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한국의 정치사회를 보는 눈, 호부견자(虎父 犬子)

<사진출처 / 경인일보>

<기자의 눈> 한국의 정치사회를 보는 눈, 호부견자(虎父 犬子)

요즘 한국의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각종 언론기관이나 신문지상을 통하여 호부견자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여 일반 국민들의 입방아 속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호부견자(虎父 犬子) 라는 말은 옛 부터 전해 내려오는 속담의 말인데, 그 뜻은 호랑이 아버지 밑에서 개자식이 나온다는 말이다. 이게 상식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생물학적으로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지만 심리학적으로는 상당히 일리가 있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어떻게 호부(虎父) 밑에서 견자(犬子)가 나온다는 것일까?………….

1906년 10월26일, 일본제국주의의 이토 히로부미(이등박문)가 러시아제국의 재무장관 블라디미르 코콥초프와 회담하기 위해 하얼빈에 오게 되었다. 이 소식을 대동공보사에서 전해들은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 암살에 자원했다.

10월26일 이토 히로부미가 탄 기차가 하얼빈에 도착했다. 얼마후 이토 히로부미는 러시아 재무대신 블라디미르 코콥초프와 열차안에서 회담을 마친 후 9시30분경 러시아 군대의 사열을 받기위해 하차하였다. 안중근은 사열을 마치고 열차로 돌아가던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브라우닝제 반자동 권총으로 저격하였다. 이 외에도 일곱발의 저격 총알중 나머지 네발중 세발은 각각 옆에 있던 수행비서관 모이 타이지로우, 하얼빈주재 일본총영사 가와카미 도시히코, 남만주 철도의 이사 다나카 세이지로우 에게 총격을 가했다. 총격 후 안중근은 가슴안에 간직했던 태극기를 높이 들어 올리며 러시아 어로 “꼬레아 우라”라고 3번 크게 외쳤다. 이 외침은 “대한민국 만세” 라는 뜻이다.

총격 30분후 오전 10시경, 이토 히로부미는 피격당한 후 열차로 옮겨져 죽었다. 조선침략을 획책하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 후, 안중근의사는 체포되어 만주 여순 감옥에서 갖은 고문과 폭행, 고통과 시달림속에 형무소생활을 하다가 이듬해 3월26일 오전10시에 사형장에 도착해 서서 기뻐하며 말하기를 “나는 대한독립을 위해 죽고, 동양 평화를 위해 죽는데 어찌 죽음이 한스럽겠소” 하였다. 마침내 한복으로 갈아입고 조용히 형장으로 나아가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32세였다.

그런데, 아버지는 이렇게 훌륭한 업적을 남긴 위대한 영웅의 아버지였는데, 안중근의사의 둘째아들 준생은 1939년 10월 이토 히로부미를 추모하는 사찰인 경성 박문사를 방문하여 그는 이토 히로부미의 영전에 향을 피우고 “죽은 아버지의 죄를 내가 대신 속죄한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이토의 아들 분키치를 만나 “아버지를 대신해 깊이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이 소식을 듣고 대단히 격노한 김구 선생님은 안준생을 호부견자(호랑이 아버지 밑에 개자식)라고 했다.

민족자주와 대한민국 독립과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일제의 거두(巨頭) 이토를 단죄한 호랑이 같은 아버지(안중근)의 숭고한 정신을 반민족행위로 더럽힌 개같은 자식(준생)이란 뜻이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셋째 아들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공직자 재산신고가 성실치 못해 구설수에 올랐다. 10억원이나 누락신고 했다거나 집이 사실은 네 채인데 세 채만 신고했다는 것 따위다. 김의원은 부친의 노벨상 평화상 상금까지 가져가 형제간에도 소송중에 있다. 이런 일에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이 호부견자(虎父犬者)를 들이댔다.

소속당은 국민의 여론이 싸늘하고 등을 돌리자 서둘러서 윤리위를 열고 즉각 김홍걸의원을 제명처분 했다. 김의원은 변명을 하는 모양이지만 이미 등을 돌린 세상의 민심과 반응은 너무나 매섭고 차가웠다. 아버지의 후광을 입고 정치권에 나선 현재의 모습이 너무나 배신적이고 국민들을 우롱한 처사다. 심히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겠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파트 분양권신고를 누락하고, 2016년 3채의 아파트를 매입하는 등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이유다.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조차 아끼지 않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이 고작 부동산 투기에나 매진하고 있다니 개탄을 금할 수 없다”는 꾸지람의 여론들이 자못 따갑기 그지없다. “나는 네가 일생동안 남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면 반드시 너는 결코 후회 없는 평화와 기쁨의 일생을 보낼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이것은 김 전대통령이 옥중에서 아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랑하는 아들에게 보낸 옥중서신 이다. 김 전대통령은 감옥에서도 편지를 통해 자식들에게 독서와 사색, 사랑과 평화의 실천 등 인격도야를 권장했다. 이러한 김 전대통령의 자식 교육을 생각하면 김 의원은 훌륭한 자신의 아버지 얼굴에 지금 +칠을 하는 격이다.

김의원처럼 아버지로부터 훌륭한 교육을 받은 사람의 행동도 이런데, 그렇지 못한 이들은 어떨까?. ‘아빠 찬스’ 논란을 빚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나 ‘엄마 찬스’ 논란에 휩싸인 추미애 현 법무부 장관의 가족 이야기이다. 자식 교육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런 사례를 보고 어느 사람은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좋아 한다. 정말로 그럴까?.

세상 참 오래 살다보니 별별 꼴 보기 싫은 일들이 눈에 많이 띈다. <김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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