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계산 잘하고 살자

 

최래원목사 / 올랜도 선한목자교회 담임
오래 전 한 선교사님께서 방문하셔서 가족들과 함께 마이애미로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조금 늦게 출발했지만 아직 환해서 모델에 짐을 풀고 난 후 갑자기 저의 객기(?)가 발동했습니다. “이정도 해가 떠있으니까 내친 김에 Key west까지 갈 수 있겠다” 는 계산하에 출발을 했습니다.
문제는 그때부터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숙소에 짐을 넣어놓은 체 부랴부랴 차에 올라타고 가는 길에 멋진 바다의 모습과 낙조로 만들어지는 장엄한 일몰의 광경, 미국 최남단의 바다와 도로가 맞닿은 곳, 날씨만 받쳐주면 쿠바까지 볼 수 있고, 대 문호 헤밍웨이가 살았던 그곳을 도착하리라는 나름의 그림을 머리 속에 그리면서 피곤한 줄도 모르고 운전을 했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마이애미에서 Key west까지가 거리가 얼마인지도 확인도 안 한 상태였고 ‘지가 멀면 얼마나 멀겠나’ 하는 생각만 하고 출발한 것이 문제의 발달이었습니다)그런 설렘과 기대감이 무너진 건 그리 얼마 가지 않아서였습니다. 도로 구간마다 왠 공사들이 그리 많이 하던지 가는 곳마다 차량들이 줄을 서서 거북이걸음을 하는 것입니다. 때마침 퇴근하는 차량들이 도로마다 가득 들어차 있었습니다.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해는 점점 떨어지는데 차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한참을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난 후에야 겨우 혼잡한 도로를 빠져 나오자 어느덧 해가 저물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지나자 어둠이 덮이고, 이내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급하강하기 시작했습니다. 보이는 것은 어둠뿐이고 저 멀리 들리는 파도 소리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캄캄한 도로를 앞만 보고 달려가다 보니까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정신이 혼미해지기조차 했습니다. 결국 그 어둠의 길을 뚫고 키웨스트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11시가 훌쩍 넘고 말았습니다. 길거리를 몇 바퀴 돌고 맥도널드에서 늦은 저녁 한 끼 먹고 그냥 그 밤에 뒤 돌아 다시 마이애미 숙소로 돌아와야 했던 나의 첫 번째 키웨스트여행의 아쉬운 여행이었습니다. 그 후 아직 두 번째 키웨스트는 가보지 않았지만 처음의 실패로 인해 배운 것이 있었습니다. 혹 어떤 분이 제게 키웨스트를 가려고 물어보면 저는 매우 정확하게 여행에 대한 조언과 일정을 알려 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혹 제게 그런 기회가 다시 온다면 실수하지 않을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우리 인생은 가끔 이런 실수를 합니다. 분명히 내가 계산한 시간과 현지의 상황에 따른 시간 계산이 다르다는 것을 잊고 삽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가 계산한대로 인생의 여정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나름대로 계획하고 머리 굴려 짠 시간에 다른 모든 것들도 그 시간에 맞춰져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고, 더 안타까운 것은 영혼의 시간마저도 그럴 것 이라고 착각하고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만약 그것이 이 땅에서 일어난 일이고, 여행을 가다가 생긴 일이라면 얼마나 다행이겠습니까? 시간과 돈만 조금 손해 보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영원을 위한 여정 속에서 발생한 문제라면 그것은 실로 돌이킬 수 없는 계산 착오가 아니겠습니까?
왜냐하면 영원을 향해 가는 그 길은 절대로 실수에 대한 수정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여정을 가다가 “이 길이 아닌가 보다”라고 되돌아 갈 수 있는 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세상의 여정이 전부이고 끝이려니 하고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이 땅의 삶만이 전부인줄 알고 질주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땅에서 누리는 행복이면 됐지 뭘 또 바라느냐! 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영원을 향해 가는 그 길은
절대로 실수에 대한 수정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간혹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계산한대로 자신의 인생이 이뤄지고 움직여 질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이 영혼의 문제라면 그것이 내 맘대로, 내가 계산한 대로 이루어지고 진행될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영원한 시간을 계산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즉 더 긴 시간은 계산하지 않으면서 금방 가버리고 없어질 짧은 이 땅에서의 시간에만 급급합니다.
성경은 우리를 경주자라고 표현합니다. 달려갈 푯대가 정확히 주어진 인생의 경주를 달리는 경주자라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의 삶은 겨우 반환점을 도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것은 아직 완전한 완주가 아니며, 그것은 또한 결코 완전한 승리도, 그렇다고 완전한 패배도 아닌 것입니다. 그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뒤처지고, 조금 늦고, 힘들뿐입니다. 그러나 다시 그 반환점을 돌면 달려갈 길이 달려온 길만큼 남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처음부터 출발했던 선수들이 반환점을 돌 때 여전히 그 반환점으로부터 우리 모두는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누가 조금 일찍 도착해서 출발했느냐, 누가 조금 늦었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러나 아직 남은 시간은 모두 똑 같은 시간이 남겨 져 있습니다.

만약 이때 나는 저 사람보다 벌써 많은 시간이 늦었네, 나는 안될 것 같아 라고 생각해 포기해 버린다면 그 사람은 남은 반의 시간과 그 이후의 성취감 안에서 사는 즐거움을 영원히 잃어버린 체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계산 잘하고 사십시오. 여러분은 아직 그 영원한 목표지점까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달려갈 길이 남아 있습니다. 이제 겨우 반환점을 돌려고 하는 순간입니다. 내 생각대로 되지 않고, 내가 계획한대로 진행되지 않아도, 마음은 원하지만 몸이 안 따라줘서 중도에 포기하려고 하십니까? 아니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아니면 달려갈 힘이 없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까?
여러분이 이 세상에서 달려오신 세상의 목표치는 그저 중간 반환점 일뿐입니다. 그곳으로부터 다시 시작하고 달려 갈 수 있는 또 다른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이전까지는 이 세상의 상을 위해 달렸고, 성취와 성공과 여러분 자신을 위해 달렸다면 이제는 또 다른 목적을 위해 달려 보십시오. “ 위에서 부르신 부르심의 상”을 위한 재 도약의 달음질이 그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아직 이 땅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의 이유이며, 외침입니다.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저는 이런 삶이 정말 멋진 삶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직도 내가 계산한 시간에 맞춰 살고, 그렇게 되지 않는 삶 때문에 실망하고 계십니까? 한번의 계산착오가 여러분의 인생전체를 망하게 할 수도 있고, 한번의 정확한 계산하나 가 여러분의 인생을 전혀 다른 반전이 있고 에지가 있는 인생이 되게도 할 것입니다.
이제 그 시간을 내 상식에 맞기거나, 사람들의 조언에 의존하거나, 사람들의 경험에만 목매고 있지 마십시오. 제가 그때 실패를 경험했을 때 저는 좀더 신중했어야 했습니다. 그랬다면 오랜만에 온 여행을 망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나의 상식과 믿을 수 없는 예상과 판단력을 과감히 버리고 얼른 GPS꺼내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쳐 넣고 그 정보를 통해 알려는 예상 시간과 도로 사정을 면밀히 파악했더라면 좀 더 여유 있고, 충분한 여행을 즐길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입니다. 여러분의 그 고집을 이제 그만 버리십시오. 여러분 스스로 잘살아온 그것만을 고집하고, 그 경험에만 의존한다면 여러분이 떠나게 되는 영원으로의 여행은 엉망이 될 것입니다. 진짜 후회해도 이젠 도저히 돌이킬 수 없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그 고집, 그 자기만의 제일 잘났다고 생각하는 평생 가진 자존심,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것이 전부인 것처럼 아무 이야기에나 끼어들고 가르치려고 하는 찢어진 백과사전 같은 지식을 가지고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살지 마십시오. 그것이 이 세상에서는 통할지 모르지만 그것으로 절대로 영원한 나라에서조차 그렇게 살수는 결코 없기 때문입니다.
계산 한번 잘 못하면 가장 멋진 광경과 경관을 누리고 볼 수 있는 기회를 송두리 체 잃어버리고 우리는 앞도 안보이고, 그 멋진 광경을 모두 놓친 체 끊임없이 펼쳐진 어두운 길을 그저 앞만 보고 달려갈 뿐입니다. 아무런 소망도, 기대감도 없이 말입니다.
아직 빛이 중천에 떠 있을 때 영원을 향한 여러분의 여정의 시간을 잘 계산하면 어떨까요? 조금 더 늦으면 그나마도 그 밝은 빛의 나라로 향할 수 있는 기회마저도 누리지 못하게 될 지 모릅니다. 이 세상의 여정은 잘못 가면 다음에 다시 수정할 수 있고, 다시 뒤돌아와 갈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을 위한 여정은 수정도, 뒤 돌아갈 수 도 없습니다. 한번의 잘못된 계산이 영원히 어그러진 장소로 여러분들을 인도할 수 있습니다. 계산 잘하고 삽시다. <988/0826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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