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한겨레저널 캠페인 3> 도박 없는 건강한 한인사회를 만들자

<2011 한겨레저널 캠페인 3> 도박 없는 건강한 한인사회를 만들자
[2011-02-16, 06:05:11] 한겨레저널

<2011 한겨레저널 캠페인> 도박 없는 건강한 한인사회를 만들자
몇 년전 세미놀 인디언이 운영하고 있는 하드 락(Hard Rock)이 라스베가스 스타일 카지노 운영 허가를 받고 슬롯 머신, 블랙잭 및 바카랏 등 테이블 게임을 설치한 이후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불경기일수록 술집과 도박장은 호황을 맞는다는 설을 입증이나 하듯 플로리다 전 지역에 있는 7개의 카지노에서 매년 220억 달러의 수입(2009년 현재)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세미놀 족은 이렇게 번 돈을 노인이나 어린아이 할 것 없이 모두 공평하게 나누는데 일인당 연 12만 달러씩 나눠 갖는다고 한다. 지난 1979년 처음 도박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1인당 연수익이 100달러이던 것이 2005년에는 5만 4천 400달러로 껑충 뛰었고, 2009년에는 플로리다 노동자 평균 임금인 4만 달러 보다 3배나 많은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이런 수입의 원천은 당연히 카지노를 즐기는 도박꾼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도박의 속성도 모른 체 한두사람의 노름꾼에 의해 만연되기 시작한 도박 열풍이 개인과 가정에 파탄을 몰고 오면서 이제는 그 여파가 한인사회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드 락 호텔이 카지노를 운영을 하기 전에도 본보는 도박으로 인한 가정파탄이나 경제적 어려움이 상당하여 도박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여러 차례 연재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 사회 일부로 깊숙이 퍼져가고 있는 도박 풍조가 가라않을 기미를 보이지 않아 “도박 없는 건강한 한인사회를 만들자”라는 주제로 다시 도박에 대한 특집 기사를 기획하였다. 총 3회에 걸쳐 게재될 이번 특집이 동포사회에 밝은 빛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자>3. 도박중독은 사회적 문제이다

지금 한국에는 도박에 빠져 많은 돈을 탕진하고 결국 자살까지 하는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50대인 A씨는 강원랜드에서 80여억원을 잃고 강원랜드를 상대로 75억 4천여만 원을 물어내라는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냈지만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또 버스기사인 50대 B씨도 도박 빚 3억 6천만원 때문에 목을 매 자살을 하였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도박 시설이 있는 도시의 자살율이 도박시설이 전혀 없는 도시의 자살율에 비해서 4 배가 높다는 통계가 있다. 도박중독자들은 도박으로 인해 재산을 탕진하고 도박 빚을 진 경우 그것을 감당할 수 없는 무력감과 가족들에 대한 죄의식과 수치심 등으로 인해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카지노가 있는 호텔의 창문은 열지 못하게 되어 있는 시설들이 많다.
또한 도박자 가족, 아내들의 자해 및 자살율도 일반 가정주부보다 훨씬 높다. 어느 도박자 부모는 사랑하는 자식이 도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기가 너무나 힘들고 견디기가 어려워 자살할 생각을 2번이나 했었다고도 한다.그러나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도박중독자들이 도박을 하기 위해 불법적인 일을 감행함으로써 사회적인 문제로 확산된다는 점이다. 직장인의 경우에는 회사의 공금을 유용하는 경우가 흔하고 심지어는 절도, 사기 등을 통해 도박 자금을 확보하려한다. 한국의 경우, 도박중독자의 20%가 자살을 하며 거의 100%가 가정을 가지지 못하거나, 가정파탄을 경험하며, 절도죄의 35%, 횡령 등의 비폭력 범죄의 40%가 도박 때문이라고 한다.

도박 중독 도박의 정신병리에 대해 말하면 가장 강조할 것은 ‘도박중독은 병’이라는 것이다. 병일 뿐만 아니라 한가정과 사회를 파괴하는 사회적 질병이다. 그 이유는 도박이 그 자체의 중독성만이 문제가 아니라 다른 범죄의 원인이 된다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그러나 중독이란 자기의 의지로 그만 둘 수 없기에 중독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모든 중독에 공통되는 금단증상 때문이다. 금단 증상이 한번 생기면, 인간의 모든 의지와 감정, 사고가 금단증상을 해소하기 전까지는 오직 그 중독시킨 물질이나 현상에만 집중되고,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사고가 마비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독에 빠진 환자는 범죄에 쉽게 빠지게 되는 것이다.

2년여전 LA에서 권모씨는 도박 빚으로 인해 친구인 조모씨를 권총 살해하여 동포사회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은 적이 있었다. 권모씨가 체포될 당시에도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고 있어 도박이 인간의 판단력을 얼마나 파괴시키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사건이었다.

또 비슷한 시기에 콜로라도에서는 한인회 부회장을 지낸 이모씨(53)가 도박에 빠져 40여만 달러의 곗돈을 가로채 도박으로 모든 돈을 잃고 경찰에 절도 혐의로 잡혔다. 이씨는 처음에는 범죄사실을 부정했지만 결국 5년형을 선고받아 수형 중이다. 이 사건을 보도한 신문은 이씨가 79년 단돈 20달러를 들고 가족과 함께 이민와 낮에는 봉제 공장과 설겆이 밤에는 청소일을 하는 등 30년간 열심히 일해 아메리카 드림을 이뤘지만 결국 악몽으로 끝나고 말았다고 싣고 있다.

결국 도박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도박자가 자살을 하면 개인의 사업체는 파산을 하게되고, 회사 공금이 유실됨에 따라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카드회사와 융자를 해준 은행은 피해를 입게되어 국가와 지역사회에서 세원 확보를 위해 도박시설을 확장한다고 하지만 도박으로 인해 가정과 사회 그리고 금융질서에 피해를 주는 것을 감안하면 국가로서도 앞으로 남고 뒤로는 밑지는 장사다. 그래서 어느 학자들은 도박을 국가나 사회에 이득이 없는 제로섬게임(Zero sum game)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도박으로 이끌고 있는 요인 중에 하나는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불법적인 도박이다. 각종 모임 이후에 몇몇이 모여 적은 돈을 걸고 고스톱이나 포커 등으로 도박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우리 사회에 도박에 대한 불감증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이다.

같이 고스톱을 하고 포커를 하면서 친해질 수도 있지만 돈을 따겠다는 욕심으로 인해 그런 모임이 잦아지고 급기야는 서로 감정이 상해 치고 받는 폭력사건으로 이어졌다는 소식도 있다. 다행이 화해가 되어 일이 크게 번지지는 않았지만 만약 경찰에게 적발된다면 중형에 처해지는 것은 물론 추방당할 수 있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우리 주변에 심심풀이 고스톱, 포커 등도 사라져야 할 것이다.

도박은 자기 자신뿐 아니라 가족 등 주변의 사람들까지 회복할 수 없는 파탄 지경으로 몰고 갈 수 있다. 그러므로 도박은 자기 자신의 결단으로 끊어야 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므로 어느 단계까지는 가족이나 친척, 친구들이 나서서 그를 도와주어야 한다.

도박 중독자에게 “엄한 사랑”을 베풀어 입원 치료하거나 관계기관에 연락해야 한다. 도박자의 잘못에 대한 지나친 관용, 가족의 지나친 책임감, 과도한 경계, 묵인, 가족의 의지대로 통제하려는 등의 가족의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도박중독자에게 도박 환경을 조성해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또한 가정을 지키기 위한 조처로서 남은 재산목록을 작성하여 부동산과 은행구좌를 도박을 하지 않는 배우자의 명의로 이전하는 등 남은 재산 보호를 생각해야 한다.
법률적으로 남은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가정경제를 지키며 도박자가 더 이상 재산에 손을 대지 못하게 되어서 도박을 중단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가족이 매번 도박 빚을 쉽게 대신 갚아주게 되면 도박자는 자신의 도박으로 야기된 결과에 대하여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고 결과적으로 도박자가 점점 더 무책임해지고 도박을 더 하게 만든다.

도박은 정신적 질환의 일종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므로 치료 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박 중독자들은 자신이 정신질환자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것을 인정하게 만들어 자기 자신이 스스로 치료를 받겠다고 나서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가족 특히 배우자가 유일하다.

이 상황에서는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 두 사람 사이의 추억에서 시작해서 가정 문제, 자녀의 미래 문제, 노후 대책 등 두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대화를 통하여 도박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인지하게 하고 스스로 치료에 나서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 후 도박을 끊겠다는 결심을 했다 하더라도 사실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치료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한다면 치료를 받겠다는 결심을 해야하고 치료 과정 동안 세밀한 사랑과 관심을 베풀어야 한다.

자발적인 치료 유도가 실패했을 때에는 강압적 치료를 유도해야 한다. 배우자 혼자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목회자, 상담자, 가족, 친구, 직장 상사 등 4-5명이 더 참석하여 치료로 유도한다. 도박 중독자를 반강제로 도박자들 회복모임에 인도하면, 도박자는 마지못해서 회복모임에 나왔지만 3개월 정도 지나면 잘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주위사람들이 먼저 회복된 모습을 발견한다.
이렇게 대부분의 강압적 치료 유도는 성공한다.
간혹 실패한다 해도 “가족 자신의 인생 변화”가 시작되어 서서히 도박자는 가정에서 도박자금을 마련할 수 없음을 인식하게 되어 회복 단계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계기가 된다.

도박은 선천적인 질환이 아니다. 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인식해야 한다. 바꿔 말하면 도박 중독자가 그런 상황으로 빠진 요인을 제공한 것이 자기 자신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주변 사람들은 사랑과 인내를 갖게 되고 도박 중독자를 치유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도박에 대한 대책>

1) 도박 중독자는 절대로 자기가 환자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조기에 강제로 치료를 시작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박은 병임을 알아야한다. 특히 환자가 이를 인정하여야 치유의 가능성이 있다.
2) 정신과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하며, 단도박 모임 등을 통해 도박욕구를 억제하도록 하여야 한다.
3) 도박은 곧 다른 범죄로 이어짐을 명심해야 한다.
4) 아직 어떠한 약도 완치는 불가능하며, 항우울제가 효과가 있다고 하나, 아직 완전히 입증된 것은 아니다.
5) 사회적으로 도박중독자가 일차적으로는 적절한 도박으로 도박 욕구를 해소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6) 근본적으로 사회적 안전망과 감시망을 강화하도록 한다.
7) 사회적으로 도박에 대한 치료 대책을 세워야 한다.
<772/201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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