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칼럼> 내가 본 마이애미지역 한인사회의 옛 모습 ( 12 ) 

<김현철칼럼> 내가 본 마이애미지역 한인사회의 옛 모습 ( 12 )
가짜 명예박사가 된 순진한(?) 대통령 영부인

다음 날 필자는 플로리다주 교육부에 연락해서 취재 중임을 밝히고 주정부에 등록된 이 신학대학교의 설립 때부터 현재까지의 임직원 및 학생 현황, 교육 내용 등을 복사해 주도록 요청해서 며칠 후부터 자료를 받아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이 작업에는 이 대학교(?) 창립자인 목사님이 최근까지 목회하던 서북부 플로리다의 소도시 소재 모 침례교회 신자인 교수님(진짜박사)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 목사님의 정체가 들어 나는데 큰 몫을 했다.
이 목사님이 처음에 주정부에 제출한 이 학교의 건물 사진은 이 목사님이 목회를 했던 소도시의 가장 큰 미국 침례교회 건물 전면(덕수궁 전면과 비슷한 백색 둥근 기둥으로 된) 사진이었으며 학교 주소는 어처구니없게도 이 목사님이 생업으로 하고 있는 어느 소도시의 구두 수선소(Shoe Repair Shop) 주소였다, 전화 번호 역시 이 구두 수선소 전화번호였다. 학생 총 수는 대학교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한 39명(사실은 학생이 없었음), 더욱 웃기는 것은 총장과 학장란에는 이 목사님 이름이, 대학교 학무처장은 목사 사모님의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 드디어 ‘가짜박사 학위 공장’의 정체가 들어 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 학교 건물을 비롯해 총장, 학장, 교수, 학무처장 등이 모두 이 구두 수선소 안에 있었다는 말이다.
이 목사님은 스스로가 지난 2년 간 단 1주도 교회 설교를 거르지 않고 신학박사와 철학박사 등 두 학위를 두 달에 걸쳐 한꺼번에 받은 천재(?)로 밝혀졌으며 이 일로 교회 신자 중 진짜 박사학위 보유자인 모 교수(필자의 취재를 도와 준 분) 등 두 분으로부터 ‘목사님은 왜 그렇게 세상을 사느냐?’고 핀잔을 들었었다. 결국 이 목사는 자신이 가짜 박사학위를 받은 경험을 살려 그 아이디어로 ‘가짜박사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가짜박사 총장 겸 학장인 목사님은 서울 일간지에 계속 ‘속성과 신학, 철학 박사 학위 희망자’ 모집 광고를 냈다. 박사학위에 미친 목사들은 플로리다 현지에 와서 이 ‘총장 겸 학장 목사님’의 안내로 1주일 간 관광 후 현금 5천불을 내고 이 가짜박사학위 수여식(?)을 위해 까운을 입고 기념촬영 후 귀국하면 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이 1면 머리 기사로 보도되자 이 대학교 총장님(?)이 플로리다에서 발행되는 다른 동포신문의 전면 광고를 통해 필자 ‘김현철은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사기꾼’이라고 대서특필했다. 말하자면 필자가 쓴 기사가 전부 거짓기사니 믿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 가짜대학교 총장 겸 학장, 그리고 가짜박사 장사꾼인 이 목사는 그 후 남부플로리다 어느 교회 담임 목사로 사역 중 다시 또 다른 가짜박사 장사 내용이 새로 불거져 신문에 보도되자 드디어 플로리다에서는 악질 “사기꾼 기자”(?) 때문에 장사가 안 될 거라 판단했든지 캘리포니아로 이주하고 말았다. 이 대학교(?) 주소도 같이 따라갔겠지?
이 사건이 보도될 무렵 연세대 신학대학장(목사, 프린스턴대 신학박사)이 마이애미지역에 왔다. 이 분은 이 기사를 보고 “국내외의 박사학위 소지 목사님들 중 85%가 이렇게 만들어진 가짜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박사라는 말을 안 써요. 듣는 분들이 저마저 가짜로 보기가 십상팔구거든요. 목사면 됐지 왜 박사가 필요하죠?”라며 씁쓰레 웃었다.
남편이 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 예비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미국에 오게 되었는데 오는 길에 이 신학대학교(?)에서 주는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 참석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알고 보니 DJ의 야당시절 경호원(텍사스의 모태권도사범)으로 있던 분이 바로 이 가짜박사가 되어 이희호 여사를 꾄 것이다. 대통령 영부인이 될 분이니 이 분에게 진짜인양 속여 가짜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할 수 있도록 총장(?) 목사님이 그 경호원에게 부탁한 것, 영부인이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면 사업(?) 번창을 위해 최고의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을까? 제자(?) 입장에서 보면 박사(?) 학위를 준 스승(?)의 부탁을 어찌 거절하겠는가.
아무 것도 모르고 경호원 말만 믿던 이희호 여사는 뜬금없이 생판 모르는 필자의 전화를 직접 받고 그 학교가 정상적인 학교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세히 들었는데도 믿지 않는 듯해서 기사 전부를 팩스로 보내줬는데 ‘가짜박사’ 경호원 말만 믿고 “신학생이 3천명이나 되는 미국에서도 가장 큰 신학교라는데 왜 사람을 모함해요?”했다.
국내에서 광고를 보고 오는 목사님들이야 미리 가짜인 줄 알고 오니 문제될 게 없지만 예비 영부인의 경우는 진짜로 믿고 있는 터라 보여 줄 학교 건물이 없어서 가짜박사 장사꾼 총장님은 또 꾀를 냈다. ‘거리가 너무 머니 영부인 되실 분을 이곳 학교까지 오시게 할 수는 없다’며 깍듯이 인사를 차리는 척 하고는 본인이 현지까지 가짜명박 학위를 들고 날아가 이희호 여사가 있는 장소에서 학위 수여식(?)을 치렀다는 후문이다.
이거야말로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 아니고 뭔가? 지금도 이희호 여사의 약력 중 수상, 명예직 란에는 1997년 6월 ‘미국 Coralridge침례대학 종교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내용이 뚜렷이 나와 있으니 같은 한국 사람으로 창피할 따름이다. 사기꾼인 ‘가짜박사 장사꾼 목사님’은 대한민국 대통령 영부인까지 속인 기쁨에 오늘도 행복감에 취해 있을까?
훗날 들리는 소문에는 이희호 여사를 속인 경호원이 청와대 경호관이 되자 국내 모 태권도 잡지에 ‘주경야독으로 미국 박사학위를 취득한 아무개 경호관’이라는 큰 제목의 기사가 실려 내용을 아는 재미 태권도인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었다.
진정으로 DJ를 존경하고 받드는 분이 단 한 분이라도 곁에 있다면 지금이라도 전 영부인의 약력 중 이 ‘가짜 명박’ 내용을 삭제토록 권유할 수는 없을까? 외국인 중 만일 DJ 관련 전기를 쓸 경우 불거질 수밖에 없는 영부인의 가짜 명박 얘기가 세상에 알려진다면 이는 개인 이희호 여사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 이미지가 조롱거리가 된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 (계속) kajhck@naver.com. <플로리다자연치유연구원장> 871/201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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