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민심어뢰”한방에 주저앉은 “MB함”
정몽준(오른쪽) 한나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살려라 경제! 희망캠프’ 회의에 김무성 원내대표와 함께 참석해 침통한 표정으로 6ㆍ2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천안함을 상품화한 북풍(北風)놀이가 부메랑 되어 돌아왔다. “민심어뢰” 한방에 MB함이 주저앉은 꼴이 영락없는 초상집이다. 선거 때마다 북풍으로 통하는 전쟁분위기만 조성하면 제대로 맞아 떨어지던 군사독재 시절의 향수 때문인지 북풍이라는 한 물 간 복고풍의 신파극 흉내를 내보았지만 약효는 전무했다.
그리고 한 물 간 레퍼토리지만 북풍을 만들려면 제대로 만들었어야지 이념부재의 어정쩡한 정부와 물에 물 탄 듯한 웰빙 정당이 만든 북풍은 초장부터 약발이 먹혀들 소지가 없었다.
보수층 표를 의식하고 전쟁분위기 고조용 대북심리전을 들먹이며 비무장지대에 확성기를 다는 시늉도 하다 말았고, 어림없다고 떠들던 북한 상선도 어느새 슬슬 남쪽항구에 입항하고 금세 일 낼 듯이 큰소리치며 기고만장할 때와는 달리 슬슬 뒷 꽁무니를 빼는 꼴을 보고 “그러면 그렇지”라며 골수 보수층 마저 투표장을 외면했다. 그리고 선거에 북풍을 악용하려는 구태의연하고 얍삽한 집권층의 의도에 반발, 변화를 지향하는 진보성향의 젊은 유권자 층이 이래서는 안 되겠다며 대거 투표에 참여하면서 상황은 확연히 달라졌다.
물론 세종시와 4대강이라는 여론을 무시한 MB의 일방적인 “묻지마 원맨쇼”도 북풍에 관계없이 투표를 통해 차제에 심판하자는 여론이 막바지에 일면서 반 이명박 전선을 형성하는데 그들은 성공했다. 원칙 없고 부조리한 세상을 사람 사는 세상으로 만들자며 선거를 통해 투표로 확 뒤엎어놓은 정말 용기 있는 젊은이들이 만든 한편의 멋진 드라마였다.
4대강이나 세종시 문제도 이젠 MB식의 못 말리는 고집이 통할 리 만무다. 세종시 관활 도(道)인 충청권은 도지사 시장 여타 지방의회 구성원들까지 전부가 야당이 싹쓸이했다.
그리고 4대강의 연관지역인 강원 충남 경남지역의 도지사로 당선된 사람들도 모두 철저한 반 이명박파들인 노통의 최측근들로써 그들은 당선과 동시에 봉화마을로 직행하여 무덤 앞에서 노무현에게 승리를 보고했다. 그래서 죽은 노무현이가 산 이명박을 잡아먹었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아무튼 한치 앞이 안 보이는 미로(迷路)의 정치권은 극도의 혼란이 올 것이며 향후 정치지형의 적잖은 변화가 올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의 사실이다.
그리고 수도 서울시장의 자리도 야당후보인 한명숙이 차지할 것으로 판명될 즈음 많은 젊은이들이 당선 세fp머니를 하기 위해 야밤에 서울광장으로 모여드는 해프닝 속에 천신만고 끝에 아주 근소한 차이로 오세훈이 겨우 역전승을 거두는 숨 막히는 시소게임이었다.
그러나 시장에 버금가는 비중의 서울교육감은 집권층의 눈에 가시인 진보성향의 전교조 측 인물이 시장자리 대신 차지하면서 벌써 교육현장을 돌며 사사건건 이명박 교육정책에 반하는 언동을 일삼는 게 예사롭지 않다. 전국의 교육감 반 이상이 보수가 아닌 진보성향 인물을 택한 국민들의 결정을 눈여겨 봐야한다.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정부를 제대로 심판하자고 나선 국민들의 안중에는 북풍은 씨도 먹히질 않았다. 그래서 북풍은 안 한 것 만 못한 실패작이었다. 아무튼 민심을 우습게 보다간 대재앙이 온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게 강력한 경고매시지로 보내면서 MB의 긴 고난의 일정은 시작됐다. 이제 더 이상의 이명박 식 고집은 불허한다는 강력한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린다. 이럴 때 MB는 상황파악을 제대로 빨리 해야 한다. 헬멧에 군화를 신고 건설현장을 누비며 샐러리맨의 신화를 창조하던 때와는 다르다. 건설회사 사장과 대통령의 자리는 다르다는 것을 늦었지만 깨달아야 한다. 국민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드리겠다고 했으니 이제라도 국민의 뜻에 순종할 줄 알아야한다. 이번 기회에 스스로 뼈를 깎는 아픔의 반성과 새로운 각오로 오히려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가 되는 대통령의 거듭나는 모습이 보고 싶다. (kwd70@hotmail.com) <739/2010-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