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땀 흘리는 무더운 여름날에….!

<김명열칼럼> 땀 흘리는 무더운 여름날에….!

요즘 매일같이 90여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가 계속되다 보니 솟아나는 땀방울을 주체 할 수가 없는 지경이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습도량 조차 높아서, 밖에서 조금만 머물며 움직이다 보면 어느덧 등골과 이마에서는 콩알만 한 땀방울이 솟아난다.

어제는 비가 온 후 집주위 정원과 잔디밭에 우후죽순처럼 자라난 잡초를 뽑다보니, 어느 듯 온 몸은 땀으로 흥건히 젖어 목욕을 하다시피 했다. 특히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플로리다는 뜨거운 태양열과 습도의 조화로 끈적끈적한 불 유쾌감 속에 불쾌지수가 높다보니 밖에 나가는 것이 곤혹스럽기까지 하다.

몇년전 7월초순경, 나는 세도나 관광을 위해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니 뜨거운 열기가 온몸을 휘감았다. 공항근처 온도 측정계를 바라보니 화씨113도를 보여주고 있다. 내가 플로리다 탬파를 떠날 때의 온도는 화씨92도였는데 이곳에 와 보니 탬파보다 무려 11도나 높았다. 그런데 막상 부딪치고 보니, 이곳은 습도가 낮아서 그런지 나무 밑 그늘에 들어가니 약간은 시원하고 쾌적한? 기분이 들었다. 플로리다처럼 끈적끈적 하지 않고, 온도는 110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땀도 그렇게 솟아나지 않았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곳 탬파지역은 요즘 잠시 밖에 나가 서 있기만 해도 금방 땀이 솟아나 옷을 흥건하게 적셔준다.

이렇게 흐르는 땀을 닦다보니 이러한 땡볕, 불볕 더위속에서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나의 집 정원에서 잔디를 깎고 있는 멕시칸 청년들이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우며 불쌍해 보인다. 냉장고에 보관된 시원한 물과 썰어놓은 수박을 갖다 주니, 그것을 받아먹으며 고맙다면서 연신 이마에 솟아난 땀방울들을 종이 조각으로 닦아내고 있다.

이렇게 무더위에 흘리는 땀이 우리 몸에는 좋은 것일까? 혹은 나쁜것일까? 의문이 생겨난다.

땀은 체온을 조절하고 피부건조를 방지하는 등 인체기능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흔히 땀이 나면 건강에도 좋고 살도 빠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더운 날씨에 외부 온도에 의해 흐르는 땀과 운동으로 에너지 대사에 흐르는 땀의 가치는 하늘과 땅 차이라 할 수 있다.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설명을 해 드리겠다.

1)운동으로 흘리는 땀은 우리 몸에 너무나 좋다.

운동을 하면 몸에서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즉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연료로 태우면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게 되고 이 때문에 땀이 나게 된다. 이렇게 에너지 소비를 하는 ‘운동으로 나는 땀’은 몸의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내는 건강한 땀이다.

특히 운동을 시작한 30분후부터는 노폐물과 독성물질이 땀과 함께 배출되어 인체가 정화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2)반신욕으로 흘리는 땀도 좋다.

피부전체를 뜨겁게 하는 전신욕과는 달리 반신욕은 몸 안 깊숙이 열을 전달해 혈액순환이 자극되면서 흐르는 땀이다. 반신욕으로 땀을 내는 것은 인체의 체온조절 기능을 좋게 하여 자율신경의 기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즉 신진대사를 활발히 하고 기초 대사율을 좋게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다이어트 효과 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3) 그런데 일부 학자(건강전문가)들은 한증막이나 기타 시설에서 인위적으로 흘리는 땀은 좋지 않다고 한다.

찜질방, 사우나 실, 한증막 등 외부 온도에 의해 흘리는 땀은 인체의 균형을 깨뜨리기 쉬워 소위 건강한 땀이라 볼 수 없다고 한다. 더워서 흐르는 땀은 말 그대로 인체의 수분이 빠지는 것으로 운동으로 지방이 연소되면서 나는 ‘운동 땀’ 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더워서 흐르는 땀으로 몸에 수분이 빠져 체중이 덜 나가는 것은 한 순간이며 수분을 보충하면 다시 원상복구 된다. 따라서 찜질 복, 다이어트, 랩다이어트 등은 실제로 지방을 감소시키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잘못된 다이어트 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찜질방이나 한증막 같은 곳에 오래 있으면 혈압상승과 호흡곤란이 생길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여러가지, 맞다 틀리다 라는 학설들이 제기되고 있어 판단과 결정은 각자 개인의 처사에 맡기겠다.

땀을 많이 빼면 나트륨이나 칼슘, 마그네슘 등의 이온이 함께 배출돼 체내 전해질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손발이 저리거나 근육 경직현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의식이 혼미해진다. 따라서 땀을 흘리고 난 뒤 수분 보충은 필수적이다. 운동 후 갈증이 날 때 필요한 물의 3분의 1만 마셔도 일단 갈증이 사라진다. 이 때문에 물을 마셔도 땀으로 나간 수분을 충분히 보충할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운동 후에는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평소 권장되는 물의 양은 맥주잔 정도 컵으로 7~8잔, 운동하기 10~20분 전에 생수 1컵 정도 마시면 탈수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운동은 새벽이 좋다. 새벽에 땀을 흘리면 수분을 보충할 기회가 많지만 저녁엔 제대로 수분을 섭취하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기 쉽기 때문이다. 한편 술이나 커피 홍차 콜라와 같은 카페인 함유 음료 등은 땀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더운 날씨엔 피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몸에 안 좋다.

과로, 스트레스, 수면부족, 과음 등으로 피로가 쌓이면 갑자기 땀이 많아진다.

살이 찐 사람이나 생리중인 여성도 땀을 많이 흘릴 수 있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뜨거운 음식을 먹어도 비 오듯 땀을 흘린다. 밤에 자고 난 뒤 등에 식은땀을 많이 흘리면 결핵을, 땀을 흘리고 난 뒤 속옷이 누렇게 변하면 간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땀이 지나치게 배출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 혼수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이때는 빨리 응급실에 가서 수액 제제 등으로 치료를 받는다. 심장병 환자가 복용하는 강심제는 체내 전해질 속에 칼륨이 있어야 제 기능을 하는데 칼륨이 땀과 함께 배출되면 강심제를 먹어도 심장수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은급상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결핍으로 혈관운동 장애가 나타나면서 밤에 땀이 많이 난다. 이로 인해 만성 수면장애를 겪기도 하는데 호르몬 치료로 호전시킬 수 있다. 한편 땀을 거의 흘리지 않는 무한증은 땀이 줄줄 흐르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 유전이나 정신적 원인으로 생기지만 당뇨, 저혈압, 아토피 피부염의 증세로도 나타난다.

체온 조절이 안 돼 땀이 나지 않으면 문제가 더 커진다. 사람은 노화 할수록 땀 배출량이 줄어 체온조절능력이 떨어진다. 폭염이 심한 날 열사병으로 사망한 사례는 대부분 65세 이상이다. 장시간 외부에서 일하다가 사고가 난다. 서울 을지병원 응급의학과 양희범교수는 ‘무더위에 땀 배출이 안 돼 고체온 상태가 지속되면 경련을 일으키거나 실신할 수도 있다’면서 더위가 심한 날 낮 12시부터 오후 5시에는 그늘진 곳이나 실내에 머물러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강하게 땀을 흘리려면 땀이 난뒤 잘 증발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바람이 잘 통하는 넉넉한 옷을 입고 몸이 갑자기 뜨거워졌다고 느껴지면 선풍기, 에어컨 바람을 이용해 체온을 인위적으로 낮춰준다. 덥고 습한데 환기가 잘 안되면 땀띠 같은 피부 가려움증도 쉽게 생긴다. 특히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다면 땀이 나면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 아토피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늘 통풍에 신경 쓰고 접하는 팔다리 부분을 시원하게 유지한다. 땀이 너무 많고 냄새가 나 일상에 불편을 겪는다면 의학적 치료도 가능하다. 약국에서 일반 의약품으로 판매하는 땀 억제제를 겨드랑이 등에 바르거나 ‘항콜린제’를 처방받아 먹을 수 있다.

7,8월달은 성하(盛夏)의 계절이다. 여름이란 계절은 땀을 많이 흘려야 비로써 진미를 맛볼 수 있다. 하나님의 조화란 참으로 신비롭고 불가사의 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각기 독특한 기후의 특색이 있고 즐거움이 있다. 아름다운 꽃망울 속에 새싹이 돋아나는 아름다운 봄이 있고, 작열하는 태양열 속에 온갖 초목이 성장하는 청춘의 여름, 온갖 폭풍우 비바람속을 굳건히 견디어 튼실한 결실을 맺어 인간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해주는 결실의 계절 가을, 눈보라치는 설한풍 겨울속에 주어진 인생을 조용히 자성해보는 성찰의 계절 겨울 등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의미 있으며 인간들에게는 교훈을 안겨주는 계절인가? 대지가 뜨겁게 불타는 폭양아래, 검붉게 탄 얼굴에 구슬같은 땀을 흘리며 일하는 농부들 의 모습은 차라리 성스럽기만 하다.

가을의 황금빛 풍요로움도, 여름날의 땀방울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인생의 보람도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흘렸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여름날 시원한 그늘에서 즐겁게 노래만 부르다가 눈오는 겨울에 추위와 굶주림에 허덕이는 베짱이와, 뜨거운 태양아래 구슬땀을 흘리며 쉬지 않고 일을하여 추운 겨울도 무사히 넘기는 개미의 이야기는 매우 교훈적이며 우리 인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학 작가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414/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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