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총기난사, 과연 그 길 밖엔 없었던가 

<김원동칼럼> 총기난사, 과연 그 길 밖엔 없었던가
미국에서 대형 교내 총기사건이 벌어졌다면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데서 참으로 부끄럽다.
총기난사, 과연 그 길밖엔 없었던가! 도대체 왜 이러는가!
아직도 악몽으로 남아있는 버지니아공대 집단총기난사사건, 2007년 4월16일 오전에 일어난 일이다.
이민가정의 1.5세이며 미국영주권자인 조승희가 벌린 총기난사극은 32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부상을 입은 끔찍한 사건으로 미국역사상 최악의 교내살인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때 북미주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고개를 쳐들지 못할 정도의 난감한 입장이었음은 물론 그로 인해 그 학교 내에 한국학생들이나 다른 코리언들에게도 “코리언 고홈”의 구호가 나올까봐 가슴을 조였다.
그러나 캠퍼스는 조용했고 그 어떤 미국정치인이나 언론들도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데서 코리언이라는 특정민족을 지칭해 별로 말이 없었다. 한국과는 너무나 달리 도매금으로 매도하고 싸잡아 족치는 일이 없었다.

2002년 6월13일 소위 “효순 미선이 사건”으로 불리던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훈련중이던 미군 장갑차 운전병의 부주의로 하교길의 이들 두 여학생이 사망했을 때 한국에서 반미감정은 극에 달했다. 60항쟁 이후 최대의 인파가 모였다는 그 반미의 성난 물결 말이다.
촛불시위를 비롯해 극한의 반미감정은 심지어 종교단체들까지 반미구호 속에 양키고홈을 외치며 미국을 저주하며 기도회를 열 정도로 반미감정은 극에 달했다.
끝내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한국대통령에게 직접사과를 하면서부터 수그러졌다.
당시 사과를 했던 부시는 버지니아공대 사고나 이번 오클랜드사건의 주범까지 한국인이라는 데서 어떻게 보고있을까 궁금하다.
아직 미국 땅의 그 누구도 반한 데모나 이명박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이는 없다. (한국내 대학에서 미국유학생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면? 상상하고 싶지 않다.)

그건 그렇고 이건 또 무슨 날벼락인가.
버지니아공대 사건 때도 처음발표가 범인의 인상착의를 동양계로 보도하다말고 한국인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뉴스가 쏟아져 나오더니 이번에도 동양계 운운하더니 드디어 한국계로 밝혀졌다.
두 사건 다 첫 보도를 보고 한국계는 아니길 바랐던 간절한 마음 품지 않았던 코리언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또 터졌다. 무슨 금메달을 딴 소식도 아니고 이게 뭔가. 도대체!

지난 2일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 소재, 한국목사가 설립한 신학교인 오이코스대학에서 또 총기난사사건이 벌어졌다. 역시 캘리포니아 주 역사상 최초의 교내총기난사사건으로 신기록을 세웠다. 한국학생을 포함한 7명의 학생이 목숨을 잃고 3명이 부상을 입은 대사건이다.
끔찍하기 말할 수 없는 위 두 사건의 범인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왕따”와의 연관성이다.
조승희도 대인기피로 스스로 왕따가 되었으며 이번 오클랜드사건의 주범(고원일 43세)도 영어실력 부족으로 따돌림을 받았다는데서 왕따의 공통점이 있다.
두 달 전에 있었던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애틀랜타 수정사우나 총기난사사건도 알고 보면 가족들 간에 왕따 당했다는데서 저지른 보복이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부터 왕따라는 출처불명의 퇴폐문화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유서를 남기며 저승길로 간다. 그런데 치즈와 버터를 먹고 달라진 체질 탓인가 미국의 한국학생들 중 범죄를 일으킨 이들의 행태를 두고 보면 한국처럼 자살이 아닌 타살로 막을 내린다.

아무리 남의 말하지 않는 미국사람들이라지만 두세 번에 걸친 끔찍한 총기난사의 주범이 수많은 민족이 모여 사는 나라에서 왜 하필 한국인들이 단골인가 하고 어깨를 들썩거려보는 궁금할 때 해보는 제스추어가 눈앞에 스쳐간다.
때마침 한국인으로서 세계은행 총재로 백악관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추천 지명한 시점에서다.
이 사람이 한국인이라는 걸 입이 달도록 동래방래 돌아다니며 자랑해도 모자랄판에 우리의 입과 마음은 천근만근 무거운 쇳덩어리가 짓누르고 있을 뿐이다.
대학들을 순회강연하면서 몇 주 전만해도 “한국인을 좀 닮으라.”던 오바마의 입장도 난감해지긴 마찬가지다.
아무튼 부끄럽다.
쥐구멍이 그리 많지도 않은 나라에서 또 어디로 숨어야 한단 말인가, 북미주 땅에서 어느 민족보다 교회가 절대적이며 압도적으로 많은 민족인데 우짼일인가,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총기 난사 과연 그 길밖엔 없었던가!. <827/0412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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