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MB의 재산 사회 환원을 보고

<김원동칼럼> MB의 재산 사회 환원을 보고

“100리 안에 굶는 이가 없게 하라”며 1년에 만석 이상의 재산을 사회로 환원했다. 300년에 걸친 조선시대 최고의 부자였던 경주 최 부자의 6훈(6訓)중에 하나다. 오늘날 가진 사람들의 사회에 대한 도덕적 해이 속에서 반대로 도덕적 책임의식을 잘 느끼게 하는 그런 최 부자의 노블레스 오불리주(Nobless Oblige)이다. 그의 6훈에는 “흉년에 땅을 사지 말라는 말도 들어있다. 땅 투기에 혈안이 된 재벌과 고위공직자들에게 주는 의미 있는 말로써 그의 혜안(慧眼)이 돋보인다. 탐욕과 시기에 대한 경계와 함께 사회를 향한 감사와 나눔에 대한 교육이자 그 길만이 재물과 명예를 함께 지킬 수 있는 바탕임을 보여 준다. 사리사욕에만 급급한 채 나눔에 인색한 오늘의 타락한 한국 부자들에 주는 값진 교훈이기도하다.
미국의 재벌들은 한국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세계최고의 부자 빌케이츠나 워런 퍼빗의 재산 사회환원이라는 그 엄청난 자선 기부행위는 이미 잘 알려진 터다. 그 외에도 미국의 부자들은 모금기관의 기부요청을 받는 것을 성공의 기준으로 보고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지만 한국은 그와 정반대다. 저주의 대상이다. 부자 동네 강남에서 성금이 가장 적게 나온다는 통계가 이를 입증하고도 남지 않은가!
그리고 악덕재벌에 관한 얘기다. 사회활동을 많이 하는 어느 신부님이 월남 땅에 들려서 주월 한국군인과 파월 기술자들에 의해 그 땅에 죄 없이 뿌려진 아빠 얼굴도 모르는 그 눈물의 씨앗들이 거리에서 방황하는걸 보고 그들의 자립을 위한 기술학교를 세우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제일 먼저 월남전 특수로 일약 재벌이 된 한진그룹을 찾았다. 대한항공까지 거느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10대 재벌인 그곳에 방문취지를 밝히고 기부를 요청했으나 그룹총수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한다. 이것이 돈 밖에 모르는 한국 악덕재벌들의 공통된 모습일진데 거기에 반해서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사회 환원은 한층 돋보인다.
“청계”라는 재단법인을 설립하고 331억원을 재단에 바치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일생을 열심히 일하면서 모은 저의 재산은 참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정말 소중하게 사회를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왔으며 우리사회가 물질뿐 아니라 서로 사랑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진실한 소망이었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돈이 없어 공부를 포기하고 가난의 대물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비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사회를 향한 재산 환원 외에도 서울시장 재직시와 현 대통령 재직 중에 단 한번의 월급도 받아가 본 적이 없단다. 월급 전부를 빈곤층이나 소외계층을 향해 봉투째 그대로 옮겼다는 후문도 나와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건국이래 역대 어느 대통령이 자신의 재산 사회 환원은 고사하고 월급봉투를 좋은 일을 위해 써 본적이 있었는가!
엄청난 축재로 인해 감옥생활을 한 전직 대통령들도 있었다. 그리고 사회환원이나 월급사양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고 가족들의 엄청난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전직대통령의 49제라며 거리에 술렁거리는 바람에 이 대통령의 선행은 빛이 가려진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의 이념부재 등으로 야기되는 여타 이해 못할 통치행위 및 단점에 속하는 그 모든 것을 재산 사회환원이라는 선행자체로 전부를 포장해 보려는 의도는 아니다. 통치와 무관한 한 측면이지만 이것은 이것대로 우리가 간직하고 음미해 볼만 한 아름답고 소중한 가치임에 애써 역설해 봤을 뿐이다. 다른 의미는 없다. 그것이 전부다. kwd70@hotmail.com <695/200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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