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의 커피이야기 <4>

김명열의 커피이야기 <4>

(마지막 회)

재미난 커피 이야기

지난날 예전에 한국의 도시 곳곳에는 차(茶)를 파는 다방이 참으로 많았었다. 그러나 사실은 차 보다는 커피를 더 많이 팔았고, 그것이 근대 도시의 풍속이었다. 그건 이른바 문화인의 풍류가 되었고 거기에서 우린 시인도 되었고 명함만 박힌 사장도 되었으며 마담이나 다방 레지와 노닥거리는 한량도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느새 다방은 쓸모없어진 구식 살림살이 같은 처지가 되도 말았고, 커피 집은 거의 대부분 서양식 이름으로 바뀌어버렸다. 원산지의 가공되지 않은 자연보다 가공의 문명에 익숙해진 서구의 힘이 또한 커피 한잔에도 투영된 것을 절감하게 된다.

길거리를 걷다보면 비슷한 간판과 집들이 한집 건너 한집이 있다. 커피 전문점, 카페, 커피숖 등등……… 요즘에는 누구나 친구를 만날 때, 조용히 책을 읽을 때, 데이트 할 때, 마땅히 할 일이 없을 때 커피를 마시러 커피가게 들어간다. 이중에는 정말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은은하면서도 진한 향과 맛 때문이 아니더라도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얘기를 나누고 공부를 하고 친구나 연인을 만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찾고 있다. 그리고 또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커피점이 우리들 생활의 일부가 되고 곧 문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한국의 실정을 볼 것 같으면 과거 옛 시절의 화려했던 다방의 시대는 가고 이제는 다양한 놀이가 접목된 전문점으로 거듭나고 있는 실정이다. 보드카페, 타로카페, 음악, 책, 음식, 스킨케어, 족욕 등등이 커피숍에 스며들고 있고 역사적 유물과 예술품들 또한 전시되고 있다. 이제는 커피 전문점이 아니라 커피 박물관으로 불릴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는 커피를 줄기는 방법과 효능에 대해서 참고로 설명을 드리겠다. 커피는 기호식품으로 개인의 취향이 절대적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커피를 즐길 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알면 조금 더 멋지게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첫째, 보는 눈의 즐거움, 짙디짙은 블랙 색상과 황금색 크레마(Crema)의 조화. 둘째, 갓 추출한 커피에서 올라오는 진한 향. 셋째, 삼키기 전 혀로 굴리면서 맛과 향을 느끼기. 넷째, 삼킨 후 입안에 남아있는 진 향과 맛. 다섯째, 마신 후 온 몸으로 퍼지듯 코로 올라오는 커피 향 느끼기.

다음은 커피의 효능에 대해서 알아보자. 커피는 몸에 좋지 않다라고 말하는 이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때에 따라 Yes or No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커피는 약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아무런 도움도 안 되며, 진짜로 안 좋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커피가 우리들 건강에 해로운 것은 Caffeine 때문이라고 알고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커피는 천식 치료에 도움을 준다> 카페인은 기관지를 늘어나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19세기에는 천식 치료제로 카페인을 썼다고 한다. 규칙적으로 하루 한잔의 커피를 마시면 천식 발생위험이 50%, 두잔을 마시면 23%까지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천식 응급치료용으로 블랙커피 두잔을 권하기도 한다.

<각성에도 도움을 준다> 커피를 마시면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 낄수 있다. 쉽게 말한다면 밤샘을 할때 커피를 마시면 효과적이듯이……..

나도 때때로 밤늦게 원고를 쓰고 글을 구상할때 밀려드는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를 종종 마시곤 하는데, 잠을 쫓는 데는 커피가 제격이다. 커피는 뇌를 각성 상태로 만드는데, 즉 집중력과 주의력이 일시적으로 향상되어 식곤증을 예방하고 업무 능률을 향상시켜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변비 치료에도 좋다> 아침 일찍 마시는 커피는 장운동을 촉진하기 때문에 변비치료에 효과적이다. 단 오랜 기간동안 만성 변비약을 복용한 경우에는 오히려 역 효과가 날수 있기 때문에 조심을 요한다.

<다이어트에도 좋다> 커피는 웰빙 식품이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이뇨작용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물살을 제거하고 지방 분해를 촉진하며 기초 대사량을 높여 칼로리 소비량을 높여준다고 한다. 커피점에 여자들이 자주 드나드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물론 그것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그러나 우유나 크림이 들어간 메뉴는 다이어트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로맨틱하다> 커피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커피는 때로는 감정을 들 뜨게 하고 열정적으로는 때로 감상적이고 로맨틱한 기분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카페인 이야기> 커피 한잔에 든 카페인은 커피 종류에 따라 40~108g 정도이다.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 5~6잔의 커피는 인체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면 화장실에 자주 가게되는데 그만큼 이뇨작용이 잘돼 배출도 빠르게 진행된다.

카페인의 함유 식품으로는 감기약, 자양 강장제, 과자, 아이스크림, 차, 콜라 등이 있다. 카페인 일일 권장량은, 성인 400mg 이하, 임산부 300mg 이하, 어린이 2.5mg 이하가 좋다.

다음은 우리들이 늘상 즐겨 마시는 커피의 종류에 대하여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다. 커피에도 종류가 다양하며 그 종류에 따라 커피의 맛도 다양하다.

<커피의 종류>

1) 에스 프레소 Espresso ~ 곱게 간 원두를 고압으로 추출하는 아주 진한 이탈리아식 커피다. 원두의 고소하면서도 쓴 맛을 진하게 즐길 수 있다. 아메리카노, 라테, 모카, 카푸치노, 마키아토, 코르타도 등의 커피는 모두 에스프레소를 기본으로 물이나 우유시럽 등을 추가해서 만든다.

2) 아메리카노 Caffe Americano ~ 에스프레소에 물을 넣어 연하게 마시는 커피로 가장 대중적인 메뉴다. 이탈리안 커피를 미국 스타일로 먹는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3) 카페 라테 Caffe Latte ~ ‘라테’는 이탈리아어로 우유다. 에스프레소에 스팀우유를 넣어 만드는데 비율은 1:4 정도다. 비율적으로 에스프레소 보다는 우유의 고소함을 더 강하게 느낄수있는 메뉴다.

4) 카푸치노 Cappuccino ~ 에스프레소에 우유가 들어가는 것은 라테와 같다. 차이는 우유 거품이다. 우유 양을 줄이는 대신 우유거품의 비율이 높아진다. 라테에 비해 에스프레소의 맛을 더 진하게 즐길수 있다. 에스프레소, 우유,우유거품의 비율은 1:2:3 정도가 일반적이다.

5) 플랫 화이트 Flat White ~ 우유 거품이 카푸치노처럼 부풀어 있지 않고 평평하다고 해서 ‘플랫’이라는 단어와 우유를 의미하는 ‘화이트’가 붙여져 지어진 이름이다. 카페 라테보다 조금 우유 양을 줄이고 미세한 거품형태로 만들어 더 부드러우면서도 커피의 쓴 맛은 도드라지게 느낄 수 있다.

6) 카페 모카 Caffe Mocha ~ 달달한 커피를 원한다면 바로 카페 모카가 제격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라테에 초코렛 시럽이나 가루를 넣어 초콜렛 맛이 나게 한 커피다. 에스프레소와 스팀 우유의 비율은 1:3정도가 적당하며 위에 토핑으로 휘핑 크림을 올려 먹기도 한다.

7) 카페 마키아토 Caffe Macchiato ~ 진한 에스프레소를 조금 부드럽게 마실수 있는 메뉴다. 마키아토는 이탈리아어로 ‘점을 찍다’ 라는 뜻이다. 마키아토는 크게 웻(Wet) 마키아토와 드라이(Dry) 마키아토 두 종류로 나뉘는데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마키아토는 웻 마키아토 계열로 라테 마키아토라고도 불린다. 드라이 마키아토는 에스프레소 마키아토라고도 불린다. 드라이 마키아토는 에스프레소 마키아토라고도 불린다. 드라이 마키아토는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을 2~3 스푼 정도 올려 작은 잔에 서브되는 편이다.

8) 코르타도 Cortado ~ 스페인 커피다. 마키아토와 비슷해 보이지만 우유와의 비율면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라테처럼 우유를 많이 먹기 싫고 에스프레소 맛을 좀더 많이 느끼고 싶을 때 주문하면 좋은 메뉴다. 유리잔에 서브를 하기 때문에 서브되는 온도는 낮은 편이다.

9) 아보카도 Affogato ~에스프레소에 아이스크림을 얹은 이탈리아 디저트의 한 종류다. 쓴 맛이 더 좋다면 에스프레소 투 샷을, 달달한 게 좋으면 원 샷으로 주문하면 된다. 이상으로 대충 커피의 종류에 대해서 소개하였다.

커피는 현대인들에게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커피를 좋아하지 않고 마시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하루에 커피 한~두잔 정도는 늘상 마시며 생활속에 동반 시킨다. 이렇게 커피는 특별한 그 무엇이 아니라, 매일 아침을 함께 시작하고 피곤하고 나른한 오후를 함께 보내며 사람들과의 대화속에 없는 듯이 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쓸때 옆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무다. 이 녀석은 특별하지는 않지만 곁에 없으면 얼마나 허전한지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면 누구나 안다. 그런 의미에서 커피는 일상이다. 커피는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함께 시작하고 보내는 동반자이다. 그러니 그가 없으면 불안하고 허전해 진다. 시시한 일상이 그렇듯이 우리는 일상을 하찮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일상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이유로 인해 일상이 흐트러지거나 깨져버리면 그 의미를 알게 된다. 가령 감기 몸살에 걸린 경우를 생각해보자. 아침에 일어나는 일도, 끼니때마다 밥을 먹는 것도, 학교를 가거나 직장을 가는 간단한 일상을 보내기가 힘들어진다. 그런 때가 되면 그저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워진다. 때론 지루하고 의미 없어 보이던 일상이 그리워지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아니라 가족이나 동료의 일상이 무너지는 일이 생겨도 마찬가지다. 늘 내 옆에 있을 것 같던 부모형제나 자녀, 무덤덤하던 옆자리 동료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의 일상에도 변화가 생긴다.

일상은 나 혼자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주위의 사람들과의 관계, 그 관계를 연결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씨줄과 날줄, 그리고 커피, 그때 문득 일상이 특별한 것이라는 역설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혹자들은 일상이 소중하다고 하고, 행복은 바로 일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커피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고 제 각각이다. 집에서 커피 메이커로 내려서 마시는 사람도 있고, 아침 출근길에 카페에 들러 커피를 사서 마시는 사람도 있다. 직장내에 카페가 있는 경우도 있고 근처에 커피전문점들이 예전보다 많아져 커피가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다. 점심시간이 되면 커피 한잔을 손에 들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젠 아주 흔한 풍경들이다. 독특하고 고유한 자기 입맛에 맞는 커피 맛을 보려고 가까이에 있는 커피를 마다하고 멀리 있는 커피점을 찾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커피를 두고 세간에는 커피가 건강에 좋다 또는 안 좋다 하며 세론이 분분하다. 물론 세상 사람들이 모두다 커피를 맛있어 하고 좋아 하는 건 아니다. 커피점에서 파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만의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 커피가 너무 자극적이라 거나 커피를 마시면 속이 쓰리다던지 가슴이 두근거린다던지 잠을 못 잔다든지 하는 사람들도 많다. 커피 맛에 대한 좋고 안 좋고 뿐만 아니라 커피가 인체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여러 가지이다. 하루 한잔 정도의 커피는 혈액순환이나 소화에 좋다고도 하고, 건강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커피는 건강에 좋은 면과 안 좋은 면을 둘다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좋다고 하더라도 지나친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커피 한잔이 주는 즐거움을 즐길 준비가 되어있다면 , 그저 즐기면 그 뿐이다. 추운 겨울날 커피 잔으로 부터 전해오는 따듯함과 무더운 여름날 아이스커피의 알싸한 시원함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여유가 된다면 각자의 기호에 맞는 커피를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것이고, 때로는 커피 맛의 마법을 부리는 특별한 바리스타를 찾는 커피의 여행도 해 볼만 하다. 하루를 같이하는 커피와의 새콤달콤한 일상이 그저 지금처럼 주어지기를…. 늘 그러 하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큰 바람은 아니지 않나……. 커피와 함께 하는 일상을 오늘도 감사히 여기며 커피를 마신다.

커피는 악마와 같이 검고 지옥과 같이 뜨거우며, 천사와 같이 순수하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우리들이 사는 것은 기술이고 커피 한잔에 웃는 것은 예술이다. <끝>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1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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