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경찰총수 내정자의 노 자살 배경설 

<김원동칼럼> 경찰총수 내정자의 노 자살 배경설 

40대 총리를 비롯한 새 내각의 각료후보자들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후보자의 면면을 보면 한마디로 비리백화점 내각이라는 평과 함께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을 끄는 사람은 단연 조현오 경찰청장 지명자다.

조현오 망언시리즈까지 등장하며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고위 경찰공직자로서의 그의 지난날에 있었던 여러 가지의 부적절한 발언들로 연일 방송과 신문지면 그리고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조 씨 뿐 아니라 늘 보는 일이지만 거두절미하고 가십으로 쓸만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으로 말 중간의 몇 마디를 뽑아서 페인트칠을 하고 확대 재생산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 사람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닌지는 모를 일이지만 아무튼 시끌벅끌한 한 주간의 뜨거운 메뉴로 뜨면서 식을 줄 모른다.
문제시되는 그의 발언으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관한 몇 년 전의 어느 공식석상에서 했다는 자살배경설이다. 그 무렵에도 시중에서 떠돌던 대수롭잖은 말이기는 하다.
즉 노통의 투신자살 배경의 직접적인 원인을 그는 자살 하루 전날 들통이 난 거액의 차명계좌 때문이라는 폭로성 발언을 했다.
청문회를 앞둔 시점에서 불거져 나온 해 묵은 발언의 내용, 그걸 까발리는 언론들의 태도도 보기에 애매한 점은 마찬가지다. 저절로 불거졌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까발리는 건가 모를 일이다. 서부영화의 제목처럼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는 말이다.
아무튼 그의 발언 내용의 진위를 가릴 수 있는 곳은 며칠 앞으로 예정된 청문회 석상에서 밝혀지면 될 일인데 아예 청문회장에 나올 수 없도록 하려는 것이 노 씨 측이나 야당의 공통된 입장이다. 거기서 진위가 밝혀지면 되는데 왜 그럴까.
노무현 추모재단에서는 허위사실이라고 발끈하며 법적대응 운운하면서 “죽어서도 능욕을 당하는 노 전대통령을 생각하면 피눈물이 흐른다”며 극한의 충성심을 표현하면서 현정권을 향해 “야만과 광기의 시대”라며 후보지명을 당장 철회하라면서 집중포화를 쏘대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의 표정은 청문회에서 밝히면 되지 않겠느냐며 애써 느긋한 표정이다.
조씨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명박 검찰이 불법적인 공개수사로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누명을 벗을 차례요. 허위사실이라면 죽은 노대통령은 물론 그 가족이나 추종세력들에게는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은게 필자의 단견(短見)이다.
뒷말만 무성했지 정확한 자살배경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조씨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모두가 궁금해하는 차명계좌라는 그 문제의 뭉치 돈의 현주소도 국민들 앞에 밝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노씨의 자살로 일단 노씨나 그 가족들에게 모든 사안의 수사종결이 내려진 검찰의 “묻지마 면죄부”도 밝혀지면서 전두환 노태우의 비자금을 빼앗아 국고로 환수했듯이 그 돈도 환수되어야 한다는 논지로 청문회에서 밝히고 법치국가라는 최소한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살아있건 죽었건 전직 대통령들로써의 형평성 맞는 일로 해결해야 한다는 논지를 펴는 언론인들을 향해 노빠로 보이는 수많은 네티즌들이 악을 쓰며 뎃글을 쏘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 지명자의 지난날에 있었던 발언이라고는 하지만 죽은 자에 대한 최소한 산자의 도리라는 측면에서 동의하기에는 어렵다. 그러나 청문회장에서 진위를 밝혀야 한다는 측의 논리에는 동의한다.
적임(適任)여부를 가리는 청문회라는 합법적인 공론(公論)의 장(場)이 있는데 절차를 무시한 인민재판식의 여론몰이는 옳지 않다. 전에 없이 민주국가니 법치국가라는 말에 신경이 쓰인다.
광복절 아침이라 그런가 보다. (kwd70@hotmail.com) <748/201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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