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뭐 뀐 놈이 성낸다더니

<김원동칼럼> 뭐 뀐 놈이 성낸다더니

천신만고 끝에 청와대로 입성한 DJ의 제1성이었다. “대통령이 되고 청와대에 들어와 보니 나라 구석구석이 이렇게 썩은 줄은 미처 몰랐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제1야당 총재로써 나라 썩는 냄새를 그토록 몰랐다는 게 자랑이냐면서 야당 당수로서의 책임은 없느냐고 말했다. 그리고 13년 만에 나온 또 한사람의 닮은꼴 발언이다.
지난주 16일에 이명박 대통령은 70여명의 정부 산하 장 차관들을 소집해 놓고 “몇 일전 원로들을 모신 자리에서 국가 사회전체를 망라한 구석구석이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금시초문인양 방방 뛰는 모습을 보였다.
국가가 이 정도로 악취 진동하는 썩고 검은 쓰나미가 되어 밀어닥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들었다며 역정을 부리는 모습이 가관이다. 국민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것을 대통령 혼자만 모르고 있었다니 말이다.
집권 3년 반 동안 나라가 썩는 냄새를 전혀 못 맡았다는 그는 모든 책임을 그들 장차관들에게 전가하려 했다. 공직사회의 부정부패에 대한 단호한 척결의지를 표명하는 그 날에도 대통령은 장석효라는 최측근을 도로공사 사장으로 낙하산을 태워 내리는 가당찮은 행동을 하는 그야말로 “말 따로 행동 따로”하는 식의 본인의 십팔번인 못 말리는 따로국밥정치라는 허무개그를 벌렸다.
이어 불원 한국전력 사장에도 역시 측근인 김모 국정원 기획실장을 태워 내리기 위해 낙하산 줄을 매달아 준다는 보도도 함께 떴다. 그런 판국에도 뭐 뀐 놈이 성내더라고 자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는 않고 모든 공직사회의 비리문제를 장 차관들에게만 3시간 동안 호된 질책으로 일관했다.
강부자와 고소영으로 불리는 측근인사로 첫 단추를 잘못 낀 자신의 개판 인사라는 행동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후회도 없는 채 그저 모두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정부 건물 속에서 벌어진 한낮의 코미디였다.

각본에 의한 MB의 위장 화풀이 장소인 회의장을 나온 그들 장차관들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왔을까는 불을 보듯 뻔하다.
자신이 책임져야 할 최근만 해도 엄청나게 터져 나오는 최측근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치고 빠지기식의 공직사회비리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바지저고리 장 차관들에게 국민여론 전환용으로 한바탕 했다고 저마다 주절거렸을 것이다.
나라꼴이 잘못되어 갈 수 밖에 없었던, 공직비리가 만연될 수밖에 없었던, 공직사회의 부조리의 원천은 자신이 쏟아 부은 묻지마식의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낙하산 인사가 근본 원인이었음을 애써 감추려 드는 책임져야 할 원인제공자로써의 유치한 오리발 행위에 다름 아니다.

대통령 자신의 동향인 경상도 영포마피아 출신의 박 모 차관을 두고 공직사회에서는 왕 차관이라고 불렀다.
이런 실세차관 앞에서 설사 실력을 바탕으로 승진한 장관이라 한들 이명박 사단의 실세차관 앞에 맥을 못 쓴다.
영포라인뿐 아니라 고려대, 소망교회, 서울시 인맥으로 불리는 소위 낙하산부대인 정치판 공수부대원들 앞에 모두가 고양이 앞에 쥐 신세다.
심지어 장관이 국장인사도 마음대로 못하고 적시적소에 배치할 인물이 아닌 지난 대선에서의 기여도를 잣대로 주장하는 실세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한다.
그럭저럭 괜찮은 모양새로 올라간 비실세 감사원장이라는 자리도 서열상 아랫사람인 낙하산 타고 내려온 MB공수단의 실세 감사위원의 압력에 사죽을 못 쓰는 형국이라며 대한민국 공공기관의 감사자리 70퍼센트가 이명박 공수단장이 투하한 자기식솔인 무자격 낙하산부대원들이라고 한다.
그러고도 그 사회가 잘되고 건전하기 바란다면 그건 형편없이 덜된 생각이다.

떡볶이 아줌마들이 푼푼이 모은 돈을 강탈한 강도 집단인 저축은행 사건에서도 감사를 방해하고 감사나 감독정보를 미리 강도 집단에 빼돌린 대가로 왕창 해먹다가 깜빵 신세가 된 대통령당선의 일등공신인 은진수를 위시한 수많은 MB통 VIP들이 있지 않은가!
낙하산으로 인해 나라 전체가 악취 풍기는 돼지우리가 된 그곳과는 달리 이명박 낙하산부대가 뭔지도 모를 한국이 낳은 명품물개 박태환은 이국하늘아래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태극기가 게양되는 수영 3관왕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뭐 뀐 놈이 성내는 그 우중충하고 황당한 와중에 들려오는 그 애국가 소리 말이다! (kwd70@hotmail.com) <788/201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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