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거물 고정간첩 잡고 보니 평통자문위원 

<김원동칼럼> 거물 고정간첩 잡고 보니 평통자문위원 

대학 강사인 37세의 이모씨가 17년간 활약한 고정간첩 혐의로 지난 29일 국정원에 긴급 체포됐다. 간첩이라는 단어의 표현조차 금기시 되었던 지난 10년 좌파정권하에서 간첩으로서 그의 활동은 눈부셨다는 보도다. 이름하여 “평통간첩”!
특히 노무현정권시 그는 같은 평통이라도 아무나 참석하지 못하는 즉 충성심이 강한 소수의 평통으로 선별, 국정원에서 있었던 3급 비밀의 안보정세 설명회에도 참석했다. 그곳에서 파악한 국가의 중대기밀과 다른 분야에서 취합한 정보 등 총 5천여 쪽을 작성하여 북에 전송한 공로로 김정일로부터 황금 노력훈장을 수상했다는 보도도 함께 나왔다.
인도에 유학시 북괴공작원에 포섭되어 방북, 김일성에 충성맹세를 하고 이어 몇 차례의 방북으로 거물간첩이 될 기초를 마련한 그는 귀국 후 대학 강사생활을 하면서 간첩활동을 위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평통”이 되어 계속 북한을 왕래했다. 적잖은 공작금을 수령했고 평화통일을 자문하기보다 대남적화통일을 위한 북의 전략상 유리한 남한의 주요군부대 동향과 주한미군의 전력배치상황 등을 보고한 이적행위인 반 평화통일정책을 자문한 꼴이 되었다.
간첩이라는 용어 자체에 신경질적이며 눈앞의 간첩에도 아량을 베풀던 정권이 그의 간첩활동을 모를 리 없었겠으나 위대한 지도자동무를 배려한 탓에 불문에 붙였을 것이며 이제라도 그를 체포했으니 다행이다. 어느 정권이 간첩에 관대했고 지금정권이기에 체포할 수 있었고 하는 그런 차원 이전에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간첩 색출이라는 것은 대안 없는 대공업무의 무조건적이랄 수 있는 원칙임에 더 이상 비유할게 없다.
사이공을 무대로 천주교 신부 승려들을 포함한 반정부 세력과 엄청난 수의 간첩들을 색출 처벌하지 못한게 월남패망의 원인이었다면, 한국도 지금 그와 유사한 월남패망의 전야 같은 상황이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간첩색출에 대공라인은 올인 해야 한다. 평통도 이 잡듯 뒤져봐야 함도 물론이다. 어디 꼭 이번에 체포된 이모 평통위원이 전부라 할 수야 없잖은가!
잡힌 거물간첩이 평통이라는 사실과 그가 김정일부터 충성의 대가로 받았다는 무슨 색깔의 노력상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훈장이라는 것도 꼭 북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남쪽에서도 있다. 특히 평통 등 모국공관에 잘 길들여진 충견들에게 주는 하사품으로 지금 북미 동포사회에는 무분별한 시상이 이어지고 있어 지탄의 목소리가 높다. 미국에서는 배모라는 사람이 참정권문제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최근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다. 그는 240만 재외동포에게 부여된 참정권과는 전혀 무관한 미국 시민권자다. 투표장에 얼씬도 못할 법적신분상 엄연한 양키인데도 참정권을 들먹거리며 수상자가 되었다. 같은 시각 이곳 캐나다에서도 영사관의 충복 한 사람이 역시 국민훈장 동백장의 수상대상자로 나오자 동포사회가 시끌벅적하다. 총영사에게 즉각 취소를 외치는 공개서한에는 재미있는 표현도 들어있었다. “역주행하는 운전사에게 모범운전자로 시상하는 보험사가 있느냐” “탈영병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주는 나라도 있느냐”는 표현에 읽는 사람들의 폭소를 자아내고 있다. 그뿐인가 평통이라는 직책을 이용 간첩활동에 약발이 섰던 이번 평통 간첩사건을 보고 또 하나 생각나는 게 있다. 물론 평통이라는 제3국의 헌법기관이 이 땅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주재국에 대한 주권침해행위라며 평통해산을 요구하는 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모국정부는 정권 홍위병들로써 곧 통치권의 확장 연장선상에서 필요하다는 황당한 반 헌법적 발상으로 그런 주장을 무시하려든다. 그런가하면 그런 평통을 하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추한 몰골도 문제다. 최근 시애틀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평통에서 누락된 사람이 총영사에게 컵을 던져 총영사가 피를 보기도 했다. 김정일의 훈장을 받은 간첩 평통, 그리고 해외동포사회 길들이기 용인 모국정부의 무분별한 훈장남발, 이젠 뭔가 달라져야한다. 이대로 나간다면 낭패다. (kwd70@hotmail.com) <710/200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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