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진정한 친구

<칼럼리스트 / 탬파거주>
자신이 역경에 처해 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친구를 두고 있다면 그러한 친구야말로 진정한친구라고 할 것이다. 교우(交友)관계가 자신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은 두말할여지가 없을 것이다.
조선시대의 실학자 홍대용선생은 교분이 있는 중국의 교우(校友)에게 보낸 편지에서 친구라는것은 서로가 책선(責善=선행을 하도록 권하는 것)과 보인(輔仁=서로도와 仁을 권하는 것)을 해 주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렸고 논어에서 공자님은 한해가 추워진 연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듯이 진정한친구도 역시 어려운 역경에서 그 진가가 발휘되는 것이다.
진정으로 자신을 이해하여주고 어려움을 감싸준 인물로는 단연 중국 춘추시대의 제나라 명재상인 관중과 포숙의 관계를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조선조 명종대(明宗代)의 오성과 한음 역시 관중과 포숙에 비교할 수 있는 교분이 두터운 우정 어린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나를 낳아준 분은 부모님이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이다”라는 관중의 표현대로 포숙은 관중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해준 인물이었던 것이다.
피를 나눈 사이를 우리는 형제자매라고 한다. 뜨거운 심장을 나눈 사이를 우리는 연인이라고 한다. 생활을 같이 공유하는 사이를 우리는 부부라고 한다. 계약상의 이익을 같이 공유하는 사이를 우리는 동업자라고 한다. 그렇다면 친구는?…. 공유하는 것이 없다. 다만 우정을 공유한다.
언제나 나를 위해 흘려줄 뜨거운 눈물을 지니고 있고 내가 불리한 처지에 놓여서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을 때 나를 이해하고 내편에 서서 나와 동감하며 함께 영혼을 공유하는 사이가 진정한 친구이다. 그러한 친구가 있는 사람은 행복한사람이고 행운아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때는 친구를 사랑하는 따듯한 마음이 남아 있을 때이고 세상에서 가장 울고 싶을 때는 친구가 내 곁을 떠나갈 때라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믿고 싶은 것은 친구가 날 사랑하는 마음이며 친구가 가장 친하게 느껴질 때는 서로가 손을 꼭잡고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때이다.
내가 외로움을 느낄 때는 친구가 내 곁에 없다고 생각할 때이며 내가 가장 바라고 싶은 것은 친구의 마음속에 내가 영원히 머물러 간직되는 것이다.
당신이 가슴 아프고 우울한 얼굴로 찾아갔을 때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당신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줄 수 있는 친구, 당신을 보며 마음을 읽어줄 수 있는 친구, 당신의 손을 따듯이 잡아주는 친구, 만약에 당신에게 이러한 친구가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당신은 세상 살기가 한결 재미있고 즐거우며 행복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를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학식이 높은들, 재물이 많은들, 직위가 높은들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살아가면서 마음을 터놓는 친구가 하나도 없다면 정말로 세상살이가 삭막하고 재미없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남자들은 나이가 들면 다섯 가지가 꼭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한다.
첫째는 마누라이고, 둘째는 아내이며, 셋째는 애엄마이고, 넷째는 집사람이며, 다섯째는 와이프라고 한다.
이것은 즉 자기의 배우자인 부인의 존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풍자한 이야기지만 나이가 들면 또 필요한 것으로 건강, 친구, 돈, 일거리, 취미생활 등을 꼽는데 이의가 없다.
이것들 중에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는데 그중에 흉금을 털어놓고 많은 시간을 보내려면 아마도 친구와 적당한일과 취미생활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어느 정도 경제적인여유와 건강이 허용되어도 함께할 수 있는 친구와 소일거리가 없다면 사는 것이 재미가 없고 매일 매일이 지루하고 따분하게 느껴진다. 그중에서 우리들에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친구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
친구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친구들은 학창시절에 이루어지는데 학창시절에 가깝게 지내던 친구가 많아도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하나둘 멀어져 노년이 되면 얼마 남지 않는다. 사회생활을 하며 이루어진 친구들은 그때뿐으로 이직을 하고나면 평생의 친구로 남는 경우가 많지 않다.
특정한 목적으로 많은 인맥을 형성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린 시절의 빨가벗고 알몸으로 미역 감으며 지냈던 죽마고우의 친구들이야말로 가장 늦게까지 추억 속에 소중하게 남는 경우가 많다.
친구와 친구의 관계가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우선 자주연락하고 만날 수 있어야한다. 지난날 가까운 친구였다 하여도 이민을 갔다든지 멀리 이사를 갔을 경우 등으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면 자연히 멀어지게 마련이며 마음도 멀어지게 된다.

우리들이 이 세상을 살다보면 다음과 같은 4종류의 친구가 있다고 한다.
1) 꽃같은 친구 = 꽃이 피어서 예쁠 때는 그 아름다움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꽃이 지고나면 돌아보는 이 하나 없듯, 자기 좋은 때만 찾아오는 친구는 바로 이 꽃과 같은 친구이다.
2) 저울과 같은 친구 = 저울은 무게에 따라 이쪽으로 또는 저쪽으로 기운다. 그와 같이 나에게 이익이 있는가 없는가를 따져 이익이 큰 쪽으로만 움직이는 친구가 바로 저울과 같은 친구이다.
3) 산과 같은 친구 = 산이란 온갖 새와 짐승들의 안식처이며 멀리보거나 가까이보거나 늘 그 자리에서 반겨준다. 그처럼 생각만 해도 편안하고 마음 든든한 친구가 바로 산과 같은 친구이다.
4) 땅과 같은 친구 = 땅은 뭇 생명의 싹을 틔워주고 곡식을 길러내며 누구에게도 조건 없이 기쁜 마음으로 은혜를 베풀어준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지해주는 친구가 바로 땅과 같은 친구이다.

현대사회에는 친구라는 말이 너무 남용되는 것 같다. 만남은 어떠한 만남이든 소중하다.
다만 그 만남의 형식이나 느낌은 제각각이다. 친구는 자신과 다른 육체를 지녔지만 자신과 같은 영혼의 뿌리를 지닌 존재라고 생각한다.
친구는 소중한 존재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친구를 만나는 일이다. 당신이 그러한 친구가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사람이다. 당신이 힘들어하고 있을 때 당신의 친구들이 보이는 반응을 한번 경험하고 관찰해보시기 바란다.
그러면 옥,석(玉石)의 친구가 가려질것이다. 진정한 친구를 만나기위해서 시간과 돈과 열정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친구는 그자체가 삶의 목표가 될 수 있으니까…….
누구나 아름다운친구로 계속 남고 싶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어야한다. 어쩌다 내 곁을 모질게 하고 떠난다 해도 그를 미워하거나 원망해서도 안 된다. 그냥 좋은 기억으로만 남아있으면 되는 것이다.
우리들 인생에 주어진 한정된 시간과 세월을 의미 없이 고달프게 살다가 가는 것보다 긍정적인생각을 가진 친구와 함께 오순도순 즐겁고 보람 있는 시간들을 만들면서 함께서 오래도록 살아간다면 더욱 멋진 인생여정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을 해본다.

myongyul@gmail.com <966/030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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