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인연합회’, ‘연합회장’ 무엇이 문제인가?
공과사 구분 못하는 연합회장
지난 6월초 서울에서 열렸던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석한 플로리다 한인회연합회(이하 연합회) 양정수 회장의 자질을 놓고 지역한인회장을 역임한 회원들과 현직회장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애틀랜타총영사관은 각종 행사 참가여부를 연합회에 통보하면 연합회장이 각 지역한인회장에게 연락해 참가여부를 결정지어 각종 행사에 참석해온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이번 세계한인회장대회 참가에 대하여 총영사관으로부터 통보 받은 양정수회장이 각 지역 한인회에 연락을 하지 않아 파장이 일어난 것이다.
이번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한인회장대회에는 양정수회장과 이금산 미주총연 부회장(중앙플로리다한인회 전 회장) 그리고 중앙플로리다 한인회 신임회장에 당선된 이미대자씨 등 3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이미대자 신임 중앙플로리다한인회장은 총영사관으로부터 직접 참가신청서를 받아 등록한 후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 일을 두고 각 지역 한인회장들은 참가 신청여부는 각 지역 한인회와 한인회장이 결정할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연합회장이 아무런 연락도 없이 마음에 맞는 사람들에게만 알려주는 것은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한심한 처사라며 그동안 지켜 본 양정수 회장의 연합회 활동에 대하여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회장의 자질?
사실 이러한 연합회의 문제는 어제와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연합회는 분열이라는 뼈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1998년 연합회가 사소한 문제로 둘로 분열되면서 무려 4년 간이나 대립 양상을 보여 플로리다 동포사회로부터 “자기들이 하는 일이 무엇이기에 매일 싸움이냐며 없는 것이 났다”는 등 끊임없는 멸시와 웃음거리의 대상이 되어왔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연합회라는 조직은 전, 현직 한인회장들이 친목과 단합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기는 하나 그동안 나름대로 플로리다 동포들의 대외 창구 역할은 물론, 연합체육대회 개최 등 대내외적으로 플로리다 동포사회의 대표 기관으로 역할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연합회 통합 이후에도 계속되는 연합회장의 자질에 대해 동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연합회 회원인 전, 현직회장들이 플로리다를 대표할 회장을 선출하면서 플로리다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봉사할 인물을 선출하기보다는 무조건 자기들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야합(野合)하여 선출하는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 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이러한 문제는 차기회장 선출에 있어 연합회원들이 자기들의 이권(?)만 생각할 뿐 플로리다 한인사회에 공동이익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에서 비롯된다. 또한 이렇게 선출된 연합회장 역시 한국정부에서 주최하는 초청 행사에는 버젓이 연합회장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하면서 정작 플로리다 한인사회의 발전과 화합에 대한 고민은커녕, 연합회장이 해야할 일조차 하지 않는 직무유기를 계속하고 있다. 제사보다는 젯밥에 관심이 많다하더라도 제사는 시늉이라도 해야 할 것이 아닌가.
이것은 연합회장이 플로리다한인사회 리더로서의 역할을 깨닫지 못해 동포사회 발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의 사익에만 집착하며 명예만 좇아 다닌 결과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결국 앞서도 말했지만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연합회원들이 자신들의 이권에 따라 편을 가르고, 회장을 뽑은 것에서 비롯되며, 또한 자기의 소임조차 구별 못하는 회장의 무지에 있는 것이다.
지역 한인회와의 분열 조장
1년의 연합회장 임기중 하는 일이라고는 ‘연합체육대회’ 뿐인데 코앞에 닥친 연합체육대회를 앞두고 지난 4월 22일 올랜도 서울뚝배기 식당에서 가진 임시총회에서 양정수회장은 “올해 체육대회개최지는 마이애미인데 남부 플로리다 한인회 정의황 회장과 전화로 통화한 결과 체육대회를 못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다음 개최지는 올랜도이니 중알 플로리다 한인회에서 체육대회 준비를 해야된다”는 등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부정직한 발언을 하여 정의황 회장으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정의황 회장은 지난번 가진 임시총회 개최에 대한 통보도 회의 이틀 전에 전화로 통보를 받았다며 “그래도 플로리다를 대표하는 기관이라는 연합회에서 회원들에게 정식 공문서를 만들어 우송하는 것이 기본이 아니냐. 보내오는 공문서를 받아보면 창피해서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이라며 어떻게 이러한 문서를 대외적으로 공문서라고 보내는지 정말 부끄럽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세계한인회장대회’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서울에서 행사가 시작되고 나서야 알았다”며 “회원으로 취급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따돌림을 시키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며 답답할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정의황 회장은 전혀 플로리다 연합체육대회를 거절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합회장의 무책임한 공식발언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마이애미 동포들로부터 많은 오해를 받았다고 한다. 정회장은 지난 메모리얼 휴일에 가졌던 “마이애미 한인한마당 잔치”에 1천여명이 넘는 지역 한인동포들이 참석해 화합과 단결을 이루는 등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쳐 많은 동포들의 찬사와 격려를 받기도 하였다.
이처럼 연합회의 무성의한 태도는 각 지역에서 나름대로 열심을 다해 봉사하려고 하는 현직회장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행동으로 지역 한인회간에 분열과 갈등만 조장할 뿐이다.
연합회장의 임무는 지역한인회장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가지며 1년에 한번 있는 플로리다 한인동포들의 축제인 연합체육대회를 개최하는 책임자로 지역한인회장의 지원과 협조를 얻어야 가능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역한인회로부터 신뢰를 얻기는커녕 불만을 자초하는 문제를 일으키므로 올 연합체육대회 개최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합회 회원인 A씨는 “양정수 연합회장이 ‘올 체육대회를 마이애미에서 개최하지 못하면 올랜도에서 하면 된다. 연합체육대회 장소 또한 하루 이틀이면 구하는데 무엇이 걱정이냐’고 말하고 다니는데, 이런 무책임하고 무지한 발언을 계속해 회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회장은 능력위주로 선출해야
플로리다연합회 회원 자격은 플로리다 각 지역 한인회의 현직 한인회장이나 전직 한인회장으로 구성된 명실공히 플로리다 한인들의 대표 기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동포들은 그들에게 존경심과 신뢰를 보낼 수도 있고, 이기심과 욕심이 가득한 분수도 모르는 철부지로 조롱을 보낼 수도 있다.
항상 새로 선출된 회장은 그럴듯한 당선소감과 공약을 내놓는다. 플로리다 동포사회 발전을 위해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동포사회의 발전과 화합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한다. 물론 진정한 봉사 정신으로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두지 않고 시간과 물질은 물론 도움이 필요한 동포들에게 육체적인 희생과 노동을 감수하면서 봉사하는 회장도 있다. 하지만 다수의 회장들은 당선소감에 밝힌 그 마음 즉 “한인사회에 봉사하려고 한인회장에 출마했다”고 밝힌 초심을 망각하고 개인의 사리사욕과 명예만 내세우며 앞뒤를 꽉 채운 명함만 만들고 거들먹거리고 다닌다. 참 불쌍하고 한심할 뿐이다.
회장은 동포사회를 대변하는 대표자다. 항상 자기의 희생을 감수하면서라도 한인동포들을 권익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 또한 동포들에게 필요한 곳이 무엇인지 찾아내어 그들에게 발전과 희망을 안겨주는 봉사자로 열심히 일할 때 그는 훌륭하고 존경받는 한인회장으로 칭송을 받는 것이다.
현재 한인회 연합회에는 이사장과 3명의 부회장이 지역별로 선출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두들 바쁜 생활환경으로 회장이 보내는 공문서 하나 작성해 줄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닐까?
회원 모두가 각 지역에서 한인회장을 지낸 분들이라 어느 정도 공문작성요령은 알고 계신 것으로 판단하지만, 지금까지 연합회 회원들에게 배포된 공문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회원 B씨는 “지금까지 레더헤드 한 장 만들지 않고 서류를 카피하거나 손으로 써서 보내는 것은 회장은 물론 임원들 그리고 연합회원 모두의 망신”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회원 C씨는 앞으로 회원들이 “회장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나 또는 내마 음에 맞는 사람을 뽑으려고 서로 패싸움만 하지말고 먼저 공문서를 작성할 줄 아는 사람을 먼저 선출해 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허탈한 웃음을 터트렸다.
연합회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이왕 한인 동포사회에 진정으로 봉사하려고 한다면 연합회의에서 나온 모든 회원들의 발언 내용을 잘 듣고 그 뜻을 헤아릴 수 있는 덕목이 있어야 하며, 발언자가 내편이냐, 네편이냐를 떠나 한인사회와 동포들에게 공익이 되는가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현직 한인회장을 하고 있거나 이미 회장직이 끝난 전임회장이라도 동포들로부터 존경을 받게될 것이다. 나름대로 물질과 시간 그리고 노력을 들여 열심히 봉사를 했는데 동포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지금부터라도 동포사회의 대표로써 동포사회 발전을 위해 봉사할 때 동포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부수적으로 명예도 올라간다는 아주 기초적인 진리를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유는 연합회원 모두가 플로리다 동포사회의 공인이기 때문이다.
연합회원 모두는 한인회장을 지냈거나 현재 봉사하고 있는 회장들의 모임이다. 회원들은 그동안 한인사회를 위해 자기의 시간과 돈을 써가면서 한인동포사회의 발전을 위해 일했다. 당연히 동포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이다.
그러므로 플로리다 동포사회에서 존경받는 회장으로 영원히 기억되기 위해서는 플로리다 한인 사회에 활력소가 되어 동포들의 화합 그리고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 것이다.
성서에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낫는다고 했다.” 많은 욕심을 부린다고 원하는 것이 그냥 굴러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선하게 노력하지 않은 욕심 뒤에는 고통만 있을 뿐이다. 연합회원들은 혹 서로의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지 말고 설득하고 배려하면서 사랑으로 서로를 감쌀 때 욕심부렸던 것보다 더 많은 소득이 스스로 들어온다는 것을 아는 슬기로운 사람들이 모인 존경받는 단체가 되기를 바란다. <549호/200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