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기자의이스라엘,요르단성지순례기행문19

성서에 나오는 유대 광야 나무

 

지난주에는 유대광야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는데, 이번주에는 유대 광야에 서식하는 광야의 나무들에 대하여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다. 성경을 읽다보면 많은 나무들의 이름이 나온다. 광야에는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 없는 광활한 모래사막을 연상케 하는데, 그것과는 대조적으로 성경에는 여러가지 나무들이 등장한다. 참고로 상식을 이해하는 범위내에서 그 내용을 종류별로 나열해 본다.

느보산, 아르곤, 헤스본의 로뎀나무는 구약성서에 4번정도 나오는 이 로뎀나무(White Broom)는 엘리야가 그 아래서 죽기를 간구한 사건 때문에 잘 기억하고 있다(열왕 상 19:4~5). 엘리야가 이세벨의 분노를 피해 남쪽으로 도망하던 중 브엘세바에서 하룻길 되는 광야에서 로뎀나무 아래 앉아서 죽기를 구하였다고 성서는 전하고 있다. 오늘날에도 이지역에서 로뎀나무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욥기 30장4절 ‘대싸리 뿌리로 식물을 삼느니라’는 말씀에서 이 대싸리가 또한 로뎀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싸리 뿌리로 식물을 삼는다는 말은 이 로뎀나무 뿌리를 우리들이 칡뿌리 먹듯이 먹는 것이 아니라 그 뿌리로 숯을 만들어 그것을 팔아 먹을 것을 마련한다는 의미이다. 로뎀나무의 뿌리나 줄기가 이스라엘에서 나는 식물중에 숯을 만드는데 가장 좋은 것이다. 오늘날에도 광야에 사는 베두인 사람들은 이 로뎀나무로 숯을 만든다. 이는 성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시편 120편 4절을 보면 ‘로뎀나무 숯불’이라는 말씀이 있다.

나사렛 가이사리아의 종려나무 열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때에 사람들이 종려나무가지를 들고 호산나라고 부른 사건 때문에(요12:12~13) 우리 기독교인들은 이 종려나무(Date palm)에 호감을 갖고 있다. 목재가 귀했던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지붕을 받치는 기둥이나 간단한 가구를 만드는데 종려나무를 이용했으나 현대는 그 열매만을 사용한다. 현재 이스라엘은 기후가 상대적으로 더운 요르단계곡, 사해 주변, 아라바 계곡 등에서 종려나무를 많이 기르고 있다. “사해 가까이 여리고가 종려의 성읍으로 불리웠다.(신명기 34:3, 역대하 28:15)”. 종려나무는 키가 크고, 또 여름을 지나면서 그 열매가 아주 탐스러워지는데, 아가서 7장 7절은 바로 이런 모습을 노래하고 있다. 신부의 크기가 종려나무 같고 그 아름다운 가슴이 종려나무 열매 송이와 같다는 말씀이다. 이렇게 종려나무는 우아함이나 축복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되었기 때문에,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 까지 유대 여자들의 이름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다윗의 아들 암논에 의해 추행을 당한 압살롬의 누이동생 이름이 바로 종려(다말=타마르)였다. 유대인들은 매년 가을의 초막절에 일주일동안 초막을 치는데(모든 사람들이 초막을 치는 것은 아니며 또 아주 그럴듯하게 초막을 만드는 것도 아니다) 그 초막의 지붕으로 종려나무가지를 사용한다. 종려나무는 암, 수나무가 있으며 암 나무는 5~6년생부터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50여년정도 까지는 매년 30Cm정도 자라다가 그 이후는 성장이 둔화되는데, 크기가 약 20m정도 되는 종려나무는 수령이 약 100년정도 된 것이라고 한다.

예루살렘 쥐엄나무, 성서에 나오는 식물들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쉽게 기억하는 것이 바로 이 쥐엄나무(Carob tree)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구약성서에 한번도 이름이 나오지 않고 신약에 단 한번 나오는데(탕자의 비유, 누가15:16). 누구나가 기억하고 보기를 원하는 나무가 되었다. 우리는 누가복음의 쥐엄나무열매는 돼지만 먹는 것인데 그것을 탕자가 먹었다는 말씀 때문에 돼지의 음식을 사람이 먹는것처럼 생각하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현재 시장에서 팔 정도로, 그렇게 좋은 열매는 아니다. 큰 콩깍지 모양으로 생긴 그 열매가 검게 익으면 사람들은 재미로 그것을 먹기도 한다. 성서 시대에는 적의 포위로 성 안의 사람들이 굶주릴 때 비상식량으로 많이 먹었다고 한다. 열왕기 하 6장25절의 비둘기 똥이 바로 쥐엄나무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바로 아람 왕 벤 하닷이 사마리아를 포위했을 때 사마리아의 상황이 자식들을 잡아먹는 지경까지 이르자 사람들은 쥐엄나무열매를 먹었다는 것이다.

한편 세례 요한이 광야에서 먹은 메뚜기가 실은 이 쥐엄나무 열매라는 견해도 있는데, ‘왜냐하면 유대광야에 사람이 식량으로 삼을 만큼 메뚜기가 많은 것이 아니었다’. 그 두 단어의 히브리어 발음이 비슷하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든다. 히브리어로 메뚜기는 하가빔, 쥐엄나무는 하로빔 이다. 쥐엄나무 열매가 성 요한의 빵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는 것이 이 주장을 뒷받침 한다 하겠다. 쥐엄나무는 이스라엘의 여기저기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숲을 이루고 있는 곳도 있다. 예루살렘의 경우 거리의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있다.

예루살렘 감람나무, 성서를 통해 감람나무(Olive tree)로 잘 알려진 이나무의 또 다른 이름은 올리브나무이다. 이 나무의 열매와 그 기름은 고대로부터 일상생활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식용으로, 치료용으로, 화장용으로, 등불용으로, 제사용으로 사용되었다.

왕이나 메시아에게 감람유를 부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데다가 이스라엘의 땅과 기후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고대로부터 많은 감람나무를 길렀는데, 다윗의 관리 중에는 감람나무를 맡은 사람이 있었다(역대 상 27:28)는 구절에서도 우리는 감람나무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도 예루살렘, 사마리아 지역을 포함하여 이스라엘 전역에 걸쳐 감람나무를 많이 재배하고 있다. 감람나무 가지가 평화를 상징하는 이유는, 노아의 방주 사건때 노아가 보낸 비둘기가 물고 온 것이 바로 이 감람나무 새 잎사귀 였는데, 이를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다시 평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본 것에서 비롯된다. 한편 로마서 11장17절의 번역 때문에 참 감람나무가 있고 또 다른 종류의 돌감람나무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나 로마서 17장의 돌감람나무는 야생 감람나무라는 의미일 뿐 돌 감람나무가 따로 있는것은 아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하여 돌감람나무는 야생 감람나무로, 참 감람나무는 그냥 감람나무로 번역하는 것이 좋겠다. 식물학자들에 의하면 감람나무는 잘 기르면 1000년정도 살수 있다고 한다. 현재 겟세마네 교회의 정원에 있는 감람나무들은 대략 수령이 5백여년 정도 된 것이라고 한다.

이집트, 싯딤나무, 유대광야나 아라비아지역(사해 남쪽에서 아카바 만까지의 건조하고 메마른 지역인데 아라비아라고 음역하거나 사막이라고 번역했다)등 메마른 땅에서만 볼 수 있는 이 싯딤나무(히브리어 쉬타, 영어 Acacia는 법궤나 성막의 널판, 채, 띠, 상들을 만드는데 사용되었다/출애굽 25:.26장)는 우리는 일반적으로 법궤를 만든 나무로 기억하며 이 나무를 찾는다. 이스라엘의 건조한 지역에서 크게 두 종류가 자라고 있는 이 나무가 아카시아 종류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모든 성에 식물에 관한 책들이 아카시아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성서들 역시 아카시아로 번역하고 있다. 출애굽에서 조각목으로, 신명기 10장3절에서는 쉬타의 복수형 쉬팀을 싯딤이라고 음역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우리 한국사람들은 아카시아라고 하면 잎이 쉬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주 크고 봄에 향기로운 흰 꽃이 피지만 쉬타와는 전혀 다른 한국의 아카시아로 생각할지도 모르므로 아카시아로 번역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나무에 특별한 종교적인 의미가 있어서 법궤 등 성막과 관련된 기물들을 만들었다고는 볼 수 없다. 이스라엘 남쪽의 건조한 지역을 본 사람이면 이 지역 광야를 40여년 유랑한, 출애굽한 히브리인들이 무엇을 만들만한 크기로는 싯딤나무밖에는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쉬타의 나무둥치는 아주 가벼우나 저항력과 내구성이 뛰어난데, 이러한 특징을 살려 성서에는 쉬타를 15번이나 썪지 않는 나무로 번역했다.

시나이산 떨기나무, 떨기나무는 흔히 높이가 2미터 이내이고 원줄기가 분명치 않으며 밑둥에 가지가 많이 나있는 나무들을 총칭한다.

야훼의 천사가 타는 불빛으로 모세에게 나타났던 곳은 스네라는 가시덤불 가운데였다.(출애굽 3:2~4) 이 나무는 떨기나무의 일종으로 높이는 1m정도이며 줄기와 가지에 3~7개의 노랑꽃이 핀다. 시나이와 남부 이스라엘의 골짜기나 광야에서 자라는 이 나무의 표면에는 휘발성 가스를 내뿜는 기름구멍이 있어 떨기가 타지 않고 불꽃이 일게 한다.(출애굽 3:2 참조) 다른 떨기나무들(신명기 33:16, 욥기 30:7)은 덤불 모양의 일반적인 관목들을 지칭하는 것 같다.

이상으로 유대광야에 산재해 서식하고 있는 각종 나무들을 성서에 나온 근거를 바탕으로 소개해 드렸다. <다음호에 계속>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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