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렴> 겉, 외모만 보고 사람 판단하지 말자.

<김명열칼렴> 겉, 외모만 보고 사람 판단하지 말자.

겉의 행색이 너무나 초라한 한 노숙자는 어느 중년 남성이 운영하는 가게 앞에서 매일 잠을 잤다. 이 남성은 아침에 가게 문을 열 때 마다 퀴퀴한 냄새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가게주인 남성은 노숙자에게 찬 물을 끼얹고, 발로 차기도 하며 욕설을 하고 그를 내쫓았다. 하지만 매일 매일 노숙자는 그의 가게 앞을 서성인다. 이웃들은 욕을 하고 화를 내며 노숙자를 쫓아내는 그를 못 마땅하게 쳐다본다.

이 남성에게 온갖 구박을 받던 노숙자가 어느날 갑자기 가게 앞에서 사라졌다. 남성은 오히려 이런 상황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러자 이웃집 가게주인은 “이제는 그 사람 찾는거야? 아주 멀리 떠나갔어” 라고 알려준다.

그가 사라진 그날밤, 그 가게는 복면을 쓴 도둑들에게 완전히 털렸다. 값비싼 물건이 대부분 도둑맞았고, 출입문은 완전히 박살났다. 그 남성은 급히 가게 앞의 CCTV영상을 찾아본다. 이제껏 아무런 도둑의 피해가 없었기에 그는 CCTV를 확인하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오늘아침, 지나온 영상속을 보니 노숙자는 밤마다 그의 가게를 찾아온 도둑들을 막아줬고, 쓰레기를 버리려는 사람을 내 쫓았다. 가게 문 앞에서 장난을 치려는 학생들을 쫓아낸 것도 이 노숙자였다. 그러한 노숙자를 냄새나고 귀찮다며 구박하고 욕설도 하며 냉정하게 쫓아버린 것이었다. 그 노숙자가 사라진 바로 그날 밤, 이 남성의 가게는 전 재산을 날리다시피 모든 것을 잃었다.

도둑들에겐 이 노숙자가 골칫거리였다. 결국 그는 도둑들이 들고 온 흉기에 찔려 숨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먼 곳, 어느 쓰레기장의 구석에서 그는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영상을 본 남성은 후회를 하고 눈물을 흘렸지만, 고마움을 갚을 기회는 영영 사라졌다.

다음, 이 글은 나와 가깝게 지내는 어느 지인께서 보내준 것이다. 참고로 그 내용이 눈물겹고 감동적이어서 소개하여 드린다.

어느 가난하고 불쌍한 어린 소녀와 그녀의 아버지인 시력 장애자(맹인), 이렇게 부녀가 어느 순대국집에 들어와서 있었던 실제의 이야기다.

이 글을 써 올린 당사자인 그가, 숙취로 속이 쓰려서 순대국집에서 순대국 한 그릇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여덟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어른의 손을 이끌고 느릿느릿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너절하고 때 묻은 허름한 옷차림의 행색은 한 눈에도 걸인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조금은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주인아저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들을 향하여 소리쳤다. ‘이 봐요, 이렇게 손님이 없는데… 다음에 와요’ 걸인 모습의 두 부녀인 듯한 사람을 보고 크게 소리쳤다. 아이는 아무런 말도 없이 앞을 못 보는 아빠의 손을 이끌고 음식점 중간에 자리를 잡았다. 주인아저씨는 그때서야 그들이 음식을 먹으러 왔다는 것을 알았다. ‘저 ~어 아저씨, 순대국 두 그릇 주세요’ ‘응 알았다, 근데 얘야 이리좀 와 볼래’ 계산대에 앉아있던 주인아저씨는 손짓을 하며 아이를 불렀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음식을 팔수가 없구나, 거긴 예약손님들이 앉을 자리라서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주눅이 잔뜩 든 아이는 주인아저씨의 말에 낯빛이 금방 시무룩해 졌다. ‘아저씨, 빨리 먹고 나갈께요, 오늘이 우리 아빠 생일 이예요……’ 아이는 찬 손바닥에 꽉 쥐어져 눅눅해진 천원짜리 몇장과 한주먹의 동전을 꺼내 보였다. ‘알았다, 그럼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 잠시 후 아저씨는 순대국 두 그릇을 그들에게 갖다 주었다. 그리고 계산대에 앉아서 물끄러미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빠, 내가 소금 얹어줄께’ 아이는 그렇게 말 하고는 소금 대신 자신의 국밥 그릇으로 수저를 가져갔다. 그리고는 자기 국밥속에 들어있는 고기들을 모두 떠서 앞못보는 아빠의 국 그릇에 담아주었다. ‘아빠, 이제 됐어 어서 먹어, 근 데에~ … 아저씨가 우리 밥먹고 빨리 나가야 한댔으니까, 어서 밥 떠, 내가 김치 올려줄게, 빨리 많이 먹어’ 그 광경을 지켜보던 주인아저씨는 조금 전 자신의 행동에 대한 뉘우침으로 그들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했다.

이 글을 쓴 그 자리에 있었던 손님은 그 아이와 아버지의 음식 값을 모두 지불하고 식당을 나왔다. 잠시 후 식당주인 아저씨는 손님이 대신 지불해준 음식 값을 그대로 들고 나와 어린 소녀의 주머니 속에 넣어주며, ‘얘야, 조금 전 나간손님이 너의 음식 값을 주고 나갔는데, 나는 이 돈을 너에게 주고 싶구나 그 이유는 네가 식당안에 들어올 때 너를 손님인줄 모르고 나가라고 한 것이 나의 잘못이란다. 너는 얼마나 당황스럽고 기분 나빴겠니? 그리고 너의 아버지도 불쾌했을 테고…. 이 돈은 내가 너에게 잘못한 것을 사과하는 뜻으로 주는 것이니 받아 넣어라…..’ 이렇게 말하는 주인아저씨 눈 가에는 어느새 반성의 눈물이 눈가에 가득히 고여 있었다.

모든 사람은 귀천(貴賤)이 없으나 스스로를 귀하게 할수도, 천하게 할 수도 있다.

이 글을 읽는 우리들만은 사람을 대 함에 있어 외모로 판단하는 천한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적 행동이 이 어린 소녀 아이의 효행처럼 세상에 좋은 빛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부족하고…….한없이 감사하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감사하듯…… 우리 모두는 더 몸가짐에 불평하지 말고, 덜 가진 이들을 돌아보며 더 감사해야 하며, 그들을 돌볼 수 있는 여유와 감사를 갖고 세상을 살아가길 바란다. 우리네 인생길은 결코 길지 않다. 우리가 세상을 떠나며 눈 감는 날, 아름답게 살았다, 후회없이 살았다, 남들에게 베풀며 살았다, 하는 미련 없는 마음으로 눈을 감을 수 있게 보람된 삶을 살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길 바라겠다.

물취이모(勿取以貌) 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외모를 보고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겉모습만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우선 눈에 보이는 것에서 그 사람을 판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뿐, 아무리 오래 사귀어도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이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허름한 옷차림의 노부부가 세계적인 명문대학인 하버드대학의 정문을 막 들어서려고 했다. 그러자 정문에서 경비를 보던 경비원이 그들을 불러 세웠다. ‘여긴 왜 들어가려고 합니까’ 경비의 물음에 노부부는 ‘총장님을 좀 만나러 왔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경비원이 코웃음을 치며 ‘아니 총장님이 당신 옆집 사람이오? 총장님같이 높으신 분이 당신들 만날 시간이 어디 있겠소?’ 하며 노부부를 정문 밖으로 밀어냈다. 경비원의 태도가 너무나 불쾌했지만, 노부부는 다시 그에게 물었다. ‘이만한 대학을 설립하려면 돈이 얼마나 듭니까?’ 그러자 경비원은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댁들이 그건 왜 묻는거요? 어서 나가기나 해요’ 라며 화를 버럭 냈다. 그래서 노부부는 할 수없이 발길을 돌렸다. 사실 이들은 스탠포드 부부로, 금광과 철도업을 하는 엄청난 재벌 이었으며, 캘리포니아 주지사, 상원의원을 지낸 대단한 인물이었다. 그런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장티브스로 죽자 전 재산을 교육사업에 헌납하기로 결정하고 하버드대학을 방문한 것이었다.

경비에게 쫓겨난 이들 부부는 5년후, 직접 대학을 설립했는데, 그 대학이 유명한 스탠포드 대학이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하버드대학은 그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아쉬워하며 하버드대학 정문에 이런 문구를 써 붙였다.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말라’ 사람을 외모로 보면 안 된다. 그것은 마치 수박의 겉만 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수박의 겉만 봐서는 그 속에 그렇게 달고 시원한 육즙이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것인가? 사람의 학벌, 가문, 외모가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모든 사람은 못난 사람도, 잘난 사람도 없다. 사람을 외모로 보는 어리석은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귀하게 여길 때, 다른 사람도 나의 외모와 상관없이 나를 사랑하며 귀하게 여길 것이다. <문학 작가 김명열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375/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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