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세들의 한글 교육, 어떤 것보다 앞선 일이다.

<발행인칼럼> 2세들의 한글 교육, 어떤 것보다 앞선 일이다.

우리의 2세들에게 한글을 가르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교육에 대한 논쟁은 케케묵은 논쟁이 된 지 오래다. 당연히 2세에게 한글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에 이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여기서 한국인이기에 혹은 민족의 정체성을 갖기 위해서 한글을 배워야 한다는 당위적 논리를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세계화(Globalization)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국경은 사라지고 초국적 기업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전세계 나라는 국제어로서의 영어의 중요성을 알고 영어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에서의 영어교육에 대한 열기는 언론보도를 통하여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영어를 잘 구사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자라 영어를 미국인보다 더 완벽하게 구사하는 한국 동포 2세들이 주류사회의 벽에서 좌절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하여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세계화 시대의 전략을 이해하는 것이다. 세계화는 각 나라가 하나로 통합되는 것이 아니라 각 나라가 충돌하여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세계화의 반대인 지방화(Localization)를 이루어야만 세계화에 대응할 수 있으며, 그 지방화를 통하여 세계-지방화(Glocalization)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즉 세계화 시대에는 미국의 논리를 무조건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문물을 세계 속에 내다 파는 전략이어야 살아날 수 있다.
여기에 한글 교육, 한국의 역사와 문화 교육의 중요성이 있는 것이다. 미국의 주류사회에 파고들려면 미국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미국인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것(Localization)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일본의 문화, 중국의 문화, 인도의 문화가 미국 사회 속에 파고드는 전략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것으로 미국 사회의 한 부분을 만들고 있다. 사실 미국의 문화는 세계 각국에서 전파된 다양한 문화로 이루어진 혼합문화이다.
그러므로 한글 교육에는 민족정체성의 계승이라는 정신적인 논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생존논리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미국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주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한국인이 되어야 하며, 그 다음에 미국인이 되어야 한다.
덧붙인다면 많은 한인 교회들이 당면한 문제, 고령화 문제와 세대간의 언어소통 불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글 교육이 필요하다. 한인 교회의 차세대 리더 즉 목회자는 한글과 영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각 교회는 교인 자녀들이 한글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443호/200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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