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렬칼럼>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고부간의 문제)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고부간의 갈등, 시어머니와 며느리, 이 둘이 갖는 역학관계가 사실 결혼초기에 가장 큰 난관이며 이겨내기 힘들고 어려운 현실적인 장벽이다. 시어머니 때문에 사랑하는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도 있고, 고부간의 갈등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를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왜 미울까?
우리나라 민요에 시집살이라는 노래가 있다. “시집살이 개집살이 고추 당초 맵다 해도 시집살이 더 맵더라. 외나무다리 어렵대야 시아버지같이 어려우랴. 시아버지 호랑새요 시어머니 꾸중새요 동서하나 할림새요(남의 허물을 잘 고해바침) 시누 하나는 뾰족새(성을 잘냄)요 시아버지 뾰중새(퉁명스레 꾸중하고 성냄)요 남편하나 미련새(자신의 처지를 몰라주는 남편)라.
어느TV대담프로그램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고부갈등에 대하여 이야기를 풀어보며 “딸 같은 며느리”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딸은 딸이고 며느리는 며느리지 며느리가 딸이 될 수 없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말은, 나는 며느리를 내 딸같이 생각한다고 하지만 딸처럼 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며느리들과 시어머니들이 현실적으로 솔직하게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시어머니가 볼 때 정말로 며느리가 얄밉게 느껴질 때가 언제인가 하고 설문조사를 했는데 이중 베스트8에 들어있는 내용이 재미있다.
1)시어머니 앞에서 자기남편(시어머니의 아들)을 흉보는 며느리.
2)시어머니보다 남편을 자기보다 더 잘 안다고 떠드는 며느리.
4)은근히 시어머니를 구식이라며 가르치려는 며느리.
5)딸같이 여긴다고 했더니 진짜 딸 인줄 알고 딸 노릇 하려는 며느리.
6)사치하고 낭비가 심한 며느리.
7)시어머니에게 집만 지키라고 하는 며느리.
8)집안 일을 밖에 나가 떠들고 시어머니 험담하는 며느리.
여기서 3번째의 설문을 뺐는데 그 세 번째가 무엇인가를 맞추는 것이었는데 정답을 보니 3)같은 여자로서 그저 며느리이기 때문에 얄밉다 였다.
이제껏 모든 것을 다 바치고 희생하며 잘 키워 온 내 아들을 사랑에 눈이 멀게 해 뺐어간 며느리에게 그저 얄밉고, 그런 며느리를 보고 제 색시라고 무조건 좋다고 귀여워하는 아들을 보니 괜한 화가 치밀어 올라 또 밉고, 나보다 젊고 예쁜 모습을 보니 더 밉고, 속이 뒤집혀지더란 이야기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작년 10월달 산수회모임에 오신 어느 여자 회원님의 말씀이, 모든 것을 잘해주는 며느리이지만 자기의 아들이 자기를 낳아준 에미를 무시하고 지 마누라만 챙기는 꼴을 보면 배알이 뒤틀려 아들의 뒤통수라도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라는 말이 일맥상통하여 이해가 된다. (예: 집안에 자기와 며느리가 둘이 있는데 밖에서 돌아온 아들 녀석은 제 에미는 제쳐놓고 제처에게만 묻기를, “저녁은 먹었어? 하며 제 어미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제방으로 들어갈 때 눈물이 핑~ 돌더라고 하셨다.)
이 세상에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고 해도 시어머니와 며느리사이의 고부갈등은 정말로 풀기가 힘든 것 같다. 고부갈등이란 시어머니와 며느리간의 파워게임이다. 고부갈등이란 같은 여자간의 집안에서 벌어지는 전쟁으로, 한 여자가 아들을 낳아 키워서 장가를 보내는 일이 시작된 후부터 끊임없이 이어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끝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인간사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작은 집안내의 전쟁이다. 한집안내에서 두 여자간의 갈등을 어쩔 수 없이 지켜만 봐야하는 남자들의 입장에선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기도하다. 그래서 괜히 끼어 들었다가는 본전도 못 찾고 두 여자들로부터 동시에 양면공격을 받을 여지가 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현명한 남자라면 가능한 한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신상에 이롭다.
위에서 밝힌 대로 이 세상 시어머니들은 거의 다 자기며느리가 마음에 안 들고 싫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싫어하는 그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적어보기로 하겠다.
1)집밖에서 며느리를 험담하는 시어머니.
2)친정식구 험담하는 시어머니.
3)외출하거나 음식을 만드는데 간섭을 하는 시어머니.
4)며느리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시어머니.
5) 집안의 돈이 모두 아들이 번 돈이라고 주장하는 시어머니.
6)자기 집 며느리를 다른 집 며느리와 비교하는 시어머니.
7)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 왔다갔다 설치고 다니는 시어머니.
8)부부싸움에 끼어 들어 아들편만 들어주는 시어머니. 이외에 너무나 시어머니를 싫어하는 이유가 많지만 생략하기로 하겠다.
성경에 보면 고부간이면서도 며느리를 친딸처럼 여겨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바로 시어머니 나오미와 며느리 룻이다. 이 가정은 소위 말하는 팔자가 사나운 집안이었다.
좀 더 잘살아 보려고 두 아들과 함께 먼 타국으로 이주를 했다. 이민을 가서 두 아들을 장가를 보내고 오손도손 잘 살아보려고 했는데 그만 남편이 죽고 만다. 그리고 또 불행이 겹쳐 두 아들마저 죽고 만다.
그러다 보니 졸지에 한집에 과부만 셋이 남게 됐다. 시어머니는 젊은 두 며느리가 불쌍해서 자기고향인 이스라엘로 갈 테니 너희는 여기서 남아서 마음에 드는 남자와 재혼해서 살라고 권한다.
한 며느리는 시어머니 말씀대로 그 땅에 남아서 재혼하여 살게 됐고, 또 한 며느리 룻은 기어이 시어머니를 따라 이스라엘로 돌아와서 시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모시고 살아간다. 시어머니 나오미는 룻을 다시 시집보낼 계획을 갖고 좋은 남자에게 결혼을 하도록 만든다. 룻은 시어머니의 주선으로 재혼을 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이렇게 해서 다윗 왕가가 시작된다. 룻은 다윗왕의 증조모가 된다. 정말로 고부간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여기서 우리는 둘의 관계 속에 발견하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1)자신보다 상대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한다.
2)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딸처럼,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친정어머니처럼 친근하게 여긴다.
3)사소한 일에도 의견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눈다.
4)고난을 탓하거나 상대를 원망하지 않는다.
5)부지런히 맡은바 일에 충실하며 자신의 일에 성실을 기한다.
6)시모는 자부의 행복한 내일을 위해 헌신한다.
7)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말에 절대 순종한다.
며느리는 딸이 될 수 없지만 며느리를 딸처럼 여기고 사랑하고 감싸주며, 시어머니를 친정어머니처럼 모시고 효도를 한다면 가정에서는 고부간의 갈등이 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 이러한 가정에는 하나님의 축복이 반드시 임할 것이라는 것도 믿어 의심치 않다.   myongyul@gmail.com <884/0618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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