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자촌 구룡마을은 피해 복구지원에서 제외

판자촌 구룡마을은 피해 복구지원에서 제외

같은 강남땅에 내린 게릴라성 물 폭탄으로 인한 피해가옥이나 제반 피해복구를 위한 정부의 피해 복구 지원사업에서 판자촌 구룡마을은 제외란다.
무허가 판자촌이기에 피해복구 지원에서 열외시킨다는 잔인한 정부, 세계 경제10위권에 G20 국제회의도 개최하고 동계올림픽도 유치한 나라에서 판자촌은 국격 앞에 체면문제인가? 그래서 눈에 가시 같은 판자촌이 이 참에 확 쓸려가 버리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하기라도 하는가!

정부 언론 봉사기관마저 외면하는 곳 우리라도 도와야 한다는 방송인 김제동의 호소에 지난 30일 오후부터 구룡마을 현장에는 적잖은 네티즌들이 몰려들어 거동도 못하는 꼬방촌 노인들을 다독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나마 주류언론들이 아닌 네티즌들이 띄우는 동영상에서나 겨우 볼 수 있다.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그 악취가 향기로 변하는 신선한 충격의 현장을 컴퓨터를 켜 놓고 한참이나 헤매던 끝에 겨우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번 물난리를 두고 인재(人災 )라는 주장에 하늘에 구멍이 난 재앙 앞에서 무슨 소리나며 천재지변임을 대통령을 위시한 책임져야할 사람들의 입에서 튀어 나오는 소리다.
물론 천재(天災)도 있고 인재(人災)도 있다.
그러나 서울의 강남구에 터진 물폭탄 만큼은 인재임이 분명하다.
불안요소들을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하는 숱한 민원에도 관할구청은 시종 외면으로 일관했다.
안전불감증 속에 전시행정에만 몰입한 이명박 오세훈 전 현직 서울시장들이 불러온 그곳의 물 폭탄은 이미 예고된 재앙이다.
지하 배수시설 등을 고려하지도 않은 주먹구구식으로 밀어붙이며 생태공원 조성이니 “디자인 서울” 같은 잠꼬대를 외치며 난 개발을 부추긴 그들의 피치 못할 책임론에서 인재라는 말에 설득력이 강하다.
그리고 우면산 산사태로 인해 매몰 중 유실되었다는 적잖은 수의 발목지뢰가 언제 어떤 후유증을 안고 올지도 미지수라는 데서 군은 그 일대에 지뢰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이번 강남 물폭탄 사건은 원인규명 차원에서 볼 때 모든 것이 이만저만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사건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칼럼에는 같은 물난리에서도 피해복구에 빈부의 차이를 두고 엄격히 선을 긋고 있는 잘사는 동네와 판자촌을 차별 지원하는 천인공노할 사례만 짚어보고 싶다.

전원마을 향촌마을 이름만 들어도 부자 동네 냄새가 풍기는 그곳 피해지역에만 취재기자들이 들끓고 방송카메라맨들이 몰려 있다.
1200가구의 인근 구룡마을 판자촌에는 500여 가구가 침수되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으나 무허가판자촌이기 때문에 도울 수 없다는 뜻인가, 아무도 얼씬거리지 않는다.
북한도 지원하고 쪽발이들도 도운 한국인들, 돼지저금통을 들고 나오던 고사리 손들의 그 아름다운 모습들도 이번 판자촌 피해현장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후구시마 후구시마를 미치듯 외치며 장사진을 이루던 그 성금대열의 물결도 어디로 갔는가.
아프리카 중국 등지의 피해현장은 찾아가 눈물을 찔금 거리던 이 대통령이 구룡마을은 왜 외면하는가,
구룡마을 국민들이 아프리카나 중국이나 북한이나 일본국민들보다 촌수가 더 멀어 아는척하기에 불편하다는 말인가!
부자동네 피해자들은 급하면 호텔 등으로 옮겨 지날 수도 있다. 그러나 구룡마을 주민들은 떠날 곳이 없다.
그래서 그들은 더욱 지원이 필요한데도 정부당국이 그들은 도울 수 없다고 하니 방송인 김제동이 나섰다.
정치권에서 줄지어 방문하며 수재민들을 위로하고 현장시찰 하는 사진은 나온다. 휴가도 반납했다며 자원봉사를 나왔다는 봉사자들의 아름다운 모습도 화면에 띄운다.
대기업들의 이동정비차량이 줄지어 나와 구슬땀을 흘린다. 물론 잘 사는 동네에만 국한된 현실이라는 데서 쳐다보는 마음이 한없이 무겁다.
재벌인 신세계회장 부인이 물난리로 죽었다는 소식과 가수 이효리의 집이 어떻고 청와대는 안전하다는 뉴스를 쏟아내는 앵커들의 말 폭탄이 물 폭탄만큼이나 속을 뒤집는다.

그들은 왜 구룡마을의 참상 보도를 외면하는가! 어느 놈의 지시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판자촌은 수마에서도 무조건 외면해야 한다는 정치 언론 사회의 짜고 치는 고스톱 판 앞에서 나의 탯줄이 묻혀 있는 그 땅 내 조국을 이토록 저주해 보기에는 오늘이 처음이다.
참으로 비참한 마음 금할 길 없다.
구룡마을은 무허가 판자촌이기에 구제 복구에서 기수열외가 되어 왕따 당한 인권사각지대라니…..
호소할 때도 기댈 곳도 없는 구룡마을 수해 피해자들 그들에게 무슨 죄가 있는가….
죄가 있다면 안 태어났어야 할 그 땅에서 태어난 죄 밖에 없다!. <794/201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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