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법정스님의 무소유와 일부 정치목사들의 명예욕

<김원동칼럼> 법정스님의 무소유와 일부 정치목사들의 명예욕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인 조용기 목사가 한 말이 한국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가 추진했고 2월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던 소위 스쿠크법으로 불러지는 이슬람 채권법에 대해 조 목사는 지난 24일 이 법안이 통과되면 대통령 하야운동을 즉각 전개할 것이고 동시에 정권퇴출을 위한 투쟁에 목숨을 걸겠다고 했다.

한기총(한국기독교 총연합회)도 질세라 이 법안에 찬성하는 의원들을 상대로 낙선운동을 벌리겠다고 호언했다.
헌법에 명시된 정교(政敎)분리 원칙도 무시한 대정부 투쟁에 올인하는 모습을 하나님께서 예뻐하실 리가 만무다. 성경에 있건 없건 법은 법대로 지켜야할 의무가 특히 종교지도자들에게는 각별히 요구된다.

목사들의 이 말에 청와대와 정치권은 한 발자국 물러서면서 2월 국회통과는 없던 일로 접고 넘어갈 모양이다.
이슬람 율법에 의해 이자가 붙지 않는 채권이라는 데서 국익차원에서 추진한 일이건만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의 목사 발언이라는 데서 표를 먹고사는 국회의원들이 움츠리고 들어간다. 천주교와 불교계가 그토록 반대하는 4대강 사업에는 눈도 깜짝 안 하던 정부가 역시 대통령이 개신교 장로라는 데서 서로 서로 눈치를 보면서 비실거리며 뒷걸음질이다.
이슬람채권법의 통과로 이슬람의 포교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그들이 초법적으로 그렇게 나선다면 종교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된 나라에서 말이 안 된다.

한국개신교도 이슬람을 상대로 포교활동을 하지 않는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샘물교회 순교자들의 일은 어느새 잊어버렸는지 모를 일이다.
그리고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하야시키고 국민들이 선택해야할 지역 국회의원 선거에도 개입하여 낙선운동을 벌리겠다니 선뜻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국가의 경제정책조차 종교의 잣대로 단죄하려든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경제논리에 앞선 종교논리의 횡포라고 표현하는 보수단체의 반발도 크다.
목사의 소유욕과 명예욕이 문제라는 행동하는 지성인인 손봉호 교수(장로)는 최근에 일어나는 일련의 사태를 보고 강한 톤으로 비판하고 있다.

특히 이법이 통과되면 조목사의 대통령 하야발언과 함께 찬성의원들을 상대로 개별적인 낙선운동을 벌리겠다는 길자연 한기총 회장을 두고, 교단을 대표하는 그런 기독교 총연합회라는 단체는 한국 외에는 없다면서 자신은 한기총이라는 기형단체부터 해체하는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한다.

한기총 회장 출마에 40억의 선거자금을 쓰고 대형교단의 총회장 목사선거에 50억에 가까운 돈을 쓰는 이런 풍토를 없애기 위해 뛰겠다면서 단호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 모든 것이 소유욕과 명예욕에 집착한 종교지도자들의 잘못된 사고에서의 출발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물론 소유욕도 명예욕도 모르고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비정치적 성향의 목사님들의 수도 많다는 말을 함께 하고 싶다.)
일부 정치목사들의 지나친 명예욕과 소유욕에 대해 쓰다 보니 오늘이 바로 무소유 정신과 청빈한 삶, 지혜가 녹아든 말씀이 종교를 넘어 깊고 넓은 울림을 남기고 가신 법정스님이 입적하신지 1주년이 되는 날이라는 생각에 머물면서 짧지만 긴 의미의 1주기 추모 글이 있어 여기 옮겨본다.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도 말고 관과 수의도 마련하지 말고 지체 없이 평소에 승복을 입은 상태로 대비하여 주기 바란다는 유언과 함께 불덩이가 타 들어가는 마지막까지 ‘무소유’를 실천한 그의 마지막 말이 귓전에 맴돈다. 비움으로써 오히려 넉넉하고 행복한 삶을 산다”는 가르침을 주고 떠난 법정스님, 스님 입적 1주기인 오늘(28일)을 맞아 종교와 성은 다르지만 같은 수행자이자 청빈한 무소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해인 수녀님의 글로써 한국의 정치목사들이 한번쯤 음미해 볼 말이 아닐까 싶다. (kwd70@hotmail.com) <774/201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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