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의 힐링 여행 기행문<2>

김명열의 힐링 여행 기행문<2>

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The Great Smoky Mountains National Park)

<지난호에서 이어짐>

토지구입의 마지막 숙제로 남아있던 한 목재회사 땅 7만6천5백에이커를 에이커당 3불57센트에 양도 매입 합의를 하면서 5년 동안 벌목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이 세찬 여론의 비난을 받으며 진통을 겪었으나, 1934년 공식적인 지정이 확정되면서 길이 만들어지고 세계 제2차 대전의 와중인 1940년 9월2일 New found Gap에서 루즈벨트 대통령이 국립공원임을 선포하였다. 이어서 루즈벨트는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설립된 테네시강 유역 개발공사(TVA)라는 연방정부 주도 위원회가 스모키 산 남서부에 Fonata Dam을 1942년 건설하면서 한달전 있은 진주만공격에 대한 반격용 원자탄개발 프로젝트도 아울러 진행시킨다. 댐은 1945년에 480ft 높이의 거대한 시멘트 덩어리로 완성되었다.

그렇게 어렵게 지정된 스모키마운틴 국립공원은 연간 1천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가장 인기 있는 공원이 되었다. 한 여름철에는 엘로스톤이 가장 붐비는 공원이기는 했지만, 겨울철엔 이 공원이 문을 닫기 때문에 방문자 수는 스모키마운틴쪽이 훨씬 더 많은 것이다. 방문자(관광객) 수가 많은 또 다른 이유는 공원입장료도 없고 거의 모든 것이 공짜인 원인도 있지만, 남북으로 공원을 종단하는 34마일의 Newfound Gap(441) 도로가 차량소통을 원활하게 해주어 방문자들을 빠르게 빠져나가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연기가 피어오르듯 항상 푸르스름한 색(Blue, like smoke)이 산을 뒤덮고 있어 스모키(Smoky)라 불리는데, 그 대기를 배경으로 찍을 수도 없고, 끝없이 퍼져나간 산 능선 파도도 사진에 잘 나오지 않는다. 다행히 이곳은 공원내에 편의시설이 없어 공원에서 숙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생태계가 그런대로 잘 보존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정상(Clingmans Dome=6643Ft. 2025m, 동부에서 3번째로 높은 산봉우리)에서 볼 수 있는 가시거리가 100마일에서 공해 때문에 20마일대로 줄어든 것이라든지, 산성비의 피해로 눈 닿는데 까지 하얗게 죽은 채로 서있는 고사목들은 또 다른 재앙을 예고하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온대기후와 다양한 지형 때문에 이 공원은 지구상에서 생물학적으로 가장 다양한 지역중의 한곳으로 꼽힌다. 스모키마운틴 공원 안에만 엘크, 흑곰 및 사슴 등의 17000종이 넘는 동식물군이 확인되었다. 공원에서 가장 잘 알려진 도로는 거의 18Km에 이르는 Cades Cove Loop Road로 카데스 커브 계곡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다. 이런 산들에 둘러싸인 이 푸른 계곡은 야생동물을 관찰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이다. 내가 그곳에 갔을 때도 수십마리의 사슴들이 떼를 지어서 이곳저곳, 심지어는 시냇물이 흐르는 냇물 속에까지 들어와 유유자적 물을 마시며 놀고 있었다. 사람들의 접근을 무서워하지 않는 이 녀석들은 자기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사람들을 오히려 신기한 듯 물끄러미 주시하며 여유롭게 거닐며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다. 어느 녀석은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 위를 가로질러 유유히 여유롭게 자동차 앞을 겁도 없이 지나가기도 했다. 어쨋거나 이 공원 안에서는 모든 동, 식물이 보호 관찰 대상으로, 사람들이 자기네들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서인지 사람이 곁에 가도 피하지 않고 물끄러미 쳐다보고만 있었다.

이곳은 온난 다습한 기후로 인하여 다양한 식물과 동물들이 분포하고 있는데 수종(樹種)은 북유럽보다 많고 1500여종의 야생화, 수십종의 토종 물고기, 60여종의 포유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차를 타고 남북을 가로지르는 53Km의 뉴 파운드 갭 로드(Newfound Gap Road)를 따라 가다보면 주변에는 물이 굽이쳐 흐르는 계곡의 아름다운 경치와 더불어 소나무, 전나무, 대왕참나무와 가문비나무 숲이 도로 주위에 병풍처럼 둘러쳐 있으며 이러한 멋진 경관이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청명한 산에는 개울과 천둥소리를 내는 폭포들이 있어 Great Smoky의 장관을 연출해주고 있다. 공원 안에 있는 길을 따라가다가 선명하게 표시된 트레일 깃점으로 진입해 평탄한 트레일에서 하이킹을 즐기며 장관을 이루는 폭포까지 가보자. 24m 높이의 Laurel Falls(로럴폭포) 까지는 왕복 4Km, 솔송나무와 철쭉이 가득한 숲을 지나 27m 높이의 헨 왈로우 폭포까지 가는 길은 왕복 7Km이다. 이 공원에는 총1290Km 길이의 하이킹 트레일이 있으며, 쉬운 코스부터 어려운 코스까지 난이도도 다양하다.

미국의 유명한 팝송 ‘On Top of Smoky’는 이곳의 가장 높은 전망대 클링먼스 돔(Clingmans Dom)에서 영감을 받은 노래라고 한다. 2천미터가 넘는 이 산은 공원안에서 제일 높다. 이 전망대에 올라 사방으로 펼쳐진 모든 산과 계곡을 감상해보는 것도 이곳을 찾은 여행에서 가장 빠뜨릴 수 없는 핵심요소의 묘미이다. 곳곳에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와 산중에 겹겹이 묻어난 체로키 인디언들의 숨결을 따라 둘러보는 여정에서 개척자들의 고민은 세월의 흐름으로 이제는 흔적으로만 남아 있고, 이곳을 찾는 사람마다 도시를 떠난 그 자체보다 이렇게 멋진 대자연이 살아있음을 감사하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어쩌면 가슴이 시리도록 슬픈 체로키 인디언의 역사 앞에 우리가 좀더 겸손하고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일까?.

거대한 스모키마운틴에 가슴을 열면 앞을 보아도, 뒤를 보아도 드높은 산, 계곡, 골짜기엔 바윗돌 사이를 비집고 여울져 소리 내 흐르는 물소리뿐, 그 고요한 적막이 Great Smoky Mountain을 만나는 누구에게나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되고, 사진작가는 물론 음악가가 되고 있다.

공원의 이곳 저곳, 산책로를 따라 자연속에 도취되어 나의 몸도 어울리다 보니 어느듯 시간은 많이 흘러 저녁때가 되었다.

늦은 시간이 되자 사람들은 저마다 제 갈 곳을 찾아 분주히 파킹장에서 차를 빼어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다. 나 역시 차를 몰고 441번 도로를 타고 남쪽 Cherokee Indians 동네로 내려왔다. 마을 입구서부터 동네는 벌써부터 시끌법적 하다.

평일인데도 이곳을 찾아 관광을 온 사람들로 거리는 붐볐으며, 이곳에서는 코로나19 여파를 찾을 수 없는 듯, 길가 식당 앞 테이블에서는 음식과 맥주, 와인 잔을 가득히 차려놓고 먹고 마시며 왁자지껄 소란스럽게 떠들고 있었다. 나와 집사람도 근처의 깨끗하고 맛있어 보이는 식당에 들러 저녁식사를 마쳤다. 근처에서 보기에 가장 깨끗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호텔을 찾아 하룻밤 유할 방이 있는가를 물어봤더니, 의외로 깨끗하고 시설 좋은 방이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아직은 이곳의 수많은 호텔의 Room들이 예약 없이도 쉽게 방을 얻을 수가 있었나보다. 아마도 저쪽 북쪽의 테네시주에 있는 스모키 마운틴 산 아래 있는 Gatlinburg 보다는 사람들이 이곳을 덜 찾아서 이렇게 빈 방을 쉽게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날 아침, 아침식사를 마친 후 나는 남서쪽으로 핸들을 돌려 19번 지방도로를 타고 Bryson City로 향했다. 조그마한 동네이지만 이곳도 관광객들을 상대로 먹고사는 동네인지라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들이 많이 있는 동네다 유유자적 발길 닿는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차를 몰고 이곳 저곳을 여유롭게 둘러보고 찾아다녔다. 시간의 구속을 받지 않고 또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은 채 이렇게 마음, 발걸음 내키는 대로 지도를 보고 산이나 강, 호수, 폭포, 댐, 공원 등등을 발길을 돌려가며 찾아다니는 기분 또한 무척 상쾌하고, 한번도 가보지 않고 와 보지도 않았던 곳을 찾아가면 나름대로 그곳에는 이색적이고 신기한, 처음 대면을 하게 되는 여러가지 모습의 자연과 풍광들이 자리하고 있어 즐기기, 감상하기, 휴식을 취하기 등 나름대로 그때그때 환경과 상황에 따라 적응하고 즐기면 된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는 산에서 하이킹, 그리고 바다에서의 수영에 이르기까지 야외 애호가들을 위한 다양한 관광 옵션이 너무나 많이 있다. 스모키 마운틴을 나오면서 Cherokee에서 출발하는 Blue Ridge Parkway 길을 지나게 되었다.

이 블르릿지 파크웨이는 가을에 단풍관광으로는 손꼽을만한 경치 좋고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라고 한다. 다음번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꼭 이곳을 찾아 단풍관광을 즐겨보고 싶다. 이렇게 노스캐롤라이나주에는 경치좋은 관광지들이 참으로 많다고 한다.

오늘 내가 구경하며 유유자적 하루를 소일하며 즐기고 있는 이곳, 브라이슨 씨티도 그중에 한곳으로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시내 한 복판에는 강물이 흐르고, 찬물에서 서식하는 송어들 낚시를 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애쉬빌에서는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Bryson City는 방문객들에게 카타나 Nantahala River 똇목을 타고 급류를 탐색하거나 유명한 Tsali 트레일로 가서 산악자전거 타기, 하이킹, 또는 승마를 통해 숲과 폭포를 지나거나 폰타나 호수에서 평화로운 하루 낚시를 즐길 수 있고, 숲길 한적한 곳에 자리를 펴고 나무 그늘아래 앉거나 누워 하늘위로 떠가는 뭉개구름을 보며 편안한 휴식을 취해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이곳은 침엽수림의 소나무나 전나무가 많아 산림욕이나 피톤치드를 마시며 건강을 위한 산소를 마음껏 마셔보는 것도 참으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다음주에 이어짐>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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