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논개 이야기

<김명열칼럼> 논개 이야기

우리나라(한국) 사람이라면 논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오늘은 논개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들려드리도록 하겠다.

경상남도 진주시에 가면 ‘천년의 멋 진주관광’이라는 광고문 아래 관광회사에서 전하는 관광 홍보물에 논개를 소개하는 글이 이렇게 쓰여 있다. “한 목숨을 던져 먼저 간 성민들의 원수를 갚은 의로운 기개를 가진 장한 여인” 이어지는 말 ‘글’ 의 내용……….

논개는, 1592년 10월5일부터 10일까지의 싸움에서 10배에 가까운 왜적을 물리쳐 대승을 거둔 임진왜란 3대첩 중의 하나인 진주성 대첩에서 패배한 왜군이 1953년 6월 12만여명의 대군을 이끌고 다시 쳐들어온 제2차 진주성 싸움에서 중과부적으로 성을 지키던 민,관,군 7만명이 끝까지 항쟁하다 장렬한 최후를 마치고 진주성이 함락되자 왜장을 촉석루 절벽 아래의 의암바위로 유혹하여 그를 껴안고 강물에 투신한 의기(義妓)이다.

논개는 왜장을 안고 투신할 때 팔이 풀어지지 않도록 열손가락에 가락지를 끼었다고 전한다. 이 가락지는 남강을 가로지르는 진주교 교각 상부에 논개 충절의 상징물로서 만들어져 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적에게 더럽힘을 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자결한 여인들은 많았지만, 논개와 같이 한 목숨을 던져 먼저 간 성민들의 원수를 갚은 의로운 기개를 가진 장한 여인은 우리 역사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논개의 정신은 진주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있으며 진주정신으로 빛나고 있다. 또한 지역 N 문화에서의 생활문화편에 보면,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지역의 설화 내용 중에는 논개가 진주관아에 있는 기생으로 기술되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조선시대 사당에 영정이 모셔진 유일한 여인’ 내용 ~ 논개는 진주관아에 있던 기생으로 임진왜란 때 일본장수를 유인하여 함께 강물에 뛰어들어 죽은 의로운 기생(義妓)이다. 1620년경 전라북도 장수군에서 태어났으며, 유몽인이 지은 어우야담(於于野談)의 기록을 통해 기생임이 알려지게 되었다.

~ 이하 중략 ~

의로운 기생의 고결한 희생, 이 이야기는 왜군에 의해 진주성이 함락되었을 때 논개가 왜군 장수와 함께 의암에서 떨어져 죽은 의로운 행동을 기리는 이야기다. 논개의 의로운 죽음을 통해 무능한 사대부에게는 따끔한 경고가 되었다. 사대부들이 추구했던 성리학의 충(忠) 이라는 이념을 천한 신분의 기생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저 관아의 미천한 기생에 불과했던 논개가 의로운 기생으로 그 고결한 희생을 인정받게 되었다.

이상 소개하여드린 문건 내용들에는 모두가 논개가 기생이었으며, 왜장을 끌어안고 순절한 의로운 기생으로 모두 다 표현하고 있다. 조선시대 1620년경에 쓰여 진 것으로 알려진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최초로 논개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조선왕조의 공식기록인 ‘조선왕조실록’에는 논개에 관한 관련기록이 전혀 없다. 어쨋거나 논개는 관아의 기생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들이 학교에서 역사공부를 할 때도 논개는 엄연한 기생출신이고 왜장을 끌어안고 강물에 투신하여 왜장을 죽이고(익사시키고) 자신도 순절한 의기로 역사책에 기록되어 있고, 학교에서 학생들은 그렇게 배웠다.

그런데 최근에 이르러 논개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그렇게 진주관아의 관기가 아니고 어엿한 반가(班家=양반의 집)의 여식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주목을 끌고 있다. 그에 대한 진실 여부는 나 개인으로서는 확인할 수 없으나, 여기에 참고로 새로운 사실을 지면을 통하여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논개의 본명은 (주 논개)이다. 논개는 조선시대, 1571년 전라북도 장수현 계내면 대곡리 출생으로 선비였던 부친 주달문(진사=進士)과 모친 밀양박씨 사이에서 둘째로 태어난 반가의 여식이었다. 부친이 일찍 세상을 뜨자 숙부의 집에 어머니와 함께 몸을 의탁하고 지냈는데, 어린 나이지만 용모가 출중하고 재주와 지혜가 뛰어났으며 시문(詩文)에도 능했다고 전해진다. 평소 이를 눈여겨 보아왔던 장수고을 어느 부호가 논개를 어여삐 여겨 민며느리로 삼고자 그에 대한 댓가로 그녀의 숙부에게 쌀 50석을 지불하였다. 그러나 논개 모녀는 이를 거부하고 모친의 고향인 경상도 땅으로 도주해 어느 지인의 가택에 숨어 지냈다고 한다. 하지만 수소문 해 추적해온 고을 부호에게 발각되어 장수현감에게 넘겨져 재판을 받게 되었다. 당시 고을 현감으로 충의공 최경회라는 사람이 있었다. 넉넉하고도 고매한 인품의 소유자였던 그는 논개 모녀의 억울하고도 딱한 처지를 소문으로 듣고 있었던 터였기에 명 판결 끝에 무죄석방 하였으며 오갈 데 없는 그들의 처지를 딱하게 여겨 자신의 관저에서 기거할 수 있도록 배려까지 해주었다. 논개가 성인이 되면서 아리따운 처녀가 되어갈 무렵 장수현감 최경회는 부인과 사별하고 혼자 몸이 된 외로운 처지였다.

평소 아름답게 보아온 논개의 모습을 마음에 담아두었던 현감 최경회는 넌즈시 자신의 마음을 그녀에게 알렸고, 논개의 승낙을 받아내자 곧바로 자신의 후 부인으로 맞아들였던 것이다. 그 후 임진왜란이 일어났는데 현감 최경회는 전라도 의병장이 되어 의병을 모집해 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훗날 조정에서는 최경회의 공로를 인정하여 경상도 병마절도사(종 2품)에 봉하고 경상도지역 병권을 줌으로써 왜구와 맞서게 했으나 그는 격전지에서 그만 순국하고 말았다. 남편을 잃고 비통해하던 논개는 애국과 남편의 복수를 동시에 실현할 방법으로 왜장을 죽일 것을 결심하게 된다. 왜군 장수들이 승전에 도취되어 연회에서 술에 취해 있을 때 논개는 자신의 눈부신 용모를 기생으로 분장하여 가파른 바위 끝에 서서 왜군의 장수를 유혹했던 것이다. 모두들 겁을 먹고 절벽에 가까이 가기를 두려워했지만, 적장의 우두머리(게야무라 로쿠스케)는 자신의 용기를 과시라도 하듯 논개에게 접근을 시도했다. 논개는 자신의 계획대로 열손가락에 가락지를 낀 채 적장을 끌어안고 진주 남강에 뛰어들어 꽃다운 나이를 그렇게 조국을 위해 바쳤다. 그 당시 논개의 나이는 23세였으며 순절 연도는 1593년이었다.

아주 옛날에 읽었던 변영노 시인의 ‘논개’라는 시를 다시 한번 기억해 더듬어 찾아내 읽어보았다. 논개가 기생이었다는 잘못된 현장 기록 때문에 그녀의 존재가 안타깝게도 정사에 오르지 못하게 되었다는 ‘어우야담’의 저자 유몽인의 지적도 있었다.

논개는 분명 해주 최씨인 경상도 병마절도사 최경회의 엄연한 후 부인이었으며 선비 주달문과 모친인 밀양 박씨 사이에서 태어난 반가의 여식이다. 또한 열녀이자 뜨거운 애국충정 열사인 것이다.

다른 한편의 이야기로는, 논개는 기생이 아니라 경상우병사 최경회의 양첩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앞서도 언급했듯이 논개에 관한 최초의 문헌인 어우야담에서는 논개를 기생이라고 적었다. 논개 양첩설의 요지는, 논개는 원래 양첩인데 진주성이 함락되자 왜장을 죽이기 위해 스스로 기적(妓籍)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다. 대중 매체중에서는 MBC 조선왕조 5백년이 이 설을 택했다. 아울러 논개는 사실 불운한 사주를 타고 태어났기 때문에 친정이나 시가에서도 배척받은 양민인데 최경회가 거두어서 소실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이야기도 KBS에서 단막극으로 80년대 방영했으며, 2016년 4월5일에 채널A에서 방영된 ‘천개의 비밀 어메이징 스토리’에서도 최경회의 첩으로써 진주성 전투에서 전사한 최경회의 복수를 위해 기생이 되었다는 이 설을 채택하여 방영하였다.

참고로 최경회와 논개를 엮는 것은 1987년 최경회의 집안인 해주 최씨 가문에서 발간한 ‘의일휴당실기(義日休堂實記)’에서 최경회의 부인이 왜장을 유인해서 자살했다는 식으로 묘사한 것이 처음이다. 여기서는 기생출신은 커녕, 천첩(賤妾)이라는 묘사마저 없다. 이제 끝으로 할 말은, 하여간에 역사적 근거는 하나도 없지만, 지방자치단체나 관련사업 하는 곳에서 아는척 좀 한답시고 ‘논개는 사실 기생이다’ 또는 ‘논개가 실존인물인지도 불분명하다’라고 말했다가는 다리뼉다구나 갈비뼈 한, 두 개쯤은 부러질 각오가 아니면 입도 뻥끗 해서는 안 된다. 특히 논개와 관련이 깊은 고장인 진주나 장수군에 가서 이런 말을 했다간, 본인의 초상 치룰 준비를 미리 해두고 혓바닥을 놀리는 것이 좋다.

논개는 어엿한 양반가의 여식이며 경상도 병마절도사(종 2품) 최경회의 후 부인인 것이다. 아울러 전북 장수군에서는 주 논개가 태어난 음력 9월3일을 군민의 날로 정하여 논개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는 추모대제를 지내고 있다. 또한 의암사에는 논개의 영정이 봉안되어 있는데, 장수군과 진주시는 논개의 고귀한 얼을 선양(宣楊)하기 위해 전국에 현상공모, 과학적인 고증(考證)을 거친 영정 전문작가의 작품을 선정, 공동으로 제작하여 2008년 2월4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국가표준 영정 제79호로 지정받아 현 위치에 봉안하고 있다.

오늘은 참고로 애국 충절의 여인, 논개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독자 분들께 전하여 드렸다. 우리나라 역사상 잊지못 할 가장 훌륭한 여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유관순 열사도 그렇지만……………….!,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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