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민들레 같은 교회

최래원목사 / 올랜도 선한목자교회 담임
세상은 가을이라고 단풍구경에 바쁜데
민들레들은 들판 여기저기에서 잎을 피워 올립니다.
키 작은 꽃대에 솜털 씨 달아서
서리 오기 전에 생애의 일을 마치려는 가 봅니다.
가을 민들레의 조바심을 보는 기분입니다.
그렇게 서둘러야 할 일이 내게 도 남았을까?
가을입니다.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

누군가는 즐기고, 구경하고, 가는 가을을 만끽하고 싶은 마음에 설레고 들뜬 기분으로 나들이 준비에 바쁘지만 누군가는 서리 오기 전에 생애의 일을 마치기 위해 분주하고, 열심이고, 쉬고 구경갈 겨를도 없이 바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민들레 같은 사람들입니다. 민들레는 그 민들레 홀씨가 서리가 내리기 전에 더 멀리 날려보내고, 더 높이 날라 보내야 그 다음해를 기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JAMA의 김춘근 장로님은 민들레 정신을 이렇게 말합니다. “ 흔히 민들레를 잔디 속에 자라는 잡초처럼 인식하기 쉽지만 민들레는 다음과 가은 특별한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모든 식물 중에 가장 생명력이 강합니다. 둘째 민들레는 잡초가 아니라 실제로 건강에 좋습니다. 셋째 민들레는 확산력이 뛰어납니다. 홀씨의 힘을 빌어 멀리까지 날아갑니다. 그리고 넷째 민들레는 주인의식과 공동체의 정신이 있습니다. 홀씨가 떨어지는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그 곳 소속의 식물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별로 관심 없게 보았던 민들레가 이렇게 귀한 식물이라는 것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이런 교회가 되고 이런 성도들이 되는 것은 참 복되고 좋은 것 같습니다. 우리가 흩어 뿌리는 홀씨들은 바로 복음의 확산을 가져오는 생명력이 되어 그 씨가 또 다른 생명을 어느 곳에서든지 피우고 자라 또 다른 복음의 홀씨가 되게 하는 힘 그것이 바로 교회의 생명력이자 확산력이며 자생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우리 인생은 누구나 예외 없이 인생 위에 내리는 서리를 맞습니다. 그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더디 온다고 오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히 그날은 옵니다. 그걸 민들레는 알기 때문에 서리가 내리기 전에 더 많은 홀씨를 퍼트리기 위해 바람결에 자신을 날려보내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입니다. 혹 우리는 인생에 서리가 내리기 전에 생애 마지막 일을 마쳐야 할 것들이 아직 남아 있지는 않습니까?
한 조사에서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 고맙다, 감사하단 말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 답을 올린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대단한 문제 때문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작고 사소한 문제 때문에 평생 후회합니다.
어떤 사람은 봄에 분주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아직 많은 시간의 여유가 있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정말 부지런한 농부는 봄에 쉬지 않습니다. 봄에 무엇으로 바쁘냐에 따라 가을이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사람은 여름에 분주한 사람이 있겠지요, 이런 사람들은 가장 무덥고, 힘든 여름을 그냥 쉬고 놀면서 살지 않습니다. 여름에 쉬는 농부의 가을은 빈약한 열매뿐이기 때문입니다. 가을의 풍성함은 아무도 일하기 싫어하고 쉬고 싶을 때 부지런히, 바쁘게 일하는 사람에게 가을을 기대감이 되어 돌아옵니다. 또 어떤 사람은 가을에 분주한 사람이 있습니다. 봄과 여름을 그렇게 이 가을을 준비하고 살아온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아직 허리를 펴지 않습니다. 낫을 창고에 집어 넣지 않습니다. 그들은 곧 다가 올 추위와 찬 서리가 내리기 전에 어떤 일을 마쳐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혹시 우리는 서리가 내리기 전에 서둘러야 할 일이 아직 남아있는 민들레임에도 전혀 조급하거나 바쁜 내색 없이 그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단풍 구경 다니고, 여기저기 볼거리 찾아 다니느라 시간을 보내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것들은 그 모든 것을 다 마친 민들레들이나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서리가 내리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남아 마지막까지 쉴 틈 없이 자신의 작은 솜털 씨를 바람에 더 멀리 날려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그 모습이 자랑스럽고 대견스럽습니다.
그렇게 화려하거나 멋진 모습은 아니었지만 자신을 감싸고 있던 잎들을 펼치고 그 위에 솟아난 작은 대에서 몽우리로, 피어난 솜털 씨로 발아해 드리어 자신의 전부를 주고 사라지는 민들레의 먼진 인생의 모습, 그것이 자신의 전부를 주는 것이지만 그 내어줌을 인해 또 다른 생명의 얻어짐을 맛보기 위해 마지막 힘을 다하는 민들레 홀씨 같은 숭고한 정신의 삶,

예수님은 한 알의 씨앗이 땅에 떨어 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지만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하셨습니다. 죽어져야 얻어지는 것이 영이고 생명이라 하셨습니다. 죽지 않고는 결코 영과 생명을 얻을 수 없단 말입니다. 그 말씀대로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사셨고, 한 알의 밀 알로 죽으셨습니다. 그 죽음으로 인해 바로 내가 그분 안에서 열매로 맺어진 것입니다. 그분이 십자가에서 뿌려준 복음의 홀씨가 날아와 내 마음에 들어온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발아해 이제 또 다른 영의 홀씨를 맺는 민들레가 되어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그분은 자신의 생명이 끝나는 마지막까지 우리를 당신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 새로운 생명의 열매를 맺어주시기 위해 그 흔하디 흔한 단풍구경 한번, 소풍 한번 가보지 못하셨습니다. 그 여유 한번 부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영혼을 위한 자신의 전부를 불사르는 최초의 민들레 홀씨로 살아가신 삶입니다.
우리는 그분이 다 내어주신 자신의 홀씨로 인해 구원을 받은 민들레의 정신을 가진 존재들입니다. 찬 서리 우리 인생위로 내리기 전에 이제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생애 일을 마치기 전에 가을 민들레처럼 서둘러야 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용서를 구하는 것일까요? 감사를 표현해야 하는 것일까요? 한 영혼이라고 구원하는 일일까요? 진지하게 하나님 앞에 나의 죄를 조아려야 하는 것일까요? 정말 내가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분명하고 확신 있게 믿고 고백하는 일일까요? 또 다른 민들레 홀씨 되어 성령의 바람을 따라 날아가 또 다른 메마른 영혼 안에 복음의 씨를 뿌리는 것 일까요? 아니면 누군가에게 “사랑한다” 는 말을 더 늦게 전에 해야 하는 것일까요? <950/1105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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