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꾸러기의 짧은 글 긴 생각> 사오정을 아십니까?

이경규목사 / 서울 새로운 성결교회 담임
요즘 사회의 화두 중에 하나가 ‘소통’이다.
정치적으로도 대통령을 향하여 소통이냐 불통이냐 말이 많다.
가정에서도 부부간에, 부모와 자녀 간에 소통이 안된다고 하소연이 많다.
교회에서조차도 목사와 성도 간에, 어르신들과 젊은이들 간에 말이 안통한다고 혀를 차는 경우가 많다.
소통 문제를 이야기 할 때마다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오래전에 우스갯 소리인 사오정 시리즈가 유행한 적이 있다.
한 마디로 사오정이 말귀를 못 알아들으면서 엉뚱하게 자기 고집대로 행동하는 것을 가지고 웃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아예 말을 알아듣지 못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엉뚱하게 정반대로 알아들어 웃기기도 하고, 어떤 때는 비슷하게 알아들어 배꼽을 쥐게 한다.

첫 번째, 아예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사오정 이야기이다.
맨홀에 빠진 할머니가 ‘사람 살려’하고 다급하게 외쳤다.
지나가던 사오정이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와서 ‘뭐라구요?’라고 물었다.
할머니는 너무 반가워서 ‘사람 살려’라고 더 크게 외쳤다.
사오정은 또다시 ‘뭐라구요?’라고 되물었다.
할머니는 사람 살려달라고 계속 외치고, 사오정은 뭐라고요 계속 반문하였다.
결국 열 받은 할머니가 위에다 대고 소리쳤다.
‘관둬 임마! 그냥 가.’

두 번째, 말을 알아듣기는 들었는데 정반대로 이해한 사오정 이야기다.
사오정의 아내가 사오정의 핸드폰에 전화를 걸어서 아들이 ‘아빠’라고 말하는 것을 자랑하려고 했다.
아이의 입을 전화에 대고 ‘아빠’라고 해보라고 시켰다.
아이는 전화에다 대고 ‘아빠, 아빠빠빠빠….’하고 소리쳤다.
전화로 아이의 소리를 듣던 사오정이 ‘어 그래 그래…’라고 감탄하더니 미소를 지으면서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히, 날 보고 엄마래요.“

세 번째, 말을 듣기는 하지만 정확하게 알아듣지 못하는 사오정 이야기다.
군대에 간 사오정이 기합으로 연병장을 100바퀴 돌고 있었다.
한 50바퀴 돌았을 때 중대장 전령이 와서 사오정에게 ‘이제 그만 뛰고 반성문 2장만 쓰고 들어오래’라고 전했다.
그런데 반성문을 10장 쓰고도 남을 시간이 지났는데도 사오정이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궁금해진 중대장과 전령이 나와 보고 기절할 뻔했다.
사오정은 방독면 두 개를 뒤집어쓰고 운동장을 계속 돌고 있었다.

사오정 시리즈를 들으면서 사오정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들 모두가 사오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우리의 상황은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 데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꼭 사오정 같다.

첫 번째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사오정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무관심한 사람들이다.
설교를 들으면서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생각하지 않고, 귀를 기울이지도 않으며, 그저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저 시간을 때울 뿐이다.
심각하다고 아무리 크게 외치는 소리를 도무지 못 알아듣고는 ‘뭐라구요?’라고 외치는 사람들이다.
바로 기득권자들이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저 자신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만 챙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세 살배기 어린아이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두 번째는 말을 정반대로 알아듣는 사오정이 있다.
하나님 말씀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편리한대로 해석하고 적용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잘못된 자기 확신에 가득 차있다.
남들이 무엇이라고 하든지 내 갈 길을 가는 잘못된 확신을 가지고 우기는 사람들이다.

세 번째는 말을 듣기는 들었지만 정확히 알아듣지 못해서 비슷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반응을 하는 사오정들이다.
우리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서로 머리를 맛대고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런데 다른 것과 틀린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서로 다른 것을 너는 틀리다고 우기는 것도 속 터지는 일이고, 분명히 틀린 것을 조금 다를 뿐이라고 큰소리 치는 것도 억장이 무너지게 하는 일이다.

우리가 이러한 사오정의 태도를 청산하지 않는 한 위기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사오정 시리즈는 6.25전쟁 이후 최대의 난국이라는 위기를 당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정신 차리고 우리의 상황에 귀를 기울이고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누구나 사오정이 될 수 있다.
부디 여러분은 사오정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최근에 사오정이 보청기를 했다는 말이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하고 있었던 것과 똑같은 성능이 좋은 보청기라고 한다.
우리 모두가 보청기를 해야 할 것이다. <966/030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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