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편지> 코리안 빅리거 응원단에 참가합시다

<발행인편지> 코리안 빅리거 응원단에 참가합시다

움츠린 어깨 활짝 펴고 자녀에게 당당한 모습 보여주자!

중, 고등학교 시절, 야구 팀이 없는 학교를 다니고 있던 기자는 그래도 고교 야구 시즌만 오면 텔레비전을 끼고 살았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는 청룡기 대회, 동아일보사의 황금사자기 대회, 부산일보사의 화랑기 대회, 중앙일보사의 대통령배, 한국일보의 봉황대기 등 빠짐없이 보면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지금은 가물가물하지만 고교 야구의 스타들인 김봉연, 김성한, 박노준 등은 정말로 어린 우리들에게 영웅이었다. 특히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는 지역을 뛰어 넘어 전국민들의 팬이었다. 82년도 프로 야구가 생기면서 고교 야구 팬들은 자연스럽게 프로야구 팬으로 이동하였는데, 해태와 롯데, 그리고 OB는 당시 프로 야구 팬들으로 열광시키기에 충분했었다. 물론 미국의 MLB는 아직도 까마득한 이야기였고 아마추어를 막 벗어나 야구만을 전문으로 하는 야구팀이 생겼다는데 만족할 정도였지만 말이다.

박찬호를 시작으로 하여 한국인 빅리거들이 탄생하면서 미국 땅에 자리잡고 사는 우리들도 주류 사회의 문화라고만 여겼던 스포츠에 관심을 갖게되고 미국인들과 말을 나눌 소재가 생겼다는 우쭐함이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만들기도 하였다.

정말 그랬다. 박찬호 이후에 김병현이 월드 시리즈의 마운드에 서자 작은 유색인종이라고 무시하던 미국인들 앞에서 괜히 큰소리를 치고 싶은 마음이 들고 우리 한국인의 저력을 맘껏 발휘하길 바라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 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열리던 기간에는 시즌이 끝나 별 관심이 없는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승리를 알려주고 내일 경기의 전망을 말해주기도 하였다.

언제나 말 없이 미국인들 사이에서 눈치보면 사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지금, 어느 순간 그 모습을 자식들이 보고 배우면 어쩔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하면서 당당하게 어깨를 피고 살아야지, 그런 모습을 자식에게 가르쳐야지 하는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은 정말 절호의 찬스였다. 움츠렸던 어깨가 절로 펴지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플로리다의 탬파에 코리언 빅리거 3명이 둥지를 틀었다. 물론 최하위 팀인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에서 활약을 해봤자 큰 승수를 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실망하는 성급한 한국인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을 통해 그동안 움츠리고 있던 어깨가 활짝 펴진다면, 그리고 그 펴진 어깨로 힘차게 지르는 응원소리가 던지는 공에 큰 힘으로 작용한다면 그들은 MLB에서 성공한 빅리거로 우뚝 설 것이고 우리의 가슴도 시원해지지 않을까.

자식들과 함께 자리잡고 큰소리로 응원을 하면서 기죽었던 이민 생활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2세들을 만들기 위해 가족은 물론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함께 응원도 하며 게임도 즐기는 여유를 갖고 활기차고 건강한 이민생활을 열어 가면 어떨까?. 나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정이 많은 이웃의 한인동포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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