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청백리(淸白吏)는 청렴결백 해야……!

<김명열칼럼> 청백리(淸白吏)는 청렴결백 해야……!

 

한국에는 ‘화수분’이라는 보물단지가 있다. 재물을 넣어두면 계속 새끼를 쳐서 아무리 써도 그 내용이 줄지 않는 단지이다. 요즘같이 힘든 시기에 누구나 갖고싶어 하는 단지이다. 한국의 공기업이란 화수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한국의 문재인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많은 공기업을 설립했는데, 많은 공기업들이 수천억원의 적자인데도 기업의 직원들은 높은 연봉에다 과도한 복지후생, 고용세습 등의 방만한 경영속에 성과급을 흥청망청 나누어 주는 신의 직장으로 소개되고 있다.

옛날 조선시대 성종때 양관이란 사람이 덕천 고을 원을 마치고 서울(한양)으로 올라올 때 목은 이색이 암행어사로 불시에 들이닥쳐 그 행장을 수색했다. 벼슬을 하는 동안 치부를 하지 않았나 싶어서였다. 그러나 행장속에는 책 세권과 활과 화살, 그리고 산채로 잡은 학 한마리가 전부였다. 이 색은 그 사실을 적어 임금께 아뢰었다. 성종은 양관을 당장 의주목사로 승진시켰다. 뿐만 아니라 화공을 시켜 이색이 양관의 행장을 뒤지던 그 장면을 그리게 하여 벽에 붙여두고 벼슬아치들이 임지로 떠나기에 앞서 문안을 드리면 그 그림을 가리키며 훈계를 했다고 한다. 그것이 유명한 양관의 행장도(行狀圖) 라는 그림이다. 이런 관리들이 있었기에 그 험난한 역사 가운데 조선왕조가 500년이 넘도록 버티어 온 것이다.

숙종때 당 하관 벼슬로 있던 이관명이 왕의 명을 받고 영남지방 시찰을 나갔다가 왕에게 복명을 하였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한 가지만 아뢰겠나이다. 통열관할 밑의 섬 하나가 대궐의 후궁 소유로 되어 있었습니다.” 마음이 곧기로 유명한 이관명은 어떤 후궁의 소유로 된 그 섬의 부당성을 솔직히 아뢰었다. 화가 난 숙종은 버럭 화를 내며 “내가 일국의 임금으로서 그 조그마한 섬 한개를 후궁에게 준 것이 그렇게도 불찰이란 말이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숙종은 책상을 내리치면서 박살 내버렸다. “상감마마께서 그리 탓하시면 황송하오나 소신은 오늘로 물러나도록 파직하여 주시옵소서”. 이관명은 사의를 아뢰고 태연자약했다. “그만둘테면 그만 두라”. 왕은 옆에 있던 승지에게 전교를 쓰라고 분부를 내렸다. 이관명에게 부제학을, 부제학에서 홍문제학을, 홍문제학에서 호조판서로 세 계급을 특진시켰다. 숙종이 간곡히 부탁하길 “경의 충간으로 내 잘못을 깨달았소. 또 경이면 큰일을 감당할 줄 믿고 호조판서 직을 맡기오. 앞으로 모든 민폐를 근절토록 전국의 관리를 잘 단속해 주오”. 참으로 충신에 걸 맞는 성군의 하명이었다. 한국의 위정자나 민중의 공복인 공무원 모두가 참고하고 되 새겨볼 역사의 가르침이다.

집안이 쪼들릴 땐 어진 아내가 생각나고, 나라가 어지러울 땐 어진 신하가 생각난다는 진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옛날의 성군 같은 어질고 슬기롭고 위대한 대통령이 있다면 지금 같은 난세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지혜를 발휘하여 이 어려운 난국을 헤쳐 나갈 것이다. 권세나 명예, 부귀영화를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을 청렴결백하다고 말하지만, 가까이 하면서도 이에 물들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더욱 청렴하다 할 수 있다. 권모술수를 모르는 사람은 고상하다고 말하지만, 권모술수를 알면서도 쓰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더욱 고상한 인격자이다. 조상들의 선비정신과 청백리 정신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덕목이다.

청백리는 청백한 관리를 말한다. 청백리의 청(淸)은 맑은 물처럼 티 없이 깨끗하다는 뜻이고, 백(白)은 다른 빛깔에 전혀 물들지 않은 흰색으로 때 묻지 않았다는 뜻이며, 리(吏)는 관리, 벼슬아치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청백리는 깊은 산 속의 맑고 깨끗한 물처럼 세상의 더러운 것들에 물들지 않고 깨끗한 관리라는 뜻이다.

청백리 정신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청렴정신은 탐욕의 억제, 매명행위의 금지, 성품의 온화성 등을 내포하고 있다. 청백리 정신은 선비사상과 함께 백의민족의 예의국가관에 의한 전통적 민족정신이며, 이상적인 관료상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 민족정신은 단군 이래 홍익인간적 윤리관에 바탕을 두고 형성되어 삼국시대의 화랑정신, 고려와 조선시대의 구국항쟁, 그 후 의병활동 등으로 계승 발전됐다.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은 꽃’이다. 돈의 본원적 가치를 수식하는 의미지만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린다(돈의 위력이 그만큼 크다는 뜻)는 속담도 있다. 또 99가마를 가지고 있는 놈이 1가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것을 빼앗으려 한다(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것)는 속담도 있다.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인 사례를 보면, 돈은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요술방망이처럼 신비로운 효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돈은 ‘권력의 아버지’라는 말도 한다. 더구나 검은 돈은 어둡고 비좁은 미로에 틀어박혀 세상을 호령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는 법이다.

조선시대 청백리 정신은 선비사상과 함께 이상적인 관료상이었다. 청백리는 조선시대 대신, 대간 등의 추천을 받아 공식적으로 인정한 청렴한 관직자를 말한다. 청백리들이 지켰던 공직윤리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이며, 청렴, 근검, 도덕, 경효, 인의 등을 매우 중요시 했다. 옛 선비들은 식솔의 티끌만한 허물에도 끝내 조정 출사를 거부했다. 아무리 큰 감투도 삭탈관직을 자청하고 나섰다. 허나 요즘 정치와 돈의 관계도 바늘과 실로 비유된다. 조선왕조 440여년간 228명만이 청백리로 선정됐다. 그 기준이 얼마나 까다로웠는지를 익히 짐작할 수 있다. 인품, 치적, 경력 등이 모든 관리의 표상이 될 수 있어야만 선발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관피아라는 현대 신조어가 있다. 마피아에 빗댄 관에 몸담고 있는 모든 공무원이나 권력기관의 공복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이들 중 상당수가 부정과 부조리, 부패에 물들어 악행과 비리를 저지르는 나쁜 관리들을 일컬어 통칭하는 비속어다. 한국의 청문회 등을 보면 황금만능시대로 변화된 뒤틀린 사회 같아, 청백리정신이 옛날얘기로 들리고 있다. 영의정 18년을 비롯, 24년간 정승을 지낸 황희 정승은 평생 청렴결백한 삶을 살았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남의 물건을 욕심내지 않고 손대지 않았다. 부족함을 불평하지 않고 편안하게 여겼다. 부귀영화는 뜬 구름 보듯 했다.

“맑은 바람을 두 소매에 넣고 천자를 알현하러 가서, 백성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을 면하리라”. 이는 부정부패가 성행했던 중국 명나라 시대에서도 깨끗함을 잃지 않았던 우겸(于謙)이 남긴 말이다. 관리사회의 기강이 쇠퇴해져 권문세가에게 잘 보이려고 지방의 특산물과 재물을 바치는 풍조가 만연했던 명나라 중기시대, 지방의 벼슬을 맡고 있던 그가 수도를 잠시 방문했을 때 그의 친구는 권문세가에게 지방의 특산물이나 재물이라도 가지고 가서 인사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자 그는 “상관에게 바칠 뇌물은 없고 두 소매에 깨끗한 바람만 넣고 가서 백성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은 면 하겠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 일화는 ‘두 소매에는 맑은 바람뿐=청풍양수=淸風兩袖’라는 성어로 남았다. 소매가 넓은 의복을 입었던 시대에는 소매가 주머니 역할도 하여 뇌물을 넣고 다니는 용도로 쓰이기도 했으므로, 소매에 깨끗한 바람만 넣는다는 말은 청렴결백한 공직자의 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오래전부터 청렴은 공직자에게는 평생의 동반자처럼 함께 가야하는 중요한 덕목으로 내려오고 있으며 모든 공직자가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책무이기도 하다.

부정 청탁 및 금품수수 등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공직사회에서는 청렴의 중요성을 더욱 엄격히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 시민사회에서 보는 시선에는 여전히 불신이 높다.

요즘 한국의 뉴스나 신문을 보면 각계각층에서 일어나는 부정부패에 관한 기사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공금을 빼돌리는 공무원, 뇌물을 받는 경찰에서부터 세금을 깎아준다는 명목으로 뇌물을 받는 세무 공무원, 아울러 수치스러운 인간 대열에 한몫 끼는 인간으로서, 현재는 국회의원 뱃지를 달고 있는 모 여성 국회의원, 그녀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등쳐먹고 재산을 치부했으며, 지금은 그러한 과거를 묵살하고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염치도 좋게 어엿이 국회의원 뱃지를 달고 행세하고 다닌다. 최근 뉴스를 보면 ‘나눔의 집’이라는 간판을 달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답시고 국민들에게 모금을 했는데, 자그마치 모금액이 88억원이 넘게 들어왔는데 고작 2억원 정도만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서 썼다고 밝혀졌다. 그것도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직접 전달된 것이 아니라 행정비, 관리비, 운영경비 등의 명목으로 지출되었다고 하니, 실제로 피해자들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쥐어진 돈은 껌 값 정도에 불과한 것이 분명하다. 벼룩의 간을 빼 먹지, 천인공노할 이 나쁜 인간들을 누가 정말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공복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아울러 청렴결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실천해야 할 정치권과 지도층은 오히려 비리와 부도덕성으로 인해 국민들의 불신만을 사고 있어 사회적 질서 유지와 통합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중 하나는 부정부패가 각계각층에 만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동양사상에서 공무원들이 되새겨야 할 금언(金言)이 수기치인(修己治人=자기를 다스린 후에 남을 다스린다)과 근신인 것이다. 인간이 가진 한계로 말미암아 물질만능 시대에 재물에 대한 유혹이 끊임없이 온다고 해서 공무원이 공익적인 생각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공무원들이 바뀌지 않은 한 이 땅엔 희망이 없다. 염리와 청백리가 존중되는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다. 오늘은 한국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부정과 부패, 비리 등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나의 조국을 걱정하면서 이글을 썼다. 부정부패와 비리를 성역 없이 조사하고 살아있는 권력을 바로 잡으라며 임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적으로 몰고, 130여건의 중요 권력형 비리, 부정 사실들을 은폐, 말살시키려는 입법, 사법, 행정부들이 한 통속이 되어 싸잡아 허수아비 검찰총장을 만드는 꼴을 보니 더욱 한심스럽고 나의 조국 앞날이 걱정된다.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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