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이 아름다운 봄날에…

<김명열칼럼> 이 아름다운 봄날에……………………

 

미국 Kings College 심리학 교수인 찰스 브룩스와 마이클 처치는 날이 어두워지면 멜라토닌이 늘어나고 세로토닌이 더 적어진다고 했다. 세로토닌이라는 긍정적인 기분을 관장하는 신경전달 물질은 날씨가 흐려지면 감소한다. 또한 그와 반대 기능을 하는 멜라토닌이 증가하게되어 우울증에 빠질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들의 연구는 그날의 날씨 일조량에 따라서 사람의 기분이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날씨가 어두워질 때 우울증이 많이 생긴다면 겨울에 자살률이 높아야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자살률은 5월에 가장 높다.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은 우울증이고 우울증이 일조량과 상관이 있다면 일조량이 가장 낮은 겨울철에 자살률이 높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것은 모두가 우울할 수 있는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었을때 ‘나만이 우울하다’고 느끼는 데에서 오는 상실감이 더 큰 우울증이 유발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특히 그 어느때보다도 SNS의 발달은 이런 상실감을 더욱 가속화시킨다. 얼마전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페이스 북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불행을 더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부분 사람들은 단점이나 부끄러운 이야기는 가급적 피하고, 장점과 자랑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로 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라오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항상 즐겁고 행복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남들은 모두 행복한데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는 상대적 박탈감에서 불행은 시작되고 이런 감정이 병적 수준을 보이면 우울증이 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페이스북 우울증’이라고 한다. SNS가 만든 신종 우울증이다. 그런데 어느 심리학자는, SNS에 자기의 신상이나 사진, 평소에 있었던 일들을 SNS에 자주 올리는 사람은 의외로 정서불안 자가 많고 뭔가 현실에서 불만족과 불행을 느끼기에, 그렇게 SNS에 자기의 글이나 사진, 일상의 내용들을 올리면서 자기만족을 얻고 위로를 받으며 우울하고 소외된 자기 현실을 탈피해보려는 욕구불만의 정서 불안 자들이 의외로 자신을 감추고 행복한 것처럼 거짓의 위장된 것들을 SNS에 올리고 현실의 봉착된 환경을 탈피해 보려는 의도가 다분히 숨어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쨋거나 화사한 햇볕과 향기로운 꽃향기가 우리의 코끝과 가슴속을 자극하는 이 찬란하고 아름다운 봄날에……………..

지금 세상은 코로나 바이러스 괴질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나 계절은 이러한 사실과 현실을 외면한 듯이 어김없이 올해도 꽃피고 새 우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봄의 계절이 우리들 곁으로 다가왔다. 지금은 온갖 꽃들의 향연이 축제를 이루며 대지를 아름답게 장식해주는 계절이다. 산수유, 개나리, 벚꽃, 진달래, 매화, 철쭉, 살구꽃, 복숭아꽃 등등의 꽃들이 전국의 산야를 향기롭게 물들이며 봄의 대단원 축제가 한창이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목련꽃 그늘아래 앉아 베르테르의 시를 읽고도 싶은 아름다운 계절이다. 이제 머지않아 꽃의 여왕인 장미도 그 아름다운 자태를 과시하기 위해 피어날 것이다. 꽃은 그 예쁜 모양뿐만 아니라 코끝, 가슴속 깊이까지 간질여 스며드는 향기로도 충분히 매혹적이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 올리게 하는 아카시아 꽃향기, 그윽한 라일락 꽃, 톡 쏘는 허브꽃, 그리고 이름 모를 야생화에 이르기까지 그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는 계절, 눈과 코가 꽃으로 인해 즐거운 계절이 바로 지금이다.

최근 갤럽조사 결과 우리나라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는 장미꽃이 1위를 차지했다. 한겹 한겹 농밀한 꽃잎으로 싸여있는 장미꽃은 그 자태가 단연 아름다움뿐 아니라 사랑을 고백할때 건네는 상징적 꽃으로서 그 로맨틱함 때문인지 사람들에게는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는것 같다. 2위는 새침하면서도 귀여운 소녀같은 이미지의 샛노란 프리지어가 차지했고, 3위는 한 시인이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라고 불렀던 순수함과 원숙미를 지닌 국화꽃이였다. 매년 봄과 여름이 되면 각양각색으로 아름다운 꽃들속에 날아드는 벌과 나비를 보면서 나는 심오한 자연의 이치를 깨닫곤 한다. 각양각색의 화려한 꽃들은 아름다운 자태와 향기로 벌과 나비들을 부른다. 움직일 수 없이 한곳에서 자라나는 풀과 나무의 꽃들은 암수 번식을 위해서 꽃가루받이가 필요한데,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벌과 나비가 중매쟁이가 되어주는 셈이다.

이러한 꽃들을 보고 법정스님은 꽃에게 배우라고 했다. “풀과 나무들은 저마다 자기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그 누구도 닮으려고 하지않는다”며 자신만의 개성으로 조화를 이루고, 자기 분수에 맞게 살아간다는 가르침이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야기다. 진달래는 진달래답게 피면되고, 민들레는 민들레답게 피면된다. 남과 비교하면 불행해진다. 이런 진실과 교훈을 꽃들로부터 배우라.

법정스님의 말을 되새기면서 때가되어 찾아오는 계절 앞에 조용히 길을 내주는 이 계절의 봄날에, 앞다투어 만발하게 피어난 꽃들에게 애정이 듬뿍 담긴 눈길을 보내본다. 우리들 모두가 저 꽃들처럼 저마다 각자의 개성이 있다.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 자기다운 고유의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색깔과 향과 모양이 제 각각이어도 나만의 개성을 갖고 남과 비교하지 말고,

애써 누구를 닮으려고 하지도 말며 나다운 길을 걸어가자. 그 길에는 분명 반가운 벌과 나비들이 길 동무가 되어 나와 함께 걸어갈 테니까………………

봄이 무르익다보니 햇볕이 너무나 따사롭다. 화사한 봄 햇살을 받은 산천초목과 자연이 너무나 아름답다. 봄처럼 사는 마음은 따스하면서도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늘진 얼굴 위에 꽃을 피우게 하고, 한숨짓는 사람에게 웃음짓게 하는 마음이다. 굽은 마음을 활짝 펴주는 일까지 더할 수 있다면 바랄것이 없으련만………….. 마음만은 언제나 봄처럼 살아야한다고 매년,매번 다짐을 했는데…….작년 봄에도 나는 이렇게 다짐했었다.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에게 이불이 되어주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에게 긍지를 심어주며 외롭고 소외된 사람에게는 친구가 되고 의지가 되어주며 위로자가 되겠노라고………. 그런데도 지키지 못한채 1년이란 세월이 물살처럼 후딱 지나가버렸다.

우리가 살고있는 인생은 혼으로 느끼고 되새겨보아야 한다. 파란 창공만이 하늘이 아니다. 진짜 하늘은 보이지않는 내 안에 숨어있다. 세상에는 까닭 없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 속엔 땀과 피와 눈물로 만들어진 창조물이 있다. 따듯한 이 봄도 혼자 저절로 찾아든게 아니다. 사계절이 협동으로 순환하며 만들어낸 바벨탑이다. 겨울이 없었다면 결코 봄은 찾아들지 않는다. 엄동설한 혹한의 강추위가 없었다면 아름다운 꽃망울은 만들어내지 못한다. 힘겹게 오르는 고단함 때문에 몸의 근육질을 만들 수 있듯이, 힘들고 고단함이 없다면 결코 그 인생을 아름답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네 인생길은 힘겨운 등산길이다. 험난한 오르막길은 행복을 만들어내는 창조자다. 춘하추동 사계절에서 춥다고 겨울을 뺄 수 없듯이, 역경과 고난이 없는 인생은 진정한 삶의 모습이 아니다. 지금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괴질병도 인생 과정에서 겪고 넘어가야할 하나의 높은 산이다. 힘들게 이 높고 험한 산을 넘어가면 온갖 곡식들이 풍요롭게 자라고 있는 넓은 평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인생이 가치 있다고 하는 것은 어렵고 힘든 역경과 고난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굳은 의지와 희망을 갖고 살아가자.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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