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옥칼럼<144> 어느 남편의 참회의 눈물
센터에 오셨던 어느 고객의 귀감이 되는 사연을 소개하고자 한다. 처음 미국에 와서 영어를 배우게 되면서 만난 C선생님은 아픈 사모님을 케어하면서 영어 가르치는 봉사를 하고 계셨다. 부인은 오른쪽이 마비 증상으로 남편의 도움 없이는 혼자 일어서는 것, 걷는 것, 모든 행동에는 남편의 도움이 필요로 한 상태였다. 부인은 정신은 말짱한데 말은 못 하였다. 말하는 의사 표현은 어어어… 로 말을 대신하는 것이다. 이렇게 아프신지 3년째 될 때 만났는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선생님은 자기 부인을 좀 고쳐줄 수 없겠냐고 하는 말을 하시었다. 본인이 마음이 꼬여서 생긴 병은 본인이 마음을 풀어야지 병원에서도 못 고치는 증상을 제가 어찌 고칠 수 있겠냐며 부인을 잘 케어하시려면 선생님 건강이나 잘 돌보시는 게 어떻겠냐고 답변을 하였다.
중매로 만난 부부는 부인은 형제들이 서울대 출신의 엘리트 집안에 그 당시 부인의 직업은 간호사였고, 남편은 시골 출신의 지방 학교 영어 선생님으로 만나 50여년 가까운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계속 싸우기만 했다는 것이다.
싸우는 결혼 생활동안 남편의 형제들과 연락이 끊어진지 수십년이고 집안차이가 나 결혼을 반대했던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거부와 반복된 싸움으로 아들집에 한번 와보지도 못한채 요양원에서 돌아가셨다는데 자식들 키우느라 참았던 남편은 어머니를 학대하는 부인을 절대 용서 못하리라고 생각을 했다고 한다.
자녀 셋이 다 미국서 태어나고 교육받고 시집 장가를 보내면서 두 부부는 70대 노후 생활을 하면서 미국 대륙 횡단도 해보고, 캐나다 여행길에 공항에서 부인이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서 머리를 바닥에 부딪치는 일이 있은 후에 몸 한쪽 마비증상이 있어 병원을 계속 다니게 되었는데.. 머리 검사 후 한쪽 뇌가 작아지는 증상으로 다른 치료 방법이 없다고 했다.
오로지 남편이 부인을 먹이고, 씻기는 모든 일을 감내하는데 평생 돈만 버느라 살림을 전혀 안해 본 남편을 3년째 접어들 때는 차안이고 집안이고 부인에게는 풍기는 환자냄새는 그 동안의 생활을 대변하듯 엉망이 되었다.
부인에게 이렇게 관리하고 보호하며 케어해주는 남편이 고맙지 않냐 고 질문을 하니 못하는 발음으로 어…어..ㅂ..ㅗ..라고 하였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물으니 남편이 웃으면서 업보라고 한다고 했다. 어찌나 기가 막힌지…
이 분들은 미국에도 몇 채의 집을 가지고 있어서 병원비나 요양비가 상당히 부담이 되니 병원을 4년 다니다가 진전이 없자 남편이 집에서 케어를 하는 중이었다.
두 부부는 한국으로 가기로 결정을 하고 한국으로 가는 길도 비행기 타는 것부터.. 의사의 소견서 가지고 좌석도 세개나 사서 가는데 거부. 설득 끝에 가시게 되었다. 병원 검사를 하고 병원에서 안내하는 곳으로 경북 예천의 어느 요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는데 선생님은 병원 밑에 여관을 장기 임대하여 숙식을 하면서 매일 아침 병원 로비에서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일과였다. 부부싸움 속에 자식들이 각양각색 이었는데 한국에 와서 아픈 엄마증상과 아버지의 헌신적인 모습에 가족 모두가 단합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을 떠난지 50여년이 지나 일가친척 아무도 없는 곳에서 누구와 얘기할 사람이 없다보니 매일 있었던 일과를 2-3일씩 또는 일주일 정도 모아서 필자에게 전화를 하며 대화를 나누었다. 어느날 선생님이 울면서 전화를 하셨는데 일주일 째 눈물이 난다는 것이었다.
한국 병원에 가신지 3여년쯤 지나서였다. 어느날 머리는 하얀 백발로 몸은 바짝 말라 살점하나 없고 눈의 촛점도 흐릿한 살아있는 송장인 부인을 보고 왜 저렇게 나약하고 작은 저 여인과 평생을 싸웠던가? 자기가 뭔데 어머니한테 잘못한 부인을 용서 못한다고 했던가? 하며 부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면서 사죄를 하셨다고 한다. 나한테 시집와서 자식 셋을 키우느라 마음고생, 몸 고생한 당신을 몰라보고, 고집부리고 싸웠던 날 용서해 달라고.. 당신을 꼭 천국에 보내놓고 미국에 가겠노라며 집에서 가정 예배 때 드렸던 찬송가를 부르며 용서를 비셨다고 한다. 초점이 없던 부인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내렸다고 한다.
철없는 남편을 철들게 하려고 병마와 싸우며 기다렸던 부인이 얼마나 힘이 드셨겠냐며 선생님을 위로해 드렸고, 참회의 눈물로 용서를 구한 C 선생님은 마음의 짐을 털고 영어로 수학을 가르치는 교육봉사를 하시며 노후 생활을 보내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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