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한국 교회여 왜 떨고 있습니까?

최래원목사 / 올랜도 선한목자교회 담임
천주교회의 수장인 교황이 취임 후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이번 한국방문은 아시아 국가에서 한국의 천주교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알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지금 한국 천주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천주교회로의 종교인구 이동과 교황의 모습을 보면서 선호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고 그들은 자연스럽게 천주교회로 몰릴 것이라는 통계를 내놓고 있습니다.
이번 교황의 특별 이벤트는 천주교회에서 준비한 행사보다 교황 자신의 소탈하고 검소한 행보가 연일 기사거리였고, 국민들과 전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세월호 사고로 절망감에 빠져있던 한국사회를 보듬어 앉았습니다. 교황은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자체를 넘어 거의 신적(?) 존재와 같은 숭상과 절대적 존재로 부각되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세계 천주교를 이끌고 있는 수장의 검소하고 소탈한 모습은 오늘날 많은 권력과 권위를 가진 사람들이 배워야 할 진심 어린 교육의 현장이었습니다. 그분이 보여준 행보는 실로 파격적이고,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대다수의 국민들과 세계 매스컴을 흥분시키고 응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분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권력자, 혹은 지도자들을 위한 대리만족을 찾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교황의 한국 방문으로 가장 긴장하고 떨었던 곳이 개신교회라는 것이 정말 아이러니었습니다.
그 기간 개신교회는 두 가지를 가장 걱정하고 있다는 한 신문 가사의 내용을 접했습니다.

하나는 교황의 방문으로 개신교회의 많은 사람들이 천주교회에 대한 반감이 호감으로 돌아서 천주교회로 개종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종교적 분포를 보면 십년 전만해도 개신교는 단연 천만, 1200만명을 육박하는 제일 영향력 있는 종교 집단이었습니다.
그러나 10년 사이에 개신교의 교세는 850만으로 급감한 반면에 세계천주교회의 교세는 점점 줄어 들고 있는 추세지만 유독 한국 천주교회만은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방문으로 한국 교회는 더 위축되고 천주교회는 더 날개를 달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떨고 있습니다.
다른 한가지는 독실한 개신교회 내에 투철하게 훈련된 개신교인들이 혹 교황의 방문을 반대하는 대모나, 일탈 행동을 하지 않을까? 그래서 추락하고 있는 한국 개신교의 추락에 불을 붙여 국민저항에 부딪히지는 안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신문의 기사를 찬찬히 보면서 “우리는 우리가 믿는 신앙하나 지킬 자신감이 그렇게도 없고, 그렇게 자신감 잃은 교회가 돼 버렸단 말인가? 하는 마음 한켠에 비통함마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우리를 돌아 봤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사회의 기독교에 대한 병리 현상을 만든 것은 교황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교회들은 그 동안 성도들에게 믿음과 신앙을 올바르게 가르치기보다 교세확장, 교인증가, 교회건축, 이벤트들에 사활을 걸다시피 했습니다.
그저 자기 이름내기 위해 돈봉투 살포하고 더 높은 지위와 명성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누가 더 높고, 누가 더 크냐에 만 관심을 집중해 왔습니다.
우선 천주교회를 비판하기 전에(천주 교회 안에 분명히 비 성경적인 것들이 많다는 것을 인식할지라도) 우리가 쌓고 있는 바벨탑을 먼저 무너트리지 않는 한 우린 결코 남을 정죄하거나, 판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는 비판 받아야 할 것들이 그들보다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성도들에게 복음에 대한 분명한 가르침과 그 복음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며, 세상을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를 일찌감치 가르치고 그렇게 가르치는 목사들이 그렇게 살고 있다면 교황이 오던, 교황 할아버님이 오던 그것이 뭐 그리 대수란 말입니까?
혹 우리 안에 그렇게 하지 못하는 배 아픔, 혹은 교황의 그런 행보 때문에 비난받게 될 것을 뻔히 내다보고 있는 지각 있는(?) 목사들의 과잉반응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복음은 내 삶을 저돌적으로 세상으로부터 예수와 그분의 뜻과 가치를 위해 내 목숨 내걸고 살기로 결정하는 인생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헌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설령 천주교회로 이동한들 그것이 뭐 대단한 떨림이 되겠습니까?
왜 떨고 있고 무엇 때문에 교황의 방문이 개신교회를 그렇게 두렵게 만들고 있습니까?
도리어 교황의 이번 방문은 현재 한국교회 물질 숭배주의와 돈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우상숭배와 권위주의에 갇혀 있는 겉으로는 아무 일없는 것처럼 잔잔한 호수에 돌 하나를 던지고 간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물론 교황의 모습은 절대적인 가치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몸부림과 발버둥은 치게 한 것이 분명합니다.
교황은 예수님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세계 교회나 종교를 대표하는 대표자도 아닙니다. 다만 교황이나 우리들이나 모두 예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한낮 죄인일 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너의 의가 바리새인과 서기관과 같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신 말씀은 이때 더 의미심장하게 들려집니다.
적어도 우리가 참 진리를 믿는 다는 확신이 있다면 우리는 그보다는 더 나은 의를 행해 야 한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하나님의 심판에 앞에 교황과 목사가 섰을 때 교황의 의가 목사보다 다 나은 것이라면 누구를 더 칭찬하시겠습니까?
그러나 교황이나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의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그분 앞에서 심판을 면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 앞에는 더 거룩한 죄인이 있거나, 덜 거룩한 죄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두 죄인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 날 교황의 선행과 검소함에 비해 목사들은 완고와 아집과 종교적 이데올로기에 갇혀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되는 존재가 된다면 지금 교황의 방문으로 떨기 전에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떨고 두려워하며 행하고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교황의 방문으로 한국교회는 천주교회의 약간의 일시적인 성장에 불안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개신교회는 이번 일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가르치고 있는 소위 복음이란 것부터 다시 점검하고, 번영과 긍정의 힘이 자리잡고 있는 복음의 자리, 성공과 부와 출세를 부추기는 가짜 복음과 가짜 기독교를 버리고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기를 각오하고 예수 믿는 것이 자랑이 되고 자부심이 되게 만든다면 오히려 한국교회는 의외의 호재를 맞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교황의 소탈함이 기성교회 목회자들의 허영과 욕심과 부를 깨트리고 낮아져 우리가 붙잡은 구원이 더 분명해지고 확실한 것이 되도록 매진하게 되는 변화와 각성을 주었다면 오히려 우리는 잃은 것보다 더 값진 것을 얻게 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성경에 보면 “내가 또 한번 땅만 아니라 하늘도 진동하리라” 하셨습니다.(히12: 26) 땅도, 하늘도 흔들릴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받은 사람들만(결코 개신교만을 말하지 않는 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그 나라의 소망을 바라보고 사는 믿음의 사람들만, 경건과 하나님을 두려워함으로 사는 사람들만이 그 진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하늘의 사람이 될 것입니다. <942/09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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