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꾸러기의 짧은 글 긴 생각> 단심가(丹心歌) / 하여가(何如歌)

이경규목사 / 서울 새로운 성결교회 담임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서는 ‘정도전’이라는 사극이 인기를 끌었다.
오랜만에 4-50대 아저씨들을 TV앞으로 모이게 한 연속극이었다.
이 연속극을 보면서 예전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배운 정몽주가 지은 ‘단심가’와 이방원이 지은 ‘하여가’가 생각이 났다.
그러면서 신앙적인 면에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간이란 다급하면 하나님을 향하여 ‘단심가(丹心歌)’를 열창하게 마련이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 있으랴

다급한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저마다 정몽주가 되고, 하나님을 향한 충절의 맹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견고해진다.
문제는 하나님의 응답이 주어져 위급한 상황이 가시고 숨통이 트일 때다.
어느 순간부턴가 ‘단심가’는 슬며시 ‘하여가(何如歌)’로 바뀐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칡넝쿨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서 백년까지 누리리라

어느덧 정몽주의 애절한 심정은 사라지고 다시 세상과 자신의 욕망을 좇는 이방원이 되어 버리고 만다.
구약성서 사사기의 주제가 바로 이것이다.
상황에 따라 ‘단심가’와 ‘하여가’를 번갈아 부르는 표리부동한 인간의 실체를 보여주는 거울이 사사기다.
사사기 마마지막 절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사사기 21:25) 또한 이것이 21세기를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다.
그러면 너는???
<943/0910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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