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어찌 적당할 때 그치려 하지 않는가 

<김원동칼럼> 어찌 적당할 때 그치려 하지 않는가 

인터넷 용어로 인한 세대간의 갭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한 재미있는 실례다.
엄마 나 이번 “생파”에 어떤 “생선”줄 거야? 하는 딸의 말에 인터넷세대가 아닌 엄마의 답은 딸을 당황하게 한다. “응 네가 좋아하는 고등어 무 조림이 어때?”
“생파”는 생일파티고 “생선”은 생일선물인데 그것을 알리 없는 엄마로부터 고등어조림이 등장하는 웃지 못 할 에피소드 중에 하나다.
요즘 온라인에는 “생파”나 “생선”외에도 “듣보잡”이라는 말이 국민장을 계기로 유행되고 있다. 물론 인터넷 용어로써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잡것등”이라는 줄임말이다.
요즘 그 말을 가장 많이 듣는 대표적 인물이 다름 아닌 민주당 국회의원인 백원우라는 “듣보잡”으로써 일부 언론에서 얻어터지고 있다. 심지어 추모물결 속에 집단광기를 부리던 노사모나, 국민의 추모열기에 편승해 딴 생각을 하고 있는 야권에서의 질타도 따랐다. 그리고 저들의 의도대로 될지는 몰라도 정부전복용으로, 분명 제2의 촛불광란시위로 후폭풍을 유도해 보려는 방송에서도 백의 듣보잡 행위를 두고 “그건 아닌데”라는 비판이 나왔을 정도다.
지난 5월 29일 경복궁에 마련된 노전대통령의 영결식장에서다. 유족들의 헌화(獻花)에 이어 이명박대통령 내외가 분향하려던 찰라 엄숙해야할 영결식장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자리에서 불쑥 일어난 “듣보잡” 백원우는 대통령 내외를 향해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라는 고성과 함께 사과부터 하라며 깽판을 놓자 경호원들이 입을 틀어막는 등 일순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같은 시각 서울광장에서도 대형 화면을 보던 노란색부대들이 일제히 “뒤돌아 섯” 자세를 취하는 흉한 모습도 동시에 노출됐다. “원망하지 말라”는 노 전대통령의 유언이 육성으로 흘러나오는 시점에서의 일이다. 그리고 노천제에 나온 어느 노인이 “죽기는 와 죽노”라는 말에 젊은 듣보잡들이 내뱉은 섬짓한 말이다. 할아버지 같은 그에게 “너 대가리에는 도대체 뭐가 든 놈이냐”며 머리를 쥐어박았던 일이다. 저들의 일방통행식 사고(思考)나 무절제한 행위에 반하는 어떤 행동이나 언질에도 못 참는 그들의 막가파식 이분법으로 재단하려는 듣보잡들의 반이성적인 행동 말이다.
‘죽기는 와 죽노?’ 라는 말은 노무현 대선캠프에 용기를 부어줘 화제가 되었던 자갈치아지매가 노씨의 자살 후 최초로 언론에 뱉은 멘트다. “살아서 해결해야지 죽기는 와 죽노”라는 그 평범한 말의 뜻을 왜곡한 듣보잡들의 집단 패륜행위였다.
이제 국민장도 끝났다. 고인의 명복을 빌만큼 빌었으면 이젠 모두 생업의 현장으로 돌아가 일상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고 방송도 “4백만 조문객”을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면서 조문열기가 식을 까봐 몸부림치지 말고 방송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목하 북괴의 도발에 대한 국민들의 철저한 안보의식 고취와 노씨의 죽음으로 발생한 남남갈등을 해소하는데 일익을 담당하는 방송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대한민국의 인구 10분의 1이 조문했다고 방방 뛰며 후폭풍을 유도하지만 조문대열에 참여하지 않는 대한민국 국민의 10분의 9는 평온을 바라고 있다. 죽어서까지 나라를 이토록 갈등과 분열로 몰아넣는다는 소리가 나오면 이건 편안하게 가셔야 할 분을 모독하는 것밖에 아무것도 아니다. 냄비가 식을 가봐 정신없이 군불을 집히는 방송사와 거기에 부화뇌동하여 훈수에 정신이 없는 동교동 슨상님께도 꼭 전하고 싶은 채근담(採根譚)의 충고(忠告)다.
“어찌 적당할 때 그치려 하지 않는가” kwd70@hotmail.com <690/200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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