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 두려움이 두려움을 이긴다

<김호진목사 / 올랜도 연합감리교회 담임>
인생에는 많은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알지 못해서 생기는 두려움입니다. 나는 내 인생을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내 인생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모르기 때문에 두렵습니다. 그래서 인생의 선배나 어른의 조언을 구합니다. 주변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삽니다. 소위 인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입니다. 혼자였을 때 보다 훨씬 유용하게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도 두려움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 중 어떤 사람도 오늘을 살아본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나 백발의 노인이나 아마추어나 소위 전문가나 오늘을 사는 것은 모두 초보운전입니다.

다음으로 시스템을 의지해봅니다. 보험을 가지는 것이 좋은 예 입니다. 보험이란 시스템 안에 나를 두어서 만에 하나를 대비하고자 합니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제어해보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역시 두려움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시스템이 완벽한 방어막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매일 저녁 뉴스가 이것을 여지없이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그럼으로 모든 사람은 동감합니다. 인생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오늘 잘 풀려도 내일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혼자 있어도 두렵고 같이 있어도 두렵고 시스템 속에 있어도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알지 못하는 그 어떤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그런가하면 미리 알기에 생기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당했는데(?) 지금은 알기에 두려운 것입니다. ‘일이 이렇게 되면 안되는데,’ ‘이렇게 되면 큰일 나는데,’ 하면서 압니다. 알기에 두려움이 찾아옵니다. 이건 고치기가 힘든 병인데, 이러면 난 망하는데, 저 사람이 저러면 안되는데, 이건 내가 절대로 피하고 싶었던 건데, 이게 도저히 계산이 안 나오는데, 더 이상 할 방법이 없는데, 그때 그랬어야 했는데, 내 부모도 이랬는데, 이러면 뻔한데, 허허 남의 일인 줄만 알았는데, 내 직감이 맞았는데, 이 외에 수도 없이 많습니다. 표현은 많아도 내용은 동일합니다. 알아서 생기는 두려움입니다.

알지 못해서 생기는 두려움과 알아서 생기는 두려움이 우리 인생을 두렵게 합니다. 마음에 자리를 잡으면서 이리저리 스멀스멀 기어 다닙니다. 이 기분 참 나쁩니다. 숨기도하고 다시 머리를 들고 나와서 날뛰기도 하면서 나를 혼란스럽게 하고 무너뜨립니다. 암세포처럼 내안에서 확장해가며 장악합니다. 결국 내 목에 끈을 묶고 주인이 됩니다. 이제 나는 두려움의 포로가 된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두려움의 포로에서 자유하게 될 수 있을까요? 대답은 두려움을 두려움으로 이기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인생의 두려움을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기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도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하나님을 완전히 알지 못하기에 가지는 두려움입니다.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신비감과 놀라움에 두려움을 가집니다. 감히 상상조차도 할 수 없는 알지 못하는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이 인생을 평안가운데 있게 합니다.

두 번째는 하나님을 너무나 잘 알기에 가지는 두려움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심을 압니다. 하나님은 나의 목자이심을 압니다. 하나님은 나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 반드시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실 것임을 압니다. 어떠한 인생의 폭풍과 풍랑도 잠잠하라고 명령하실 수 있음을 압니다. 나의 반석이시고 산성이신 하나님을 압니다. 곧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심을 압니다. 이처럼 잘 아는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은 모든 인생을 평안가운데 있게 합니다. 감히 인생의 두려움 따위는 근접하지 못하고 한 길로 왔다가 열 길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시편 112:7-8을 말합니다. “그는 흉한 소문을 두려워하지 아니함이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그의 마음을 굳게 정하였도다. 그의 마음이 견고하여 두려워하지 아니할 것이라…….” 다윗은 인생의 두려운 순간들에서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을 잃지 않았습니다. 비록 자기가 처한 상황은 흉한 소문이 들려옵니다. 그렇지만 다윗은 오직 여호와를 의뢰하고 그의 마음을 하나님께 굳게 정하였습니다. 곧 그의 마음이 견고하여짐으로 감히 두려움이 그 마음을 뚫고 들어오지 못합니다. 인생의 두려움을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으로 제압한 것입니다. 할렐루야!

하나님은 생각할 수 없도록 크신 분이시고 우리는 생각할 수 없도록 작은 인생입니다. 그 작은 인생 안에서 일어난 폭풍은 찾잔 속의 폭풍입니다. 크신 하나님을 바라보고 방패가 되시는 하나님을 의지합시다. 크신 하나님을 최대한 크게 봅시다.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으로 세상의 두려움을 넉넉히 이기고 남을 것입니다.
<1021 / 0427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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