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그 사람들 입에도 밥이 넘어가는가”

<김원동칼럼> 그 사람들 입에도 밥이 넘어가는가”

그 사람들 입으로도 밥이 넘어가는가?”
날치기 예산파동에서 결식아동 급식예산을 한 푼도 없이 뭉겨버리고 만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을 두고 결식아동 돕기 긴급캠페인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한 말이다.
대선 때 하마평에 오르곤 하는 진보성향의 인사로써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가 이 운동의 장본인이다. 그는 국회에서 결식아동예산이 제로상태로 무너지면서 정부가 외면한 결식아동들의 식비조달을 위해 거리로 나섰다.
적잖은 목표액을 세우고 국민모두가 결식아동들을 위해 한 끼씩만 굶어도 이룰 수 있는 금액이라며 이미 적잖은 모금이 되었다는 후문이다.
날치기 예산에 대한 분노나 안타까움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자는 외침은 박 씨 외에도 한파를 녹이는 따뜻한 뉴스로 줄을 잇는다.
소방서의 119구조대원들인 강원도 태백소방서의 출동팀들도 결식아동 문제를 119를 부를 만큼의 SOS 상황으로 보고 주머니를 털어 100만원을 모아 쌀과 라면으로 긴급 지원했다는 소식과 함께 개그콘서트의 “달인”멤버 개그맨 김병만을 위시한 멤버들도 1000만원을 선뜻 모아 결식아동 긴급지원에 나섰다.
짝퉁 개그맨인 대통령을 보다 못한 진짜 개그맨들이 나서 선행을 베푼 따스한 웃음을 선사한 행복뉴스다.
대통령의 신년사에도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 안보와 경제에 이어 중요 국정 실천과제중의 하나였음을 밝혔으나 형님예산과 4대강예산 실세예산 부인예산을 최우선으로 통과시키느라 결식아동예산을 전액 삭감한 대통령으로서는 공허한 메시지일 뿐 그 말에 설득력이 없다.
친서민이 아닌 반 서민 정책일 뿐이다. 빈말이라도 굶주리는 어린이들은 먹어야 한다는 대한민국어린이 헌장 조항이 있다는 말쯤은 했어야 했는데 아쉽다.
물론 한나라당이나 정부측의 궁색하지만 변명의 여지는 있다. 2005년 결식아동 문제가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가면서 중앙정부의 지원은 사실상 한시적인 지원이었다.
그러나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지 못하고 신년 예산에 무조건 결식아동예산을 중단한다는 것은 굶어도 좋다는 나 몰라라 식의 복지정책이다.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결식아동을 정부가 먹여야 할 책임이 있다. 어린이의 생존권과 복지권을 보장하지도 않는 정부가 일등국가니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는 등 자화자찬을 늘어놓는 것은 순 코미디다.
결식아동 정책을 묵살하는 것이 어떻게 친 서민 정책인가?
그리고 해외동포사회만 해도 그렇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겪은 탓인지 안보에 대한 걱정으로 모국정부에 주문사항은 많아도 결식아동들을 해외에서라도 돕자는 그런 친근하고 따뜻한 말은 없다.
부자나라에 와 살면서 내 등 따뜻하고 배부르면 그만이라는 듯하다.
연말연시에 나는 뉴욕과 버지니아에 사는 두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한사람은 뉴욕에서 오랜 기간 박정희기념 사업회를 한 아무개라며 나보고 캐나다의 대표적인 박근혜 후원세력으로 참여해 달라기에 관심 없다며 사양했다. 이어 버지니아의 전화는 좀 다르다. 워싱턴디씨에서 많은 활동을 하는 잘 아는 사람이다. 손학규의 미주지역을 맡은 모양인지. 캐나다를 대표해서 함께 해 보자는 뜻을 전하기에 어렵게 사양하며 전화기를 놓았다.
그런 전화말고 결식아동을 돕자는 진짜배기 전화가 왔다면 십시일반 도울 터인데 말이다.
견디기 어려울 결식아동들의 기나긴 겨울방학, 그들과의 고통분담을 꺼리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그려보며 한편 장로님이신 이명박 대통령이 필독해야할 잠언(14:31) 한 구절을 띄우며 신묘년 새해 첫 칼럼을 대신한다.
“가난한 사람을 학대하는 자는 그를 지으신 이를 멸시하는 자요, 궁핍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자는 주를 존경하는 자니라” (kwd70@hotmail.com <767/201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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