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이래 먹고 어찌 싸운담”

국군사병 급식비가 서울 중학생 급식비에 훨씬 못 미친다는 내용이다.
정휘수 의원이 국정감사용으로 제출 받은 국방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군인 한 끼 급식비가 2,051원으로 2달러도 안 된다. 스타버그 커피 한 잔 값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 앞에서도 장병 식비 예산은 요지부동의 차렷 자세다. 오죽하면 군인들의 초라한 식탁이 결국 예산 때문이라면 세금 더 낼 테니 급식 예산 올리라는 납세자의 목멘 소리도 활자화되어 나오겠는가.
서울의 초등학생 한 끼 급식비가 2,580원이며 중학생은 3,250원이라면서 군인 급식비가 중학생 급식비에 63%란다. 그리고 2달러도 안 되는 그 급식예산이나마 제대로 식탁에 반영될지 의문이라고 토를 다는 사람들도 있다.
국방예산의 중점 집행부문이 무기개발이나 무기수입에 의존한다는 사실도 안다.
전력보강도 물론 중요하지만 거기에 못지 않게 전투력 향상과 건강한 병영생활을 위한 적절한 급식예산도 우선과제다.
너무 잘 먹여서 살이 쩌 총 못 들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잘 먹였다 해서 비만증에 걸려 구보도 못할까 그런 염려는 군 특성의 체질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그래도 북한군인들의 밥상에 비하면 진수성찬이라고 할지 모르나, 지금은 그럴지 몰라도 한 때 햇볕정책인가 달볕 정책인가 하는 요사한 굿거리로 김정일에게 “묻지마 조공”을 바치던 시절에 신의주를 잇는 단동 철교는 중국에서 사가는 쌀 실은 차량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 때는 그들의 밥상이 남한장병 밥상보다 진수성찬이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남한의 노인유권자들이 박정희향수에서 못 벗어나듯 북한에서는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워 김대중 향수에 못 벗어날지도 모른다.
소대부터 군단에 이르기까지 군납취급장병들에게 상납 하다보면 남는 것도 없다는 납품업자들의 한숨도 나오면서 그래서 년 100여건에 달하는 납품과정의 이물질이 들어간 하자사건 발생수치도 나온다.
사고뭉치 식품으로서는 김치가 단연 으뜸이라는 통계도 이참에 나왔다. 그래서인지 범죄공화국의 브랜드인 “도둑”이라는 영화가 최근 대박을 치고 있다.
국회의원 저들 세비인상에는 번개처럼 통과시키던 그들이 장병급식 앞에서는 여전히 침묵일변도다.
24조원을 투입한 하나마나한 4대강의 혈세낭비와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이 해먹은 천문학적인 검은돈과 단 한건의 실적도 없이 변죽만 울린 채 막을 내린 김윤옥의 세계한식화 운동에 날아간 국민혈세 770억을 모두 국군급식용으로 전용(轉用)했더라면 장병들의 식탁이 몇 십년간 보기 좋은 밥상으로 이어질 텐데 하는 아쉬움도 따른다. 군 입대를 하면서 카투사로 가기 위해 머리 터지게 지원하는 사례도 알고 보면 먹는 문제다.
미군 장병급식비와 차이 또한 엄청 큰 것만 봐도 더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미군들의 아침상은 대통령의 조찬과 별다르지 않다. 어떤 메뉴가 나오냐는 것은 이 땅에서 우리가 늘 경험하는 Breakfast를 생각하면 어렵잖다.
고기국이라는 메뉴와는 달리 무 몇 점만 둥둥 떠도는 도강탕(渡江湯)에 엉성한 콩나물무침 몇 점을 섞어 먹으면서 이게 초근목피형 신토불이 군대음식이다 하고 칼슘이 넘친다는 멸치 한 마리 못 먹었던 그때의 밥상에 비하면 많은 발전이 있다고는 보지만 그래도 이번에 나온 그 급식예산 발언을 보고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꼭 군인밥상문제보다 예산을 필요한데 못 쓰는 예산정책을 두고 한번 생각해 봤기에 그렇다.
유명인사들이 걷치레로 한 번씩 하는 노숙자급식소의 메뉴보다 못한 조국을 지키는 군인들의 밥상! 군대를 못가본 대통령만 탓할 일도 아니다.
12월에 있을 현대판 “한강의 적벽대전”에서 어느 사람이 유비처럼 승리한다면 군인들 밥상부터 모두 달라질 확률도 있지 않을까. 개혁을 외치는 유비를 너무나 닮은 성격과 인상의 소유자가 후보로 떴기에 해보는 말이다. 물론 필자의 사견(私見)이다.
kwd70@hotmail.com <851/10102012>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