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쌀 직불금 도둑질한 국회의원들 

▲고위공직자 쌀직불금 수령 명단을 공개하라고 외치는 참여연대 회원들

▲고위공직자 쌀직불금 수령 명단을 공개하라고 외치는 참여연대 회원들

<김원동칼럼> 쌀 직불금 도둑질한 국회의원들 

350만 명에 이르는 농민들을 대표한 농민단체 회장은 TV에 나와 격앙된 표정으로 “최소한의 생존권을 요구하는 우리들의 인내도 한계에 왔다”며 부당하게 “쌀 직불금”을 타간 수십만 비농민들의 비인간적인 도둑행위에 직격탄을 날렸다.
콤바인이 오가야 할 논에 난데없이 트랙터가 들이닥쳐 누렇게 익은 추수직전의 벼이삭을 짓밟으며 논을 갈아엎는 억장 무너지는 화면도 나온다. 다 키운 벼가 쓰러질 때 농민들의 마음도 무너진다며 울먹이는 촌로도 있었다.
쌀 직불금의 부정수령이 농민들의 피와 땀을 가로챈 것이라며 항의시위 차 상경한 농민들이 국무총리 면담을 요구하며 행진하는 중 시위대열을 막는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도 한다. 오는 24일에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정부에 항의하는 대규모 농민대회를 연다며 ‘농민’퍼포먼스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농민들의 소득을 보존한다는 뜻에서 시작된 쌀 직불금제는 농민들과는 무관하게 비농민인 넥타이부대에 속한 사람들에 의해 농사와는 무관하게 빼먹는 좀도둑장으로 변했다는 사실이 이봉화 복지부차관을 시작으로 터졌다. 몇몇 국회의원까지 이 파렴치한 행위에 포함됐다니 보통일이 아니다.
쌀 직불금 문제가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라 걷잡을 수 없는 불길에 휩싸이고 있다. 국정감사장에도 느닷없이 나타난 직불금 부당횡령건이 소용돌이치며 폭풍의 핵으로 등장하면서 그 위력은 대단하다. 미국이 테러지원국에서 북한을 해제하자 바로 김정일은 무조건 퍼주기를 중단한 남한을 향해 중대한 결단 운운하며 공갈을 친다. 이에 동조하며 DJ까지 이명박대통령에게 김정일을 향한 무조건 항복을 외치며 좌익세력들을 선동하는 막가파식 행동을 벌리는 중대한 시점임에도 이마저 쌀 직불금 파동의 위력에 가려 뉴스의 뒷전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쌀 직불금 불법수령의 가능성을 알고도 상부의 눈치를 보느라 방치한 농수산부나 감사원의 쌀 직불금 부정사례를 보고 받고도 최고위층에서 대선의 영향을 감안, 쉬쉬하고 넘어갔다는 사실은 멜라민이 함류된 식품에 관한 보고를 받고도 올림픽기간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서 감추고 있던 중국정부 최고위층의 짓거리에 다를바 없다.
무엇보다 세명의 국회의원이 이미 비농민으로써 경작사실이 없음에도 직불금을 타먹은 사례가 들통났다. 그 중에 한사람인 임모 의원은 공직자 재산등록당시 100억에 가까운 재산신고를 한 사람이 50만원의 직불금을 타 먹었단다. 물론 유권자의 선택과 무관한 비례대표제라는 전국구 국회의원이기에 선량(選良)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명색이 국회의원이라면 그 사람 자체가 헌법기관이다. 그 사람들 수준이라면 룸사롱에서 2차 갈 비용밖엔 안될 그 50만원이라는 농민의 피와 땀을 갈취한 보도가 나온 날 어느 방송국 특집화면에는 578억원의 전 재산을 학교(KAIST)재단에 바친 모스코바 국립공대 종신교수인 유근철(82)박사의 장학기금 전달식이 있었다. 자식들의 반응을 묻는 사회자에게 그는 “이 돈은 내것이 아니다”라며 사회 환원의 뜻을 밝혔다면서 그 돈이 KAIST에 의해 세계최고의 과학도를 낳고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종자돈이 되길 바란다는 말로 이어졌다.
50만원의 도둑놈 국회의원과 578억을 쾌척한 한 노교수의 아름다운 모습을 비교해 보면서 절망의 철조망 속에서나마 한가닥 희망의 싹이 돋는 조국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미래가 보이는 듯하다. kwd70@hotmail.com <660/200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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