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아파트, 건립보다는 같은 아파트에 집중적으로 신청해야<1>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미국에 와서 젊은 시절을 다 보내고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는 어르신들. 혹은 먼 이국 땅에 자리를 잡은 자녀를 따라와 손자들을 돌보고 집 안팎을 돌보다 손자들도 장성하고 기력이 떨어져 일을 놓게된 어르신들, 그분들의 생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쩌면 아직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준비이기도 하다.
노인이 되어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노인아파트에 입주하고 싶지만 그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LA나 뉴욕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노인아파트가 있어서 아무런 불편함이 없지만 플로리다 같은 곳은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인들 사이에 섞어 하루 종일 말 한마디 못하고 지내는 경우가 흔한 일이라고 한다. 이런 저런 소문을 들으면 그래도 눈치가 보이더라도 자식들 그늘에서 지내다 여생을 마쳐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불경기가 닥쳤다는 소식에 노인들은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미국의 사회보장 시스템은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하고 은퇴 후에는 연금을 받아 정부나 사회단체 등에서 제공하는 시니어 아파트(노인아파트)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어있다. 젊은 시절 자녀들을 위해 희생하고 노년에는 자녀들에게 봉양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의 고정 관념으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미국 문화가 그렇고 시대적인 흐름도 변하고 있는 추세이다.
본사는 플로리다 한인 동포 노인들 중에서 올랜도 지역 노인들이 한 아파트에 공동으로 입주하여 언어의 불편함은 있지만 그래도 한국 노인들과 더불어서 생활하면서 여생을 알차게 보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다른 지역 노인들에게도 추천하고자 상세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노인 아파트 입주자들을 만나보았다.<편집자>
본사는 애초 추수감사절을 맞이하여 아파트를 방문해 약 80명 정도의 한인 노인들에게 점심 식사를 대접하려고 계획하였지만 클럽 하우스가 이미 예약이 끝나 여의치 않았다. 할 수 없이 노인아파트 입주자들을 <서울 가든> 식당으로 초청하면서 인원수가 대폭 줄게 되었다. 현재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며 전 올랜도 노인들의 모임이었던 상록회장을 역임한 송기찬 장로를 포함한 여덟 명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노인아파트의 입주 조건과 현황 등을 알아보았다.
먼저 본사 이승봉 발행인은 인사말과 함께 취지를 설명한 후 플로리다 한인동포사회에 올랜도 지역 노인아파트가 훌륭한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러한 예가 탬파, 마이애미, 잭슨빌 등에 거주하고 계신 노인분들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신문사가 앞장서서 사실을 알리고,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에 있는 유관단체의 협력을 이끌어 내겠다고 하였다. 또 다른 지역에서도 노인아파트 입주를 희망하고 있는 한인동포 어르신들을 위해 경험과 조언을 아끼지 마시고 말씀해 주기를 당부하였다.
이에 송기찬 장로는 올랜도 지역 한국 노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노인 아파트의 현황에 대해 자세히 말해주었다.
현재 송기찬 장로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는 구세군에서 건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아파트로 15층과 11층 두 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300여 가구가 입주하여 있는데 한국인 가정은 53 가정, 80여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 아파트 렌트비는 현 시세로 책정했을 경우 630달러 정도이지만 노인회원들은 가격의 30%인 190달러 정도(유틸리티 포함)만 부담하고 나머지 70%는 정부에서 구세군 측에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입주 자격은 장애자에게 우선권을 주며 65세 이상의 은퇴자 중에서 월 수입이 1000달러 이하인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입주를 원하는 사람은 사무실을 방문하여 입주 자격 여부를 확인하고 신청서를 작성하면 되지만 대기자가 많아 2년에서 5년 정도 기다려야 입주 결정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아파트 단지 안은 24시간 보안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각 가정의 화장실과 침실에 비상벨이 설치되어있어 비상시에 누르면 오피스에서 비상 조치를 취하여 앰뷸런스가 즉각 출동할 수 있다. 또 취침 전에 빨강 줄을 문밖에 걸어놓고 기상 후에는 즉각 걷어들이게 되어 있어 노인들이 수면 중에 생길 수 있는 불상사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 노인들은 10여년 전부터 입주하기 시작하여 숫자를 늘리기 시작하였는데, 이제는 전체 입주자 15%를 훨씬 웃도는 한국 노인들이 거주하면서 공동으로 예배도 드리고 시장도 같이 가면서 서로 돕고 사는 정을 나누고 있다고 한다.
아파트의 현황을 들은 후 어르신들에게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이 어떤가하는 질문을 하였는데, 참석자 대부분은 자식들과 떨어져 사는 것이 너무 좋다는 반응이어서 너무도 의외였다. 어떤 어르신은 처음에는 독립해서 산다는 것이 겁이 나기도 했지만 아파트에 입주해서 살아보니 자녀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이 좋다고 말하였으며, 어떤 어르신은 자식과 함께 가족모임을 갖는 특별한 날에도 자녀 집을 방문해 자녀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갖지만 저녁이 되면 편안한 ‘우리집’으로 돌아온다고 하였다.
노인아파트에는 올랜도에 있는 한인교회에서 교회 밴을 거의 기증하다시피 하여 입주 노인들끼리 공동으로 시장이나 업무를 보러가기도 한다고 말하고 특히 같은 처지에 있는 노인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불편함보다 편안함이 더 많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였다.
아직도 미국 문화나 아파트의 공동 생활이 익숙하지 않아 마찰이 생기는 경우가 없지 않지만 어디에서 살던 그만한 불편함은 늘 있을 수 있는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면서, 다만 언어 소통의 문제로 병원을 가거나 조그마한 문제가 생겼을 경우 통역이나 번역이 필요할 때 답답함을 느낀다고 하였다. 그래도 단지 내에서 통역이 필요할 때에는 영어를 할 수 있는 분이 나서서 해결을 해주기도 한다고 한다.
어르신들은 지금까지 여러 교회나 개인들이 나서서 노인들의 복지를 위해 여러 봉사를 해주신 것에 너무도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이제는 지역의 한인회가 중심이 되고 각 단체가 지원하는 형식으로 봉사가 이루어진다면 봉사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년 전에 탬파 한인 사회에서 노인아파트를 건립하기 위해 기금을 조정하고 사업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법적 절차나 타산성을 검토한 결과 사업의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우선 기금 마련이 용이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설사 기금이 마련되었다 하더라고 사업 추진의 주체가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애로점이 있으며, 또한 한인노인아파트가 건립되었다 하더라고 그에 따르는 정부의 관리 감독 운영 등 수많은 난관이 있으며 또 외국인이 신청한 경우 그것을 거절할 수 없는 등 법적으로 한인들만 거주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들의 복지, 세부적으로 노인아파트의 문제는 한인 사회가 직접 노인아파트를 건립하는 것보다는 올랜도 지역의 사례를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타당한 방법이라고 여겨진다. 우선 각 지역의 한인회가 나서서 노인아파트의 현황을 파악하고 입주 조건에 따라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곳, 한국식품점이나 교회 그리고 관공서가 가까운 상황에 맞는 적절한 아파트를 선정하여야 한다. 그런 후 한국 노인들에게 선정된 아파트를 홍보하여 입주 희망자를 파악한다. 그 다음 단계로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쇼셜 워커,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가의 조언에 따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한 아파트에 한국인 노인들이 많이 입주하게 되면 남은 여생을 외롭지 않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으며 또 자녀들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므로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 또한 경로사상이 많은 한인단체나 교회 등의 봉사활동으로 더 많은 혜택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본사는 올랜도 지역의 예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탬파, 마이애미, 잭슨빌 등지에도 이런 방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알리고, 만약 필요하다면 지역에 있는 유관단체의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홍보할 예정이다. 또한 탬파베이 지역에는 김풍진 변호사와 최기환 회계사 등이 노인분들의 노인아파트 입주를 위한 서류작성이나 자격에 대해 도움을 주기로 해 어려움을 많이 덜게됐다. 그외 본사의 캠페인에 도움을 주실 분 그리고 노인아파트에 대한 좋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동포들의 연락을 기다린다. 본사 (813) 643-4483 <666호/2008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