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남이 나에게 잘못을 저질렀을 때

<김명열칼럼> 남이 나에게 잘못을 저질렀을 때

 

남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당신께서는 어떻게 하십니까?. 남이 잘못해서 화를 내자니 나도 손해고, 안내자니 내면이 힘들고……….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이러한 경우를 많이 겪었으리라고 생각이 든다. 남이 잘못을 했을때 때로는 용서를 해야 하지만 어느 때는 나의 이익을 위해서 화를 내야 할 때도 있다. 즉 자기의 내면이 힘들어 한다면 가끔은 표출해야만 홧병이 생기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심해지자는 말뜻은 아니고, 되도록 가급적이면 화를 내도 부드러운 말로 해결하자는 뜻의 얘기다.

사람은 마음속에 이기적인 면이 다분히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화를 참는다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이다.

얼마전 어느 불교서적에서 읽은 구절이 생각나서 인용해본다. 예를 들어 누가 내머리를 쌔게 쳤다면 나는 화가날것이다. 그리고 똑같이 앙갚음으로 한대 줘 갈기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그럴 때는 불교에서 강조하는 인과의 법칙을 생각하도록 하자. 전생에 내가 이 사람을 한대 쳤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이제 돌려받는 것이라고……. 내가 지금 또 이 사람을 똑같이 때려버리면 다음번에는 이자까지 합쳐서 열대정도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러니까 결국 나를 위해서 참는 것이다. 도로에서 운전을 하다보면 어느 사람은 불법으로 나의 차선으로 끼어들고, 앞에 와서는 급정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다보면 크랙션을 울리고, 상대방은 나를 향해 인상을 찌프린다. 이러다보면 서로 간에 보복운전을 하게 되고 쌍욕도 튀어나오며 욱하는 성질에 차를 세우고 달려 나와 주먹질을 주고 받으며, 심한경우 살인까지 저지른다. 이러한 경우 뿐만 아니라 윗층에서 너무 시끄럽게 소리를 낸다고 이웃, 아래 윗집간에 대판 싸움도 벌어진다. 어느 사람이 나의 집 대문 앞에 무단으로 쓰레기 자루를 집어던지고, 내집앞 주차장에 타인이 차를 세웠다고 그 차를 골프채로 박살을 내기도한다. 요즘 한국의 뉴스를 보면 이러한 잘못에 대한 보복성 응징의 폭행사건이나 시비 싸움, 그리고 살인사건까지 심심찮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남이 잘못된 행동을 하였을 때 어떤 사람은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사람의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경우에 보면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들은 그 성격 때문에 낭패를 보는 일이 많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그런 성격의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깨이고 닦여져서 성격이 둥글둥글해지고 성격을 컨트롤 할 줄 아는 경지에 이르는 경우도 보게 된다. 이것은 사실 성격이 변한 것이 아니다. 인격이 변한 것이다. 즉 인격이 능히 성격을 조절할 줄 아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이것은 많은 수양과 자기의 훈련을 통하여 성취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하루아침에 저절로 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공자의 제자중에 자로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야생마처럼 길들여지지 않은 성미를 갖고 있었으나 공자의 제자가 된 이후로 사람이 변하여 나중에 칼싸움을 하다 죽는 순간에도 군자는 갓을 흐트러 쓰면 안된다고 하면서 갓끈을 고쳐 매고 죽을 정도로 사람이 변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니 자기의 참지 못하는 급하고 불같은 성격이 지금 안된다고 내버려 두지 말고, 누구나 훈련과 수양을 쌓으며 꾸준히 노력을 하면 반드시 성취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공자의 제자 자로의 이야기가 나왔으니 공자와 자로간, 스승과 제자간의 잘못된 행동을 하였을 때의 그 반응적인 이야기를 이곳에 소개하여드리도록 하겠다. 노나라에서 쫓겨난 공자와 제자들은 전국을 유랑하며 다녔는데 어느날 양식이 없어 며칠을 굶고 있었다. 그러다 자로가 어디서 쌀을 조금 구해왔다. 그래서 안회가 밥을 짓고 공자는 그 밥을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아서 들떠있었다. 그러나 그때 공자가 살짝 보니 안회가 스승도 먹기 전에 주걱으로 한 숟갈을 몰래 먹고 있었다. 평소에 사람의 됨됨이가 바르고 착한 안회가 그런 모습을 보이니 안회도 결국 사람이 볼때만 그러는 거고, 사람이란 누구나 안볼 때는 다 똑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공자는 체면이 있어 대놓고 뭐라고 말도 못하고 마음속으로 꽁해져 있었다. 그러나 안회가 밥을 가지고 오자 공자왈 “회야 내가 꿈에서 아버지를 만났는데 밥이 되면 늘 조상에게 먼저 올리라 하시라고 하셨다”라며 돌려 말해 섭섭한 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그러자 안회는 죄송하다며 엎드려 울면서 말하기를 “밥을 짓다가 천장에서 흙먼지가 떨어져 밥에 들어 갔는데 이것을 스승님께 올릴 수는 없고 그렇다고 아까운 밥을 버릴 수도 없어서 살짝 걷어내서 제가 먹었습니다” 그러자 무안하고 미안해진 공자는 울면서 안회를 일으키고 ‘안회야 미안하다. 내가 너를 의심하다니 나는 그저 내 눈과 생각만 믿고 이런 너를 의심 했구나”.

나는 이 교훈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한번 돌아보았다. 무조건 남이 잘못했을 때 다짜고짜 화만 내고 있는 건가, 그 사람이 그런 잘못을 했을 이유를 한번쯤 생각해보고 화를 내고 있는 건지, 남을 의심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보는 교훈을 주는 것 같다.

나의 잘못으로 인하여 상대인 누군가에게 상처와 아픔, 피해를 준 책임이 있을 때, 그에 대한 보상이나 사과를 하는 것은 언제나 쉬운일이 아니다. 스스로 먼저 사과를하기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로 인하여 서로간에 극단적인 상황을 피하고 원만한 관계를 회복한다면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우리는 항상 이미 저질러진 상황을 무시하고 자기를 변명하기보다는 올바르게 상황을 설명하고 자신의 과오나 잘못이 있을 때는 과감하게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다. 사과는 자신이 잘못한 행동에 대한 회한의 표현이자 그 행동으로 틀어진 관계를 복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용서는 상처를 받은 사람이 상처를 준 사람과의 관계를 복구하고자 하는 동기를 가질 때 발생한다. 올바른 사과는 다음과 같은 3가지를 전달한다. 후회, 책임, 치료이다. 또한 실수에 대해 사과를 하는것이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상대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필요한 과정이다. 그렇다면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를 하는 사람에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의 자존심이나 명예, 신체적손상이나 물질적 손해를 입힌 사람을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고의성이 없었는데 다른 사람이 나로 인해 상처를 입었다면 어떻게 할까?. 그에 대한 해답은 용서이다. 우리네 사람들의 본성은 행복을 추구하는데 있다. 그런데 그 행복을 추구하는데 방해를 받으면 미움과 분노, 증오와 같은 나쁜 감정이 생기게 된다. 나쁜 감정은 자신에게 나쁜 신체적 영향을 준다.

미국의 어느 병원(메요 크리닉)의 실험에 의하면 타인이 자기에게 잘못했을 때 그것으로 인해 화가 나는 감정이 생기면 혈압과 심장박동이 높아져 심혈관계에 이상을 초래한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화가 나서 감정이 생긴 사람이든 원인을 유발한 사람이든 둘다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된다. 이럴 때 딜라이라마는 용서라고 말한다.

“만일 나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상처를 준 사람에게 미움이나 나쁜 감정을 키워나 간다면, 내 자신의 마음의 평화만 깨질 뿐이다. 하지만 내가 그를 용서한다면 내 마음은 그 즉시 평화를 되찾을 것이다. 용서해야만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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