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조문객에 대한 노사모의 인민재판

<김원동칼럼> 조문객에 대한 노사모의 인민재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 길 밖에 결백을 입증할 수 없는 떳떳함이 있었다면 살아서 진실을 밝혀야 했다. 나 한 사람 죽으면 검찰로부터 전 가족에 면죄부가 되고 고통이 끝난다는 얄팍한 판단에서의 자살이라면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그는 전직 대통령이기에 보통사람들과 다른 도덕적 법적 책임감에서 자살행위에 더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고 그의 죽음을 기화로 이때다 하고 날뛰는 정부전복을 노리는 불순세력들도 문제다. 그래서 “후폭풍”이라는 말이 회자되면서 이에 정치권과 검찰도 바짝 긴장하는 자세다.
특히 좌파가 장악하고 있는 국영, 공영방송들의 편파적인 보도 행태도 꼭 후폭풍을 유도하는 듯하다. 노사모들이 들고 일어나도록 하기 위함인가! 대표적인 노빠들로써 대중스타인 문성근 명계남의 봉하행 장면을 애써 강조하는 부문에도 다분히 “너희들은 가만 있느냐”는 듯 몽매하고 부화뇌동에 뽕하는 네티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로 보였다.
특히 DJ의 후폭풍 선동 발언도 여과 없이 화면에 나온다. 노씨의 죽음을 전적으로 검찰의 과잉 압박 수사로 표현한다. 검찰의 압박으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양 그의 선동적 언질은 이어 나온 평양 방송과 한마디도 다르지 않다. 이게 어디 평화상을 받은 슨상님이 할 행동인가! 검찰이 고문이라도 하고 가두어 넣기라도 했는가! 깍듯한 예우로 한차례 소환이 전부며 패밀리들의 비리의혹수사도 국민들이 보기에 난해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리고 삽시간에 봉하 마을에 진을 친 노사모들에 아주 적절치 못한 행동이다. 물론 그들이 사랑하던 사람이 죽었는데 어찌 남다른 착잡한 감회가 없겠는가! 그러나 분향하려는 조문객을 상대로 한 그들의 행패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평소 원수지간인 사람이 와도 상주들은 묵묵히 받아주는 한국의 빈소문화를 그들은 몰라도 한참 몰랐다. 이건 붉은 완장에 죽창만 안 들었을 뿐 영락없는 빨치산들의 인민재판이었다. 그리고 매우 조직적이었다.
분향소를 찾아온 국무총리 일행을 힘으로 막았다. 이회창 총재는 계란세례를 받고 돌아섰다. 입법부의 좌장인 현직 국회의장의 방문에는 물세례로, 정동영 의원에게는 길을 막고 폭언을 퍼부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분향을 못하고 한양으로 유턴했으며 대통령이 보낸 조화는 땅바닥에 팽겨 친 채 짓이겨 뭉겨 버렸다. 이게 인민재판과 뭐가 다른가!
봉하 마을에 출입통제권을 노사모가 맡아 깽판을 벌리도록 한 배후가 의심스럽다.
죽은 노무현 전대통령은 후폭풍도 문상객에 대한 예의 없는 막가파식 행동도 하라고 하지 않았다. 노씨를 욕보이게 한 그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의 패륜적 행태는 냄비가 식고 난 후에도 오래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아주 나뿐 전례를 남겼다.
아침 일찍 어느 후배기자는 오늘의 이 사태를 보는 필자의 시각을 물었다. 나는 “전직 대통령이나 서울역 노숙자나 그 생명의 가치를 동일시한다. 예외 없다”는 단호한 말을 했다.
하루 먼저 간 배우 여운계씨는 불우이웃을 위해 아무도 모르게 8억을 희사했다고 자신도 처음 알았다는 남편의 말을 후배기자에게 들려주면서 우린 아름다운 기억만 간직하자고 했다. 이 세상을 떠나며 남기고 가는 건 사람마다 다르다면서 우리도 좋은 글만 남기고 가자고 했다. 여운계씨나 노무현 전 대통령 두 분 다 고통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사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리고 유족들의 아픔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kwd70@hotmail.com <689/200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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