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꾸러기의 짧은 글 긴 생각>  구원받았으면 성장하라

이경규목사 / 서울 새로운 성결교회 담임

프로 기사들은 바둑을 둔 후에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지 않는다. 복기라고 하여 방금 둔 바둑을 다시 한번 두면서 어느 수가 좋았고, 어느 수가 실착이었는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한다. 다음에 더 좋은 바둑을 두기 위해서다. 프로기사들의 꿈은 물론 우승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더 좋은 기보를 남기는 것이다. 승부를 넘어서서 더 완벽한 바둑을 두기 원한다.
아마추어 기사와 프로 기사의 차이는 엄청나다. 최고의 아마추어 기사가 프로 기사와 둘 때도 몇 점을 깔아야 할 정도다. 그런데 프로 기사도 1단부터 9단까지 등급이 있다. 9단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여 입신(入神)이라고 부르며, 1단은 겨우 졸렬함을 지키는 수준이라고 해서 수졸(守拙)이라고 한다. 프로 기사들은 열 집 아래라는 미세한 차이로 결정이 난다. 아마추어 같이 30-40집이 아니라 한두 집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작은 실수도 곧바로 판세를 가르는 것이다. 집중력과 분별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분별력도 프로기사 이상으로 날카로와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분별력은 옳고 그름의 차이를 넘어서야 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당연히 알아야 하고, 그 전제 하에서 더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할 때 이것이냐 저것이냐 하는 차원이 아니라 무엇이 더 올바르고 적합하냐 하는 차원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삶은 얼마나 변화 무쌍한지 모른다. 그 때마다 적합한 결정을 해야 하는데, 이것은 평소 얼마나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했는지, 그 묵상을 얼마나 현실에 적용하며 살았는지에 달려 있다. 예지(豫知)라는 것은 미래를 아는 초능력같은 투시력이 아니라 일이 어떻게전개될 것인지를 읽는 눈을 말한다. 세상이 흘러가는 길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하고, 자신이 내린 결정에 따라 일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아는 능력을 말한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뜻을 찾는 판단을 할 때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을 믿고 구원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은 세상사람들과는 다른 판단체계를 가지므로, 그 순간 아마추어에서 프로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9단이 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변화무쌍한 상황에 맞는 가장 적합한 판단을 내리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사람의 궤변과 간사한 유혹에 빠진 채 잡다한 교훈에 흔들려 판단력에 균열이 가게 해서는 안된다. 범사가 그리스도에게까지 자라가야 한다. 바로 이것을 목표로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

성장이 멈춘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나아야 한다.
구원받았으면 성장하라!!! <934/07/02/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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