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쟁반같이 둥근 보름달을 보며……..

<김명열칼럼> 쟁반같이 둥근 보름달을 보며……..
[2016-10-26, 06:27:26]
지난 15일은 음력으로 9월 보름이다. 그리고 16일과 17일은 지구와 달사이가 가장 가까워져서 그 영향으로 바닷가 내수면이 높아져서 해안가 마을에는 물이 차올라 곤란에 처해 당황하는 주민들을 뉴스에서 보았다. 보름달이 되어 한편에서는 곤란을 겪고 있는데, 평소의 보
름달을 보면 많은 여러 가지의 감회와 추억이 담겨져 있다.
어린 시절 둥근 보름달을 보면 그 속에는 분명히 계수나무가 있었고 그 밑에는 토끼가 떡방아를 찧고 있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그러한 것들이 보이지를 않는다. 내 마음에도 나이가 들어 낭만이 사라진 것일까?. 어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에 의하면 두 남매가 하늘에 올라가 오라버니는 해가되고 누이는 달이 되었다고 한다. 남녀의 성격과 음향의 조화에 맞게 배치한 이야기 같다. 해는 강력한 빛의 광채가 있고, 달은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데서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다.
이태백 이는 술과 달을 벗 삼았다. 마지막 채석강에서 물에 비친 달을 건지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 우리의 선인들도 많이 달을 보고 시와 노래를 지었다. 황진이는 달밤에 시조를 읊어 벽계수를 희롱했다. 농월정(弄月亭)에는 밤이면 물아래 흐르는 달빛에 풍류를 즐기었고, 해운대 달맞이고개는 바다위에 보름달이 뜨고 바다에 달빛이 비치는 풍광을 노래하였다. 보름
날 밤에 여러 사람들이 손을 잡고 원을 만들어 뛰어놀던 강강술래놀이,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서는 달밤에 개울가 물레방앗간에서 얼금뱅이 곰보와 동네처녀가 초면에 만나 사랑을 나눴고, 옛적 나의고향마을에서는 봄보리가 필때 쯤 달밤에 처녀 총각이 만나 보리밭고랑에서 사랑의 밀어를 나누었고, 대중가요 중에는 현인의 신라의 달밤, 윤일로의 월남의 달밤, 하춘화의 영암아리랑은 누구나 한 번씩 불렀던 애창곡이었다.
달은 항상 웃는 낯이니 인자하다. 그리고 달은 온 세상에 골고루 비추니 너그럽다. 달에는 꿈이 있으니 신비롭다. 달은 우리들에게 깊은 생각에 들게 하니 사색을 경험케 해 주는 철학적인 마력을 소유하고 있다. 쟁반같이 둥군 달이 남산위에 뜰 때 어린이들은 뛰놀며 동심속의 추억을 만들어왔다. 달은 어느 누구나 다 같이 가질 수 있으나 그것으로 웃음과 울음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지저분하고 더러운 일들과 선하고 성스러운 일들이 저 달 아래서 이루어졌다. 지금 나와 같이 저렇게 쟁반같이 둥근 달을 바라보며 센티멘탈한 생각에 잠겨 달을 노래하고 시를 쓰고 글을 쓰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특히 하얀 아카시아 꽃이 피어나고 뻐꾹새가 구슬프게 울어대는 오월의 밤, 초가지붕위의 하얀 박이 자기와 닮은 보름달을 보며 미소 짓는 칠월의 달밤, 그리고 귀뚜라미 구성지게 울어대는 구월의 달밤이면 그것을 듣고 보며 감상에 젖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잠을 못 들게 해주는 것도 이렇게 밝은 달밤이다. 또 많은 사람들에게 자애롭고 따듯한 사랑의 어머니의 모습과 사랑스러운 애인을 그리게 하는 것도 이와 같은 달밤이다.
물리학적으로는 달이 지금보다 조금만 더 크거나 작으면 지구에 미치는 자기장과 자전축에 심각한 영향력을 미쳐 지구는 혹독한 기후변화로 생명이 살 수 없는 땅이 된다고 한다. 지구는 하루24시간 정확히 시간당 1674Km를 자전하고, 또 초당 약29Km의 속도로 태양의궤도를 1년에 단 1초도 어긋남이 없이 한 바퀴를 공전한다. 청정한 하늘위에 높게 떠있는 보름달을 무심코 바라보면서 깊은 명상에 잠겼다. 하늘아래를 내려다보며 빙긋이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한 저 보름달……..모자람도 없고, 그렇다고 넘치지도 않는, 적당히 차오른 저 보름달……나는 달을 보며 생각했다. 나의 인생 삶은 모자라지도 그렇다고 너무 넘치지도 않는 저 보름달과 같은 균형 잡힌 삶을 살고 있는지?…… 사람들은 대개들 항상 자기의 현실 삶이 모두가 부족하고 모자라며 불만족스럽다고 불평들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보다 잘난 사람들, 나보다 부자이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 나보다 많이 배우고 출세한사람들, 나의 남편(아내)보다는 항상 다른 집의 남편이나 아내가 더 잘하고 나은 것처럼 느끼며 그들을 부러워하며 착각 속에 사는 부부들, 사실인즉 뚜껑을 열어보면 모두가 비슷하고 그것이 그것처럼 대동소이한데 남의 밥숟가락이 더 커 보이고 남의 것이 더 좋아 보이는 착각 속에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언제나 남들을 비교대상으로 삼고 나를 그들에게 견주어보며 불만족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불만족, 불평, 착각속의 인생살이 병은 아무리 현대의학이 발달됐다하더라도 도저히 고칠 수 없는 불치의 병이다. 이 병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의 사고와 수양으로서 고칠 병이다. 이러한 그 내면 안에는 각자의 나름대로의 깊은 속사정의 사정이 있겠지만 ,무엇이던 남들이나 타의 것을 비교하며 자신의 삶을 불만족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면 평생을 살아도 그 해답은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은 열을 가졌어도 열 한개를 갖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의 욕심이고 본능이다. 스스로 만족하고 가진 것에 행복을 창조하는 사람이 지혜롭고 올바르고 참되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남을 비교하며 그런 삶을 부러워하며 내 삶에 대해 부정적인면만 이어오다 보니 자연스레 자신의 마음은 척박해지고 삶은 황폐해졌다.
살이 통통하고 풍만하게 차오른 보름달을 보며 다시하번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모두가 거의 스스로 자기의 마음에 상처를 내고 있었구나…하고. 얼마든지 세상에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들이 곳곳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것들을 바랬었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자신의 마음에 있는 달은 온전히 차오르지 못한 초승달에 불과했다. 충분히 차오를 수 있었음에도 자기 스스로가 단절시키고 불만족스럽게 차오르지 못하도록 꽁꽁 묶어둔 것이다. 이제는 자신의 마음의 달을 저 보름달처럼 살이 토실토실 오르도록 내버려두자.
넉넉하고 푸짐하게 차오를 만큼 커다랗고 맑고 아름다운 보름달이 되도록…………그리고 그렇게 밝고 맑은 보름달이 되어 어둔 곳을 비춰주고, 가난하고 외롭고 힘든 사람들의 벗이 돼 슬프고 기쁠 때 어려울 때 언제든 위로와 의지가 되어주는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고 참된 사랑을 베푸는 천사 같은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가자.
문필가(탬파거주) /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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