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이명박 개샠휘”

<김원동칼럼> “이명박 개샠휘”

대통령에 대해 욕을 못할 이유도 없다. 그러나 정도문제다. 그런가하면 욕이라는 말이 귀엽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죽마고우나 가장 친하게 지나는 친구를 남들 앞에 소개할 때 흔히 욕친구 사이라고 표현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더러는 밉지 않은 욕으로 듣는 순간보다 좋은 의미에서 긴 파급효과도 불러일으키기에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 진영에서도 욕쟁이 할머니를 내세워 유권자를 상대로 하는 홍보전에서 짭짤한 재미를 본 경우도 있다.
욕은 고사하고 임금님의 귀가 당나귀 귀에 틀림없건만 그나마도 발설하지 못하는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라고나 할까. 욕도 흉도 아니건만 함부로 그 분명한 사실마저 밝힐 수 없어 아무도 없는 대나무 숲속에 들어가 혼자서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던 임금님의 모자(왕관)제작자의 이야기와 함께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안데르센 동화에 나오는 “벌거벗은 임금님”과 함께 전해 내려오면서 적절히 사안에 따라 비유하는 의미 있는 글로써 활자화 되곤 한다. 욕과는 무관하나 상대가 임금이라는 데서 공통점이다.
대통령에 대한 욕은 박통이나 전통시절만 해도 본정신에 남들 앞에서 욕은 고사하고 그 어떤 비방의 말이나 글도 죽기를 각오하기 전에야 금기시 되어왔다.
임금님의 귀가 당나귀 귀임이 틀림없었듯이 전두환의 머리도 그렇고 이순자씨의 턱도 분명 길었지만 그 사실을 패러디나 다른 표현으로 못쓰던 살벌한 시대였다. 그러나 노태우는 “물태우”라 부르건 말건 참견 않고 검은 돈을 모으기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리고 YS는 IMF덕에 DJ는 햇볕정책이라는 김정일에 대한 “묻지마 조공”으로 욕 좀 먹었지만 살아생전 뿐 아니라 지금도 햇볕 들먹이며 조공으로 바친 돈이 천안함을 작살내는 어뢰정이 되어 돌아왔다며 백령도 사건 속에 안주처럼 묻어 다닌다.
그리고 노무현시대다. 안양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단원들과의 술자리에서 건배를 외친게 문제가 됐다. “위하여”대신에 “노시개”라고 외친 것을 그 의미가 “노무현 시발놈 개새끼”라는 말의 줄임말로 확인되면서다. 그러나 역시 놈현 다웠다. 계급장을 띄고 심사숙고해본 결과 그 소리를 들어도 괜찮다(백번 싸다는) 스스로의 판단이 섰던지 별 불이익을 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다.
국민들로부터 무던히 많은 욕을 먹은 사람이다. 집권하자마자 고소영 내각 강부자 내각하며 시작된 욕은 4대강개발로 이어지며 당하고 있는가하면 천안함 사건이 터지자 대통령 자신은 물론 총리 국정원장 감사원장 모두를 병역미필자 들만 골라 모았다 해서 그런 사람들로 무슨 국가안보를 들먹거리냐며 전사장병들을 호명하며 눈물을 흘리자 우는건 초상집에 가서 울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군대생활 해 본 사람들로 국가안보라인을 바꾸라며 도대체 뭘 하고 툭하면 울기만 하냐며 욕을 해대는 댓글이 많이 뜬다.
욕먹을 일을 하면 욕을 해야 한다. 그런데 욕도 욕 문제다. 지금 낙하산 사장 취임거부운동을 벌리며 파업 중인 문화방송(MBC) 사옥 앞에 현수막과 나무에 붙어있는 내용이다.
“MB시발놈의 새끼” “이명박 야 이 샠휘” “명박 쥐샠휘”등등.., 이것이 공영방송 사옥 앞에 내걸어야 할 표현물인가! 만의 일 적절치 못한 용어가 들어갈까 봐 사전 녹화방송 후에는 가위질과 새로운 편집을 하는 것이 방송국의 중요한 일과 중에 하나다. 그런데 이놈의 방송국의 정체는 도대체 뭔가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 대고 이런 패륜적이고 반역적인 행동을 하는 집단들의 막가파식 행동을 본 시민들은 제발 폐업할 때까지 꾸준히 데모하라는 부탁의 말을 남기는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대통령을 향한 이렇게 험하고 더러운 욕지거리는 나도 난생 처음 보았다. 욕에 무슨 수준이 있을까만 그래도 그렇지 욕도 욕 나름이어야 한다. (kwd70@hotmail.com) 733/2010-04-28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