려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반려견을 키우는 집들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웬만한 집들은 대개들 ‘좀 뻥튀기해서, 한집건너 한집 꼴로 반려견을 기르고 있다’. 반려견을 집에서 가족처럼 기르고 있는 집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그런데 이 사랑스러운 반려견을 아무리 잘 보살피고 관리하더라도 생명은 유한하고, 반려견의 수명은 사람보다 짧기 때문에 반려견을 하늘나라로 보내게 되는 슬프고 가슴 아픈 경험을 겪게 된다. 가족과 같던 존재, 첫 애착 대상이거나 유일한 친구였던 반려견을 잃은 슬픔은 실로 사랑하는 사람이나 자녀 또는 부모를 잃은 슬픔의 정도와 같거나 그보다 깊기도 하다. 이렇게 반려견과의 사별이 가져다주는 이별의 트라우마가 쉽게, 그리고 단 시간에 없어지기는 정말로 힘들고 괴로운 일이다. 아울러 반려견과의 즐겁고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추억들은 단순한 추억으로 남겨지지 못한채 반려인들을 너무나 힘들게 한다. 가족처럼 정을 나누며 살갑게 지내던 반려견이 사고를 당하거나 병이 들어, 혹은 노환으로 갑자기 죽었을 경우 주인이 느끼는 상실감과 괴로움은 너무나 크다.

이번에 우리가족(나의 딸)과 함께 16년 동안 살며 우리의 삶속에 행복과 즐거움을 선물해주었던 귀염둥이 강아지, Liam이 하늘나라에 가서 잘 살고 행복해지기를 진심으로 간절히 빈다.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1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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