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광복의 의미를 집에서 음미(?)하는 여러분에게

<발행인칼럼> 광복의 의미를 집에서 음미(?)하는 여러분에게

지난 3월에 있었던 삼일절 행사 직후에 기자는 비통한 마음으로 데스크 칼럼에서 각계 지도자라고 자처하는 분들에게 적어도 우리 국경일 행사에는 하나된 마음으로 참석해주길 바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아니 자기 자신이 지도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더라도 그 위치에 있었던, 그리고 현재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일관된 모습을 보여달라고 호소한 적이 있다.
그리고 지난 육이오 참전 기념식이 있은 후에 기독교를 공산주의에서 구한 전쟁이라고 생각하는 목회자나 교회 관계자라면 신앙을 지켜낸 기념식에는 꼭 참석하길 바란다고 글을 썼다.
그럼에도 다시 이런 글을 써야하는 기자의 참담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아니 정말 이럴 수가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흥분을 가라앉힐 수가 없을 정도이다.
우리나라를 강탈하여 36년간 우리의 민족을 착취하고 전쟁터로 내몰았던 일본은 그들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강변하고 있으며 총리라는 사람은 전범자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아시아 국가들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참배를 강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들은 엄연히 대한민국의 땅인 독도를 재탈환하려는 계획을 이미 태평양 전쟁에 패해 항복을 하던 그때부터 세웠다는 사실을 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그들은 지금 한반도를 재침략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고, 그 계획에 따라 패전 후에 만들어진 자신들의 헌법을 수정하여 자위대를 단순한 방어를 위한 군대에서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타국의 영토에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항목을 삽입하려고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 위기 상황에 따라 한반도는 일촉즉발 전쟁의 가능성이 한층 고조되어 있는 시점에 있다. 북한은 핵 존재를 세계에 알리고자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은 경제 봉쇄로 북한을 더욱 압박하고 그나마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줄이려는 한국정부의 노력을 무력화하려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에 거주하는 국민은 물론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모든 동포들은 더욱 단결하여 한국이 당면해 있는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시기이며 또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더 절실한 때이다.
우리는 한국 정부에 대하여 해외 동포들이라도 같은 한민족이라는 대의 속에서 정책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하면서 여러 가지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중국적 허용 문제부터, 참정권 문제, 병역 혜택 문제 등 어찌 보면 국내에 있는 국민들보다도 더 많은 권리를 가지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국민으로서의 권리에 상응하는 의무를 다하고 있는가하고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한국 경제의 침체로 인해 온 국민이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 실업률도 높고 정치적인 불안정, 국제 정세의 불안감 등이 국민들이 겪는 고통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고통을 피부로 느끼지도 못할 뿐 아니라 바람결에도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해외 동포들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한국의 미래에 대하여 마음으로 걱정해주고 아직도 나라 사랑의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조국 국민들에게 알리는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 외에 어떠한 방법이 있겠는가.
우리는 한 두 사람만 모여도 한국의 정치에 대하여 비판하고 경제에 대하여 성토하면서 그것을 개선하고자 하는 데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정말로 편한(!) 방관자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혹자는 그럼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 민족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행동한다면 아주 사소하다고 생각이 드는 국경일 행사에 참석하는 일조차 큰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한다면 우리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모든 동포가 광복절 행사장에 나와 크게 만세 삼창을 불러 일본의 기를 죽여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일본이 독도가 자신의 땅이라고 떠들어댈 때 우리는 우리 2세들을 불러모아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확실하게 가르치고, 일본의 침략주의를 경계하라고 교육해야 하지 않는가. 2세들의 교육이 걱정된다면 언어 교육과 역사 교육이 어떤 교육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역사 교육의 현장이 바로 삼일절이나 광복절 같은 기념식장일 것이다.
그러므로 한인사회의 지도자라고 자처하는 단체장들이나 교회의 목회자들은 이러한 국경일 행사를 단순한 일회성 행사, 맡았으니 해치워야 하는 행사로만 여기는 요식 행위로 끝날 것이 아니라 대대적인 사전 홍보를 통해 한인 사회의 큰 행사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각 교회는 적어도 한달전부터 전 교인들에게 이 행사의 중요성에 대하여 홍보해야 하며,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해방되어 약속의 땅으로 나온 것만큼, 한민족이 일제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를 얻은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성도들에게 알리는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회는 광복절 이전에 그 신앙의 암흑기를 견뎌낸 많은 순교자들, 일제의 갖은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신앙을 지켜낸 믿음의 수호자들에 대한 추념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우리의 기독교 역사 위에 흘린 피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순교자로 한국 국민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목숨을 걸고 독립을 외치던 선조들의 숭고한 신앙과 나라사랑의 마음을 아는 교회의 장로나 목회자는 얼마나 될까?. 과연 이번 광복절을 맞이하면서 몇 명의 목회자들이 찬송가 후반부에 있는 교독문을 낭독하며 예배를 드렸을까?. 일제로 부터 해방을 맞이하면서 믿음의 선조들이 가졌던 목숨건 투쟁의 아픔을 이들은 과연 신앙으로 생각하는 걸까?. 대한민국 최고의 경축일인 광복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목회자 및 단체장들이 과연 한인동포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저 의문스럽기만 하다.
미국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대다수의 목회자들이 미국인들을 구원하기 위해 유창한 영어로 감명 깊은 설교를 하는 것도 아니고, 유대인들을 구원하기 위해 유창한 히브리어로 설교하는 것도 아니다. 이들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목회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믿음의 선배들이 지켜온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먼저 하나님 말씀과 예수님의 깊은 사랑을 사명감을 갖고 전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한민족으로서 가져할 민족의 정체성을 성도들에게 꼭 심어 주어야 한다. 이것이 미주동포사회에 필요한 화합과 단결 그리고 믿음 확장을 위한 목회자들의 제1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뿐 아니라 또한 2세의 교육을 담당하는 각종 학교들은 광복절 이전에 특별히 시간을 편성하여 학생들에게 일제 식민지 시기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 광복의 의미를 가르쳐야 할 것이다. 아직 한국어가 미숙한 학생들을 위해 슬라이드도 보여주고, 사진전시회도 열어 시청각 교육을 통해 일제의 만행을 알리고 그에 따른 2세들의 정체성을 바로잡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진짜 반성해야 될 사람들은 각종 국가 기념일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전직 한인회장들과 단체장, 그리고 현 한인회 임원들과 이사들이다. 한인회에 이사나 임원 그리고 각 부서의 장으로 이름을 올려놓은 그 많은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고작 서너명의 한인회 임원들만 행사장에 나와 형식적으로 행사를 치르는 모습을 볼 때 마음이 답답할 뿐이다.
특히 앞장서야 할 사람들은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이다. 그들은 한국에서 학식 높은 교수님들과 전문가들에게 좋은 강연을 듣고 청와대를 방문하여 애국심이 한층 높은 사람들일 것이다. 그들이야말로 한국의 민족정신과 평화 통일의 의지를 해외 동포들에게 알려야 하는 의무를 부여받은 공식적인 헌법기관에 속해있는 사람들 아니겠는가. 매달 애국정신 선양회를 개최해도 부족한 마당에 1년에 고작 2회(삼일절/광복절) 개최하는 국경일 행사에 눈도장(?)정도는 찍어야 하지 않겠는가.
한인사회가 분열되고 불신의 늪에 빠져있다고 진단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를 굳이 찾는다면 동포 모두의 책임이겠지만, 그래도 한인사회에 앞장선 선각자들과 단체장 즉 한인사회 지도자들의 책임이 막중한 것이다. 이러한 한인사회가 화합으로 재건될 수 있도록 나설 수 있는 사람들은 역시 각 지역의 한인회장이나 단체장 그리고 각 교회의 목회자들일 것이다.
이들이 앞장서서 사심없이 봉사하는 마음으로 길을 열어준다면 일반 동포들은 그들을 따라 기쁨 마음으로 앞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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