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인회관 건립이 왜 필요한가 <2>
전세계 한인동포들의 공통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인회관 건립은 각 지역 한인동포들의 경제적 이득은 물론 2세 교육의 실천적 장으로서의 공간, 나아가 한인들의 사회적 위상을 미국 사회에 보여줄 수 있는 전시장의 역할을 감당할 수는 공간을 필요성에서 제기되는 것이다. 아울러 세계적 한인동포들의 경제력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기 위한 전단계로서의 지역 베이스 캠프의 의미도 갖는 것이다.
한인회관은 목표 없이 각 개인, 혹은 각 지역 사회별로 움직이던 한인 동포들의 역량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기 위한 구심적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다른 지역, 타국가의 동포들과 연대할 수 있는 기지, 그리고 유입되는 새로운 한인 이민자들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정보문화의 보급소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보는 한인회관이 부재한 플로리다에 한인회관의 필요성을 환기시키고, 많은 동포들이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활발하게 제안하기를 기대하면서 본 기획기사를 연재하는 것이다. (편집자)
글을 싣는 순서
1. 한인회관 건립의 필요성
2. 효율적인 한인회관 건립 추진 방식
3. 투명한 한인회관 운영 방식
2. 효율적인 한인회관 건립 추진 방식
지금까지 많은 플로리다의 한인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탬파, 마이애미, 올랜도 등 대도시의 한인회장들은 한인회관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 공약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을 뿐더러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한인회관을 건립하기에는 2년이라는 임기는 너무 짧다는 것과 한인회가 치러야 할 여러 가지 행사 준비로 인해 지속적으로 일을 추진할 수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인문화센터는 한인회가 아닌 전 한인동포들이 나서야 한다.
미주의 여타 한인 밀집 지역인 뉴욕, LA, 시카고 등의 한인회는 한인회의 임원들이 많아서 한인회를 중심으로 한인회 건립 문제를 제기하고, 한인회관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모금 활동과 본국정부와 주정부 시정부 등에 섭외 활동을 통해 한인회관을 건립하였다. 하지만 아직 한인동포들의 인구 면에서나 결집도에서 뒤지고 있는 플로리다의 경우에는 한인회가 일을 추진하다가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게 되면 그 비난만 뒤집어쓸 우려가 많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단체나 지역 유지들이 나서서 건립을 추진할 수 있는 명문도 없기 때문에 서로 쳐다보기만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동포 사회에 잘못 인식된 것 하나는 한인회관이라고 하면 단순히 한인회 사무실이라는 생각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한인회관은 과거 한인들의 숫자가 적었을 때 한인회 사무실을 일컫는 용어이었지만 21세기 세계화, 정보화 시대에서는 그 역할이 단순히 업무를 수행하는 공간의 의미를 탈피하여 한인들의 각종 행사를 치르는 장소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고 이밖에도 자녀들에게 고국의 언어를 가르치는 한국 학교, 생활 정보와 경제 동향을 얻을 수 있는 생활도서관, 한인 동포들의 이민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이민 역사 박물관, 각종 상담소, 동호회 활동 공간, 세미나 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용도 문화센터이다. 또한 한인사회 내부의 공간을 너머 미국 사회에 한인 커뮤니티의 문화 공간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킴으로써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인회관은 이제 한인문화센터라는 용어로 바뀌어야 하며, 그 건립 추진의 일도 한인회를 뛰어넘어 전 한인동포들이 관심을 가지고, 각종 단체와 지역 유지들이 나서서 추진해야 할 중요한 일로 부상된 것이다.
건립추진위원회의 역할
따라서 한인문화센터를 건립하기 위해서는 전동포를 아우를 수 있는 각종 업종별 단체와 전직 한인회장, 그리고 한인동포 사회의 유력 인사들이 전부 포함되는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우선적으로 한인문화센터를 건립함으로써 실질적인 이익을 볼 수 있는 한국어 교육기관과 각종 단체들을 중심으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건립 추진의 아웃라인을 설정하고, 동포들에게 의견을 구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다른 주의 건립 추진 과정에서 드러나는 불협화음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자는 의미이다. 즉 몇몇 사람들의 독단적인 추진과정은 한인사회의 분열을 조장하게 되고 결국 건립추진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최대한 다양한 의견을 끌어내고 합의를 통해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준비위원회는 각종 공청회를 개최하며, 건립추진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인사들을 조직하여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일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어 구성된 추진위원회는 준비위원회가 마련한 건립추진의 아웃라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모금활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인사들이 개인적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시드머니를 쾌척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시드머니가 마련되어야만 일반 동포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고 그래야만 모금 활동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건립추진위원회는 부지 선정과 차후 문화센터의 활용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여 동포들에게 공포하여야 한다. 이는 문화센터를 통하여 한인동포들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으며, 우리 후세대들이 어떤 이득을 얻을 것인가 하는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으로 이는 차후 사업의 성과를 보장하는 선결 요건이기 때문이다.
또한 건립추진위원회는 한국 정부와 주정부, 시정부 등에 한국문화센터를 통하여 한인 커뮤니티가 어떤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홍보하여 그들에게서 지원을 이끌어내는 일도 중요한 일이다.
한국 정부의 이민 정책 변화와 지원 가능성
과거 한국 정부의 이민 정책은 현지화 정책이었기에 이민간 동포들이 현지에 잘 적응하라는 의미에서, 혹은 예산의 부족으로 동포들과의 연대사업에 소홀했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 이후 세계화라는 흐름에 따라 전세계 한인동포들은 한민족의 중요한 구성원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졌는데, 한국 정부가 재외동포재단을 설립하고 각종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포 자녀들의 모국 방문 연수 프로그램이나 특례 입학 제도의 활성화, 경제 네트워크 사업을 모색 등은 그 주요한 예일 것이다.
그 만큼 한국의 경제력이 확대되었으며, 이와 부응하여 해외동포들의 경제력 또한 무시 못할 정도로 크게 신장되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는 각 지역의 영사관을 통하여 한인 사회의 동향을 점검하고 경제적 지원에 나서고 있는 등 적극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연전(年前)에 시카고 한인사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인회관 건립에 동포재단이 20만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였다고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이는 시카고 한인사회가 이미 50만불이라는 건립기금을 조성하였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건립을 추진한다고 회의만 거듭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안과 실천, 그리고 성과를 보일 때 거기에 따른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한인문화센터의 건립의 당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일을 추진하는 과정이 구체적이지 않다면, 그리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다면 이는 건립 과정이 오히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역량을 소모하는 것에 그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538호/2006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