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시대 1> 실버 세대의 은퇴 뉴트렌드- 해외로 눈길 돌려라!

<실버시대 1> 실버 세대의 은퇴 뉴트렌드- 해외로 눈길 돌려라!
[2007-10-16, 11:00:00] 한겨레저널
가까운 나라 멕시코, 의료비 낮아 여유로운 노후 꾸려
서브프라임 대란에 각종 경기지표들이 빨간 경고등을 켠 지금, 사업을 접고 은퇴를 결심한 사람들이 새로운 출구를 찾아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돈을 벌려는 멕시칸들이 불법으로 미국행을 시도하는 반면 저렴한 생활비와 의료비로 여유롭게 노후를 보내려는 은퇴 이주자들의 멕시코행도 최근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좀 더 멀리 나가면 최근 미주나 유럽 은퇴자들까지 불러모으고 있는 동남아를 꼽아볼 수 있다. 본국에서는 필리핀 등 동남아 은퇴이민이 붐을 일으키면서 은퇴이민 세미나가 연이어 열리고, 현지답사 여행 상품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에 가까운 멕시코<1>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본국에서도 은퇴 이주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동남아 국가<2>들을 소개하도록 한다. <편집자주>■가까운 나라 멕시코 살펴보기
오레곤주 밴던에 살고 있는 진 더글라스씨는 70세가 되면서 무릎도 약해지는 등 자신이 더 이상 스스로를 돌볼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나 집에서 가까운 요양 시설을 살펴보고는 높은 비용과 그에 비해 개인별 케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치 못하게 되었다. 다른 곳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한 후에 더글라스씨는 날씨도 좋고 비용도 저렴한 멕시코의 요양시설로 향하는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이처럼 은퇴 후 거주지로 멕시코를 택하는 사람들은 아직 작은 수이지만 점차 증가추세에 있다.
한 달에 1300달러로 더글라스씨는 스튜디오형 아파트와 세끼 식사, 세탁 및 청소 서비스, 24시간 대기하는 보조자도 다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74세를 맞은 더글라스씨는 “혼자 살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면 멕시코는 정말 살기 좋은 곳”이라고 큰 만족을 표하면서 “같은 액수로 이만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 미국에는 없다”고 덧붙였다.▽멕시코가 실버 세대에게 어필하는 요인은?

이처럼 멕시코가 실버 세대의 새로운 선택으로 떠오르는 데에는 베이비붐 세대의 노령화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의료수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멕시코 요양시설이 제공하는 케어의 질이 천차만별이라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낮은 비용과 온화한 날씨, 인접성까지 한 몫 더해 멕시코는 실버 세대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은퇴자들의 요양지 선택

이런 상황을 연구해 온 멕시코대학의 데이빗 워너 공무학 교수는 “이미 4만명에서 8만명 정도의 미국 출신 은퇴자들이 멕시코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면서 “주로 산 미겔 데 아옌데(San Miguel de Allende)나 챠팔라(Chapala) 지역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요양 시설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에 대해 신뢰할만한 데이터는 없는 상황이지만, 챠팔라호에만 적어도 5개 요양 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렴한 은퇴자 주택도 인기

더구나 멕시코는 단지 요양시설이 아니라 은퇴용 주거지로서도 실버 세대의 발걸음을 모으고 있다. 4년 전에 챠팔라호로 이주해 온 한 라스베가스 출신 은퇴자의 경우 매달 550달러를 지불하고 거실과 침실, 부엌, 욕실 및 옷장이 갖춰진 코티지에서 생활하며 24시간 간호와 하루 세끼 식사까지 제공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식사는 멕시코 식으로 균형잡힌 식단을 제공하며 식성에 맞지 않을 경우 개인 코티지의 화덕에서 따로 요리를 해주기도 한다.
이 같은 서비스를 미국 시세로 치면 10배 이상의 돈을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매년 140달러를 추가로 지불하면 멕시코 정부 당국으로부터 모든 약품과 당뇨병용 인슐린까지 포함하는 진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은퇴자들의 일상 생활- 문화

은퇴자들은 위성 TV를 통해 미국 뉴스나 TV 프로그램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으며,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하기 위해 시내로 가려면 택시비 2-3달러만 내면 과달라하라에 도착할 수 있다. 인구 4백만의 문화 수준이 높은 도시인 과달라하라라는 도시가 30마일 이내에 있어 문화 생활 역시 큰 불편이 없다.

▽은퇴자들의 일상 생활- 의료 서비스

멕시코 정부가 운영하는 전국규모의 국영병원인 멕시칸 소셜 시큐니티 기구(IMSS)는 멕시코에서 일한 적이 없거나 멕시코 정부에 한 번도 세금을 내지 않은 외국인들에게까지 등록을 허용하고 있어 외국출신 은퇴 이주자들의 멕시코행 결정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일례로 한 은퇴 이주자는 과달라하라의 IMSS 소속 병원에서 무료로 담낭 수술을 받기도 했다. 또한 각 휴양소도 환자들을 위한 특별 시설을 마련해 이주자들의 발걸음을 이끌기도 한다. 멕시코의 한 휴양소 ‘앨리시아의 회복기 환자용 휴양소’의 경우 주거시설 4채 중 1채는 뇌졸증을 앓은 적이 있는 회복기 환자를 위해 특별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다른 1채에는 알츠하이머 환자를 위한 특별 시설을 마련해 두고 있어 한 달에 1000달러-1500달러만 내면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약품과 성인용 기저귀는 제외된다.

▽이런 점은 주의하라!

파산 위기에 몰렸거나 경제적으로 곤란한 미국 및 유럽 은퇴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으로 꼽히고 있는 멕시코행은 몇 가지 점을 미리 꼽아보고 결정해야 한다.
먼저 대가족 중심의 멕시코에서는 은퇴자용 주택이라는 개념 자체가 비교적 낯선 것이어서 정부 규정도 허술하다. 미국의 경우 요양시설은 일년에도 몇 번씩 검사를 시행하지만, 멕시코는 일년에 한번 검사를 할 뿐이다. USA투데이가 취재한 ‘앨리시아의 회복기 환자용 휴양소’처럼 설비를 제대로 갖춘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노인들을 케어해야 한다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숙박시설을 개조해 무턱대고 덤벼든 경우도 있어 사전 답사를 통해 시설 및 휴양소 스탭들을 꼭 확인해야 한다.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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