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은퇴후의 노후생활

<칼럼리스트 / 탬파거주>
현대사회는 의학의 발달과 물질적 풍요가 사람들의 수명을 연장시켜주면서 나이가 들어 직업전선에서 물러나 은퇴를 하고 노후생활을 보내면서 많은 시간적인 여유를 영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이 시간적인 여유는 젊어서 한창 생활전선에서 열심히 일하며 바쁘게 살다가 주어지는 시간적인 여유와는 차이와 의미가 다르다.
노년기에 은퇴를 하고 갖게 되는 시간적인 여유는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다른 연령층의 시간여유와는 그 의미가 다르다. 지금까지 대부분 은퇴자들의 경우를 보면 시간은 많지만 소일거리는 많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도 자기에게 소임된 역할이 축소되고 시간은 많다보니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노후에는 남는 시간, 다시 말해 여가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평균수명이 70~80세를 유지하는 현시대에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때문에 은퇴 후 노년에 아무 일도 없이 하는 일도 없이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생활이 계속된다면 견디기 힘든 노후가 될 수밖에 없다. 노후는 여분의 삶이 아니라 제2의 인생, 인생의 후반전, 인생의 제2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은퇴 후 노후를 보내는 사람들은 그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지혜와 기술이 필요하다.
노년이 인생의 종점이 아니라 자기실현의 기회라고 여겨야하며 자기의 삶에 적극적인 성향을 가지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며 취미생활이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여 정신적인 건강은 물론 정서적 안정에도 힘을 기울여야한다.
아무리 자신의 과거 지난날이 성공적이었다고 해도 주어진 현실의 노후생활이 즐겁거나 보람되지 못한다면 성공한 인생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누구나 마지막이 좋아야한다. 은퇴 후의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 중에 하나가 취미생활이다. 자기가 선호하고 즐겨하는 것을 찾거나 골라서 취미생활을 즐긴다면 노후생활은 한층 더 윤택한 삶을 누려 갈 수가 있다. 골프, 낚시, 등산, 사진, 글쓰기, 산책 및 겯기 운동, 각종스포츠 등등 종류도 많고 분야도 다양하다.
나는 작년5월까지 소규모사업체를 운영하다 손을 떼고 은퇴를 하여 6월 달에 플로리다 탬파로 노후생활을 위하여 이사를 왔다. 플로리다는 가히 노인들의 천국이라 할 만큼 이들을 위한 사회복지시설이나 주거시설, 의료시설들이 완벽할 정도로 잘 갖추어져 있어서 생활하기가 참으로 편리하다. 게다가 사시사철 온화하고 따듯한 계절이 지속되다보니 혹한의 추위가 없어 겨울의 계절인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는 그야말로 지상낙원이라고 부를 정도로 너무나 기후가 좋다. 항상 4계절 푸르른 녹음과 꽃, 나비, 벌, 새 등이 주어진 자연은 정서생활에 큰 도움을 주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마음만 먹으면 낚싯대 하나만 갖고 나가면 삼시세끼 생선으로 된 각종요리를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식품비 절약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거기에 고기를 기다리며 낚아 올리는 재미란 낚시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쾌락과 즐거움이다.
생선에는 우리들 몸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각종 비타민과 필수 아미노산인 리신이 있어 노화방지와 건강유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개들 은퇴를 하신 분들 얘기로는 시간은 많고 할 일은 없다고 하며 하루가 너무 길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은퇴 후에는 찾아오는 사람도 줄어들고 만날 사람도 없어지며 생의 의욕마저도 줄어든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은퇴 후에도 여전히 바쁘다. 어느 때는 하루가 너무 짧다고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즐기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바닷가를 산책하고 파도소리, 새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서재에 앉아 글을 쓴다.
시도 쓰고, 에세이도 쓰고, 명상에 잠겨 머릿속에 떠오른 것들을 종이위로 옮겨 글도 쓰고 명상문도 쓴다. 글은 마음의 표현이다.
보고 느낀 대로 시야에 들어오는 사물을 보고 감상문도 쓰고 생활 속에서 얻고 느낀 일들을 진솔하게 종이위로 옮겨 써 본다.
그러다가 싫증이 나면 훌쩍 낚시도구를 챙겨 가지고 가까운 스카이브릿지로 나가서 삼치도 잡고 도미, 숭어, 그루퍼(다금바리), 등등 각종 생선을 잡아 저녁상에 올려 먹을 수 있고, 반가운 손님이 왔을 때는 즉석 생선회도 해먹을 수 있다.
요즘은 게잡이 철이라 어두운 밤이 되면 썰물을 따라 물위로 둥둥 떠내려가는 게들을 길고긴 뜰채로 떠올려 잡을 수 있다. 물살이급하고 몫이 좋은 곳에서는 하루저녁에 150~200마리를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 같은 초보자는 재미로 잡는 입장이고 취미이다 보니 20~30마리가 고작이다. 그러나 이러한 재미난 일들로 인하여 소일거리와 재미있는 일들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은퇴 후의 삶을 좀 더 재미있는 생활로 이끌어주는 가교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 외에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활동이나 일들에 몰입하다보면 또 다른 아름답고 즐거운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스포츠 관람도 좋고 직접 몸으로 참여하는 행동적 취미생활도 좋다. 자기의 주어진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적당히 그것들에 적응하며 자기 적성에 맞는 취미생활이나 즐길 소재를 계발한다면 보다나은 노후생활과 인생을 보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무엇이든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고 도전해보자. 우리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은퇴이고 노후생활이지만 이것은 제2의 인생의 출발점이다. 은퇴이후는 진정한 자기 삶을 완성하는 단계이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는 않았다.
myongyul@gmail.com <932/0611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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