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특혜 없애기

최래원목사 / 올랜도 선한목자교회 담임
얼마 전 한국에선 국회의원이 누리는 특혜를 없애자는 움직임들이 한창 일어났다가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한 체 흐지부지 된 일이었었습니다. 국회의원 자신들이 자기들이 누리는 특혜를 없앨 수 없기 때문에 그저 해프닝으로 끝나버린 것입니다. 그만큼 특권, 혹은 누리는 혜택을 내려놓은 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는 일입니다. 특별히 그것이 많은 수록 더 힘들고 더 어렵습니다. 특별히 하는 일없이 정쟁만 일삼는 국회의원들이 특혜는 하나도 거르지 않고, 미안한 기색도 없이 누리는 꼴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습니다.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누리는 특혜가 무려 200여 가지나 된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단 하루만 국회의원이 돼도 65세부터 사망할 때까지 월120만원을 받게 되고, 배, 철도, 항공서비스도 무료로 제공받는 답니다. 물론 이것은 드러난 혜택에 불과한 것입니다.
아주 오래 전 영국에 잠시 있을 때 TV뉴스에서 종종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제겐 충격이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점심은 각자 싸온 샌드위치로 해결하고, 시간을 내 자신을 국회로 보내준 시민들을 찾아가 어려움을 상담해주고, 고충을 들어주고, 그들의 실질적인 필요들을 해결해주는 인상이 지금도 가시지 않습니다. 좀 충격이었고, 신선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자란 한국에서 이런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이 되면 우선 더 비싸고, 좋은 차를 품위유지를 위해 사고, 보좌관들을 두고, 금 뺏지 달고 거드름 피우고, TV에 얼굴 나올 가회만 있으면 얼굴 알리려고 머리 내미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어 버린 지 오래고, 국회의원은 국민을 섬기는 서비스가 아니라 신분상승의 기회가 된지 오래된 이야기 입니다.
국회의원을 두 얼굴을 가진 변증 자들입니다. 표를 위해선 바닥에도 엎드리지만 일단 국회의원의 뺏지를 달면 구린내 나는 일들도 서슴없이 저지르면서도 미안해하지 않습니다.
물론 주어진 더 많은 기회와 특권을 안 누리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으며, 그것을 누려야 한다면 굳이 사양할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 특권을 누가 만들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 특권들을 국민이 아니라 바로 자신들이 만들어 누린다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은 것이 참 어렵습니다. 왜 어렵습니까? 그것에 익숙해져 있고 그 편리함과 혜택을 맛보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손쉽게 배울 수 있는 도둑질 같은 것입니다. 문제는 한번 익숙해지면 그것을 내 던지기란 너무 힘들고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누리는 엄청난 혜택에 안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특권 없애고 비리 저지른 장관에게 혼 줄을 내던 한 여성의원은 자신과 결부된 구타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잘못도, 마치 자신이 당연히 그런 특권을 누리고, 가진 사람처럼 행세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국회의원 버금가는 분들이 바로 목사님들입니다. 오랜 전부터 한국 내 신학교에서 공공연한 이야기 중에는 한국에서 목사로 성공하려면 두 가지 필수코스가 있습니다.
하나는 줄을 잘 잡아 미래를 보장해줄 뒷배 든든한 목사님을 만나 큰 교회에 취직해 사역하다 보면 적어도 국내에 중형 교회이상은 청빙 받아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일단 무조건 유학을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임지도 없이 한국은 유학파가 득세 하는 나라가 된지 오랩니다. 더욱 이민교회에서 조금만 목회 잘한다는 입 소문이 나기라도 하고 방송 몇 번 타면 한국의 중, 대형교회 청빙은 따놓은 당산입니다.
그래서 조금 야망이 있는 목사들은 이민교회를 발판 삼아 대형교회로 가려는 속내 감춘 외식자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민 교회는 한국의 대형교회로 가는 목사들의 발판이 된지 오릅니다.
한국교회의 성은을 입기 위해 오늘도 밤잠 못 자고 공부하고 있는 분들도 수두룩하고, 자신의 스펙이 중요한 시기라 오늘도 불철주야 자신의 스펙을 쌓기 위해 불철주야 수고하는 사역자들이 넘쳐 납니다. 그래서 가짜 논문도 나오고, 논문도 표절하고, 성도들의 공격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철판학도 배우고, 성도들을 눈물로 감동시켜 깜짝 속게 만드는 눈물 흘리는 비법도 배우는가 봅니다.
미국의 대도시에는 오늘도 임지 구하지 못한 Job 없는 목사들이 수천 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길거리를 가다가 “목사님” 라고 부르면 10명중 서너 명은 고개를 돌려본다고 합니다. 그분들이 스펙이 부족하거나, 줄이 없어서도 아닙니다. 그들을 먹여 살려주고, 목사의 특권과 혜택을 누리게 해줄 좀 더 큰 교회, 재정이 넉넉한 교회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3D교회(성도, 재정, 건물이 준비되지 못한 교회)에는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눈높이를 낮추고, 영혼을 보면 갈수 있는 3D교회는 목회자가 없어도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실 가장 먼저 특권을 내려놓아야 할 사람들은 바로 목사들입니다. 덩달아 목사의 딸랑이 역할을 자체 하시는 몇몇 장로들도 그 특권의 배에 함께 탑승해 목사와 짜고 이권에 손을 대고, 건물헌금에 손을 대고, 비리에 손을 대는 참으로 개탄할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번 돈의 일부를 하나님의 것으로 드리는 것이 아니라 목사의 뒷주머니로 들어가게 합니다. 더 성공하고 부자 되도록 기도해 달라는 것이겠죠! 이렇게 가짜와 브로커를 만들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교회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우스광스런 일들입니다. 결국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과 특권을 누리게 돼버리고, 그 권력과 힘은 고스란히 특권과 혜택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분의 종놈들이 눈 감아야 할 세상의 맛, 돈의 맛, 권력의 맛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 것 같습니다.

주님은 자신의 모든 혜택을 버리셨는데 그 주님의 종들은 그보다 더 많은 혜택을 요구하고, 강압적으로 빼앗고, 그것들을 가지게 위해 싸움도, 교회 깨트리는 것도 불사하고 있습니다. 종들의 반란입니다. 그것은 한마디로 항명입니다. 즉결심판을 받아야 할 심각한 죄인 것입 니다.
목사에게 주어진 모든 특권과 혜택이 사라지고, 없어도 오직 사명과 복음을 위해 자기 한 목숨 불사를 수 있는 참다운 목사는 없을까? 십자가와 복음이면 내게 다른 것은 다 배설물 이라고, 그렇게 외치고, 그저 입바른 설교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 말고 정말 그렇게 살아가는 목사는 없을까?
특권은 익숙해지고, 내 안에서 그것을 누리는 것에 굳어지기 전에 쳐내고, 잘라내 버려야 하는 심각한 죄입니다. 진정으로 목사의 특권은 그런 곳에서 찾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처럼 수준 떨어지고, 비아냥 받아 마땅하고, 저질스러운 3류 영화는 없습니다.
목사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죽을 자리에서 죽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어야 하고, 목사는 자신이 고수하고 지키고 붙잡은 진리를 위해 교회에서 쫓겨나는 한이 있어도 전해야 하며, 목사는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살지 않아도 이 땅에 오직 유일하게 그렇게 살아가는 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961/0128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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