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 칼럼> “이명박 표 빈대떡”대박 터진다?

<김원동 칼럼> “이명박 표 빈대떡”대박 터진다?

4월27일과 5월2일, 닷세 간격으로 한국과 필자가 사는 이곳 캐나다에서는 국회의원선거가 있다.
한국에서의 이번 보궐선거는 그간 너절한 사연들로 인한 빈자리를 채우는 선거고 캐나다에서 치르는 이번 선거는 정부의 예산안 상정과정에서 집권보수당이 야당의 예산심의를 앞둔 일부 거부과정을 무시한 채 독주하려다 국회모독죄에 걸려 내각불신임이 통과되자 여왕의 대리권자인 연방총독의 권한으로 의회해산명령에 따라 다시 치르는 선거다.

한국에서는 외교부의 한 행정관료가 국회의원을 보고 “공부 좀 하라, 말조심하라” 고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상대로 대들고 고함을 질러도 국회모독죄가 있으나 마나 한 나라에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구렁이 담 넘어 가듯 한다.
하기사 국회의원 스스로가 국민의 존경을 받을 짓거리는 아예 외면하고 사니 모독이고 뭐고 운운할 가치가 없다.

분당 재보선과 관련해 회의를 마치고 나온 한나라당 최고위원 홍준표는 앞질러 질문을 한 출입 기자에 대해 “놀고 있네” “니가 다해”라는 막말을 한 것이 여과 없이 돌발영상에 떴다니 기자를 그렇게 모독하는 국회의원에게 의원 그들만을 위한 모독죄라는 것이 성립될 여지가 없을 듯하다.
개판 속에서 그냥 밀고 떠밀려 나가는 한국의 정치 풍토, 특히 고질적인 치유불가능의 막가파식의 한국선거문화를 보고 하는 말이다.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일어나는 일련의 꼬락서니는 목불인견(目不忍見) 그 자체다. 물론 처음 보는 일도 아니지만 이번 선거양상은 또 다르다.
죽느냐 사느냐의 사투(死鬪)를 벌리는 선거현장에는 상대 정당과 후보를 향한 화끈한 것을 선호하는 유권자들의 민도(民度)를 의식한 듯 중상 비방 모략으로 한껏 바람을 일으킨다.
색깔론 변절론 까지 들먹이며 냅다 뱉어내고는 아니면 말고 식으로 쓸어 담았다가 하는 발전과 변화를 거부하는 한국 선거문화의 한계점을 드러낸다.

서로가 다투어 노무현의 무덤을 찾아가 넙죽 엎드리며 큰절을 몇 차례하고 나서는 자신이 노통의 정신을 이을 좌빨의 원조라며 김해 사람들을 상대로 표 동냥을 한다.
야당후보이기에 연민과 함께 동정표가 나올지 모르나 한나라당 후보가 죽은 노무현을 붙들고 들어 눕는 개그도 본다. 그리고 표만 얻고 보자는 생각에서 덮어놓고 내뱉는 선거공약도 그렇다. 이곳처럼 관철도 못할 선거공약을 남발했다가는 정치생명이 끝나는 그런 점도 한국은 없다. 그냥 될대로 되라는 식의 공약이다.

이곳은 승리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이 따로 없는 사생결단을 벌리는 그런 무질서가 통하는 나라가 아니다. 그럴 무대도 없다. 각 정당대표들 간의 공동정견토론을 보고 표심이 정해 질 뿐이며 정당별로 색깔을 입힌 후보들의 팻말이 골목 어귀 잔디위에 나란히 꽂혀진 채 조용히 심판을 기다리는 분위기가 전부다.

정당별 공약도 물론 있다. 복지향상론이 주를 이룬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의료비 한 푼 안 들이고 사는 이곳에서 더 무슨 복지를 기대할까만 나의 간절한 소망인 신용카드 이자를 낮추겠다는 공약이 없어 조금은 씁쓸하지만 그건 그냥 넘어가고 변화를 축구하는 기질이어서 야당에게 깨끗한 두 표를 던지기로 가족과 합의했다.

눈을 씻고 봐도 시끄러운 선거분위기는 찾을 수 없다. 의심할 선거공약도 없다. 짝퉁공약의 남발을 허용치 않는 이곳의 민도(民度)가 그런 우량 정치문화의 토양을 만들었다고 본다.
최근 대선공약 뒤집기의 명수인 대통령의 의중을 슬쩍 떠보는 기자 질문에 MB는 거침없이 말했다는 후문이다.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서는 무슨 짓인들 못하겠느냐”고, 대통령의 대선공약의 개념이 이럴진데 의원이나 도백들의 짝퉁공약쯤이야 애교로 봐야한다.

최근 강연회를 가진 명진스님이 청중들을 향해 여러번 뒤집을수록 맛이 나는 게 뭔지 아느냐면서 빈대떡을 정답으로 풀이했다.
그러면서 뒤집기 전문가인 이대통령은 청와대를 물러난 즉시 잡념 거두고 남대문 시장에 가서 “이명박표 빈대떡”집을 열라고 했다.
대박을 예상하면서 대통령에게 던지는 애증(愛憎)의 표현 아닌가! 마늘밭에서 나온 백억원의 노다지 기사보다 한복출입을 거부하는 신라호텔의 황당한 기사보다 명진스님이 던지는 메시지가 한결 돋보인다. 대박을 예상하는 “이명박표 빈대떡” 말이다.(kwd70@hotmail.com) <780/201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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